ACC·AHA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을 전격 발표했다. 무려 10여년 만이다. 제목은 ‘2013 ACC/AHA Guideline on the Treatment of Blood Cholesterol to Reduce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Risk in Adults’. 미국심장·폐·혈액연구원(NHLBI)의 인증이 빠지면서 ATP 4라는 이름은 사라졌지만 그동안 논란의 됐던 목표 타깃, 치료대상 등은 새로 담고 있어 사실상 ATP 3의 후속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동안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서 미국 가이드라인을 상당수 참고해온 국내 의료계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가톨릭의대 백상홍 교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를 만나 이번 가이드라인에 담긴 핵심 메시지를 들어봤다.

 - 새로운 가이드라인 핵심은 뭔가?
기존의 ATP 3는 이상지질혈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에 대한 전반적이고 포괄적인 가이드라인이다. 즉 검사와 평가 그리고 치료 방법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새로 나온 ACC·AHA 가이드라인은 성인에서 동맥경화성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치료 가이드라인이다. 게다가 뇌혈관질환도 포함됐다. 이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다합쳐서 심뇌혈관질환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심뇌혈관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1년까지 나왔던 수많은 임상연구(RCT)를 기반으로 해서 세 가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 문제는 과연 스타틴이 1차예방에 도움이 되느냐, 또 2차예방에 도움이 되느냐, 그리고 안전성 대비 유효성이 있느냐이다.  2011년도까지 나온 연구를 기반으로 해서 그 이후에 나온 것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에 나온 연구가 없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 해결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우선 환자를 동맥경화성 심뇌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 LDL-C가 190mg/dL 이상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환자, 40~75세이고 LDL-C가 70~189mg/dL이면서 당뇨병이 있는 사람, 40~75세로 LDL-C가 70~189mg/dL이면서 10년 심뇌혈관 위험이 7.5% 이상인 사람 등 4군으로 나눴다. 이들은 적어도 스타틴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두 번째는 목표 LDL-C 수치를 없앴다. LDL-C를 특정 수치로 맞추라는 것은 대부분 제약사가 후원한 연구를 근거로 한 것으로 이는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맞춰 치료도 LDL-C를 베이스라인 대비 몇 %를 낮출 것이냐에 따라 50% 이상 낮춰야하면 고강도, 30~50% 사이이면 중강도, 그외 저강도 스타틴 요법으로 나눴다.
 
- 치료 알고리듬을 보면 2차예방에서 고강도 스타틴 요법이 주를 이룬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동맥경화성 심뇌혈관질환 환자(75세 이하)와 유전성 고콜레스테롤 환자는 모두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혈액내 콜레스테롤 감소에 예후까지 개선시키는 것은 스타틴이 유일하고 그중에서도 최고 용량을 써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임상현장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1차예방에서도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중강도 요법, 여기에 10년 위험도가 7.5% 이상이면 고강도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상당히 강화된 것이다.
 
- 1차예방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논란이 많은데?
그렇다. 새 가이드라인에서 이슈가 되는 것이 1차예방이다. 이는 현재 병이 없고, 단지 콜레스테롤만 높은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인데 이를 위해 새 10년 위험도 평가 모델을 도입했다. 문제는 이 평가 툴이 검증(벨리데이션)이 안됐다는 것이다. 최근 하버드 그룹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버드 그룹 자체 코호트에서는 70~150% 과평가 돼 나온다. 어쨌든 위험도 산정 후 바이오마커나 혈액검사, 비침습적 평가를 하라고 돼 있다. 혈액검사상 hsCRP 2mg/L 이상, 관상동맥 칼슘스코어 300점 이상, 나이·연령·인종을 따져서 위험도가 75% 이상, ABI가 0.9 미만이면 스타틴 치료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용량을 처방할지는 전적으로 의사의 재량에 맡겨놨다. 결국 저강도 스타틴 요법은 이들을 위한 옵션이라고 할 수 있다.

 - 새로운 10년 심뇌혈관 위험도 평가툴의 문제는 뭔가?
10년 위험도를 평가하는 요소는 성, 나이, 인종, 총콜레스테롤, HDL-C, 수축기혈압, 고혈압치료 유무, 당뇨병, 흡연이다. 특히 이중 나이에 대한 비중이 커졌다. 예를 들어 주민등록상 나이가 60세지만 관리를 잘해서 55세보다도 신체적으로 활발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75세보다 부실한 사람이 있을 텐데 그런 것을 따질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아무 증세가 없어도 나이가 많아 스타틴을 먹어야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점이 국내에 적용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이다.
 
-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비스타틴 요법은 큰 언급이 없다.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로 봐도 무방한가?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인 사람들은 췌장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스타틴 요법을 쓴다. 다만 예후를 개선시킬 때까지 평생 쓸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스타틴 + 피브레이트, 나이아신 + 스타틴 요법 역시 예후를 개선시킬 목적으로 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스타틴 + 에제티미브 고정용량제제인 바이토린은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라서 좀 더 기다려봐야한다. 올해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 안전성 문제에 대한 이슈는 없나?
 임상연구와 현실의 차이다. 임상연구에 있어서 약제에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들은 사전에 걸러지기 때문에 환자 안전성은 관리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처음부터 약을 쓰니까 임상보다는 부작용 빈도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번 가이드라인을 보면 1차예방은 안전성 대비 유효성, 또는 그 반대로 평가하고 환자에게 처방을 하라고 계속 나온다. 또한 수축기 심부전, 만성 심부전 환자는 필요시 쓰지만  예후 개선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 가이드라인을 국내 환자들에 적용할 수 있는 여지는 있나?
 2차예방 목적(유전성 제외) 관점에서는 스타틴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큰 이견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1차예방에 대한 것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국내용 10년 심뇌혈관 위험도 산정 평가 모델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나온 평가툴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실제 진료행위 시에는 ATP 3와 유럽 가이드라인을 모두 참고해야 하며, 여기에 이번에 새로 제시하고 있는 비침습적 검사, 바이오마커, 개인 특성을 참고해서 처방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합당한지는 또 두고봐야할 문제다.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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