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평가

GOLD 2011 가이드라인에서는 GOLD 2007 가이드라인에서 FEV₁ 70% 미만인 환자들을 FEV₁/FVC 비율에 따라 경증(80% 이상), 중등증(50% 이상 80% 미만), 중증(30% 이상 50% 미만), 고도중증(30% 미만 또는 50% 미만 + 만성 호흡부전)으로 구분한 것에 환자의 증상, 악화력을 추가해 중증도가 아닌 특성에 따라 A~D군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그림 1.>.

COPD 환자에서 악화가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컨센서스가 이뤄진 상황이다. ECLIPSE 연구(NEJM 2010;363:1128) 분석결과를 통해 중증도가 높은 환자에서 악화 빈도가 높았고, 과거의 급성 악화병력이 이후 악화 위험도의 중요한 척도라는 점은 입증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증상평가다. GOLD 2011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증상평가 도구로 CAT(COPD Assessment Test)와 mMRC(modified Medical Research Council)를 제시하고 있지만, 각 도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중증 기준(cut-off value)과 일치하지 않아 환자군의 분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연구에서 COPD 환자의 예후평가에 사용되는 도구는 SGRQ(St. Geroge Respiratory Questionnaire)지만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이에 GOLD 2011 가이드라인에서는 CAT와 mMRC를 대체 평가 도구로 제시하고 있지만 문제는 CAT와 mMRC 간 일치도가 낮다는 점이다.

중증 기준을 평가했을 때 SGRQ는 25점이고, GOLD 2011에서는 이를 CAT 10점, mMRC는 2점과 동일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mMRC와 CAT의 기준에는 격차가 있다는데 중지가 모이고 있다.

한림대강동성심병원 호흡기내과 박용범 교수는 “CAT 10점은 SGRQ 25점과 높은 일치도를 보였지만, mMRC 2점과는 격차를 보였다”고 말했다. 국내외 연구들에서는 CAT 16~17점이 mMRC 2점에 상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올해 초 발표된 GOLD 2014 가이드라인에서는 여전히 CAT 10점, mMRC 2점이 유지되고 있다.

증상평가 도구에서 나타나는 격차는 환자군 분류, 나아가서 치료전략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들이 mMRC를 척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CAT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이유는 SGRQ와의 일치성과 함께 환자의 복합적인 평가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mMRC가 일상활동에 따른 호흡곤란만 평가하는 도구라면, CAT는 호흡곤란과 함께 활동, 자신감, 수면 등 삶의 질도 함께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분류증상평가 도구와 별도로 GOLD 2011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환자군 분류 방법의 타당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종합적 특성에 따라 환자군을 분류한 것은 중증도로만 환자를 평가하던 방식보다 발전됐다는 평가지만, 새로운 분류방법이 COPD 환자의 입원율과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GOLD 2011 가이드라인의 환자분류를 적용한 코호트 분석연구들에서는 B군과 C군의 예후가 명확하게 차이가 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OPD 환자 4484명을 GOLD 2011 가이드라인 기준을 적용, 분석한 COPDGene 코호트 연구(Lancet Respiratory Medicine 2013;1:43)에서는 증상 정도가 낮고 악화력이 높은 C군과 증상정도가 높고 악화력이 낮은 B군 간 실제 악화발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환자수는 C군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A군 33.6%, B군 20.5%, C군 7.9%, D군 38%).

스페인 코호트인 COCOMICS 분석연구(Chest 2013;143:694--702)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COPD 환자 363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A군은 33.6%, B군은 16.3%, C군은 17.7%, D군은 32.3%으로 분류돼 C군이 가장 적고, D군, A군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문제는 생존율로, A군이 가장 좋게 나타났고, D군이 가장 나쁘게 나타났지만, C군과 B군은 중간 정도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GOLD 2007 가이드라인 분류와 비교했을 때 1, 3, 10년째 평가에서도 사망률의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그림 2>. 이는 노르웨이 연구인 GenKOLS 연구의 분석결과(Am J Respir Crit Care Med. 2013;188:51-9)에서도 나타난 부분이다.

