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가 말하는 스타틴-당뇨병 연관성
박 원장은 우선 “임상현장에서 실제로 스타틴으로 인해 당뇨병이 발생한 사례는 본적이 없지만 대부분의 스타틴들이 당뇨병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론화돼 있다”고 전제했다. 2012년 FDA가 스타틴 제제의 제품라벨에 혈당 및 당화혈색소(A1C) 수치 증가에 대한 경고문구를 추가한 것도 이를 반영해주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내용만을 기반으로 임상현장에서 스타틴 처방을 두려워해서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스타틴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제시한 연구들은 물론 미국, 유럽의 학회 및 규제기관에서도 스타틴의 심혈관 혜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같은 주장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원장은 “스타틴을 처방할 때 당뇨병 위험도에 대해서 염두에 둘 필요는 있지만, 대다수의 근거에서 심혈관혜택 및 사망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재차 스타틴 치료전략에 무게를 뒀다.

계열효과(class effect)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 필요
박 원장은 스타틴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에 대해 세부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일부에서 스타틴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에 대해 계열효과(class effect)를 언급하고 있지만 프라바스타틴과 피타바스타틴의 경우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피타바스타틴의 경우 최근 J-PREDICT 연구에서 오히려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낮췄다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박 원장은 “J-PREDICT 연구 결과는 스타틴의 계열효과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피타바스타틴은 HDL-C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며 스타틴 별 특성과 당뇨병 위험도 평가를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타틴 강도…아직은 국제적 가이드라인 따라야
여기에 더해 국내 환자를 고려한 스타틴의 강도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미국심장학회(ACC)·심장협회(AHA) 지질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고강도의 스타틴을 사용하는 추세인 가운데 프라바스타틴과 피타바스타틴 모두 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중간강도의 스타틴 제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아시아인에서 심혈관사건 위험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아시아인에서의 스타틴 용량은 서양인에 비해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일본 내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저용량으로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스타틴 관련 가이드라인에 대해 고려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단 “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이 확고한 근거 기반의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는만큼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방향을 따라갈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당뇨병 위험도 높은 환자에서는 조심해야
그럼에도 박 원장은 당뇨병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는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사증후군 환자도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일반인에 비해 혈당수치가 높은 전기당뇨병 환자도 당뇨병의 발전 위험도를 간과하기 힘들다”며 이 환자군에게 스타틴을 처방할 때 당뇨병 위험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뇨병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스타틴 치료의 목적이 심혈관 합병증 및 사망예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스타틴 투여 시 명확한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실측된 근거가 없고, 약물 용량 또는 종류의 변화, 다른 계열의 약물을 추가하는 전략이 기존 스타틴 전략의 심혈관 예후에 대한 혜택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도 두텁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저위험군에 대해서는 “스타틴 처방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지 않고, 이들에서 당뇨병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도 간 연관성에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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