이와 함께 ECLIPSE 하위분석 연구(Eur Respir J 2013;42:636;646)에서는 A~D군으로 분류된 이들을 3년간 추척관찰한 결과 각 군 환자들의 상태가 유지되지 않아 재분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환자들은 B군과 C군이다. B군의 경우 상태가 악화되면 D군(35%), 개선될 경우 A(22%)군으로 재편되는 비율이 높았고, C군의 경우 A군, B군으로 재편되는 비율은 높지 않았지만, 36%의 환자들이 악화돼 D군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GOLD 2011 가이드라인에 따른 환자군 분류의 안정성이 낮다는 것이다<그림 3>.

코호트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들에 대해 미국 워싱턴의대 Roger D. Yusen 교수는 “GOLD 2011 가이드라인 환자분류는 증상, 악화력, 기류제한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해 COPD의 이질성(heterogeneity)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A~D군의 평가에 대해 이견들이 나오고 있는만큼 GOLD 2011 가이드라인 환자분류체계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는 연구들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또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창훈 교수는 지난 3월말에 열린 Airway Vista 2014에서 “GOLD 2011 가이드라인이 환자의 증상, 악화 위험도에 따른 환자군은 분류하고 있지만, FEV₁ 감소에 따른 세부환자군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COPD 환자에서 급격한 FEV₁의 감소는 없지만, ECLIPSE 연구, Hokkaido 코호트 연구에서 폐기종 환자들에서 급격한 FEV₁ 감소가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동반질환 평가
GOLD 2011 가이드라인의 환자분류 논란 속에서 주요한 이슈로 등장한 건 B군에 대한 내용이다. 증상정도가 높고 악화력이 낮은 B군이지만 예후는 C군과 예후가 비슷하거나 안좋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동반질환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ECLIPSE 하위분석연구에서도 B군에서 동반질환 및 염증소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범 교수는 “B군의 경우 동반질환으로 인해 예후가 악화되고 사망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COPD 환자에서 동반질환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GOLD 가이드라인에는 동반질환에 관련된 평가내용이 없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GOLD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이에 대해 논의 중인 걸로 알고 있지만, 동반질환 평가가 포함될 경우 COPD 평가절차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어떤 동반질환들을 평가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COPD 환자에서 많이 나타나는 동반질환으로는 심혈관질환, 폐암, 골다공증, 근무력증 등이 꼽혔다. 흡연, 식습관, 악화, 유전적 요인, 고령화도 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관찰연구에서는 동반질환을 관리할 경우 COPD 예후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필요한 상황이다(Lancet Repiratory Medicine 2013;1:73).

COPD, 그리고 심혈관질환

COPD 환자의 동반질환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은 심혈관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2010년 통계에서 COPD 관련 사인을 분석한 결과 허혈성 심질환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뇌졸중, COPD, 하기도감염, 폐암 순으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COPD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영국에서 35세 이상 COPD 환자 3만여명을 분석한 연구(Thorax. 2010;65:956)에서 COPD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동반율은 비COPD 환자들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환자들 중 60%는 관상동맥질환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CHEST 2010;137:333)에서도 혈관조영술로 관상동맥질환을 진단받은 이들에서 COPD 유병률이 높았고, 이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이들은 물론 관상동맥질환을 포함한 전체 심혈관질환 환자들보다 높은 비율이었다.

심혈관질한 동반여부는 COPD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과거 연구들에서 경증~중등증 COPD 환자의 40% 이상이 심혈관질환으로 입원하고, COPD로 입원한 환자 중 절반가량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3월 Airway Vista 2014에서 캐나다 브리티쉬콜럼비아대학 Don D. Sin 교수는 “심질환 및 뇌졸중 환자의 COPD 검진을 위한 폐기능검사가 필요하고, 반대로 COPD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베타1 차단제는 FEV₁ 증가효과를 보인 바 있고, 비소프롤롤은 중증 COPD 환자의 운동량 증가 효과를, 카르베딜롤은 생존율을 개선시킨다는 결과를 보였다”는 임상경험을 전했다. 단 메토프롤롤은 연구(J Am Coll Cardiol 2010;55:1780)에서 6분 걷기량 증가에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권고하지 않았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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