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유럽심장학회(ESC)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
- 관상동맥증후군의 급성단계에서부터 이후 12개월 동안, 과도한 출혈위험 등의 금기사항이 없는 한, 아스피린에 P2Y12 억제제(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를 추가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이 권고된다(I, B).
- 클로피도그렐(부하용량 600mg, 이후 1일 75mg)은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권고된다(I, A).
- 심근경색증 후 12개월을 초과하는 만성 단계에서는 2차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이 권고된다(I, A).

2014 미국심장학회(ACC)·심장협회(AHA)
비ST분절상승 급성관상동맥증후군(NSTE-ACS) 가이드라인
- 초기 침습 또는 비침습 전략 모두에서 금기사항이 없는 한 아스피린에 더해 12개월까지 P2Y12 억제제를 병용해야 한다(I, B)
- 조기 침습 또는 비침습 치료를 받는 NSTE-ACS 환자에서 P2Y12 억제제 사용의 경우, 클로피도그렐보다 티카그렐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IIa, B)

신규 P2Y12 억제제 티카그렐러가 PLATO, ATLANTIC, PEGASUS-TIMI 54 연구 등을 거치면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의 급성기·단기·장기치료 전반을 커버할 수 있는 전천후 항혈소판요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국내외 가이드라인들은 ACS 환자에게 급성기부터 시작해 12개월간의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권고하고 있다. 이 DAPT 전략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표준요법은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의 병용이다. 특히 P2Y12 억제제의 선택에 있어서는 새롭게 등장한 직접·가역적 P2Y12 억제제인 티카그렐러가 우선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 같은 가이드라인 권고안의 변화는 ACS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대비 티카그렐러의 1년 치료효과를 입증한 PLATO 연구에 근거한다. 티카그렐러는 이 연구를 통해 ACS 환자에서 급성기 및 단기치료의 임상혜택을 입증하면서 항혈소판치료 선택의 변화를 주도해 왔다. 또한 ATLANTIC 연구를 거치면서 ACS 급성기 환자에서 투여시기를 보다 앞당기는 전략의 타당성을 입증한 바 있다.

티카그렐러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또 다른 근거를 제시하며 ACS 급성기 및 단기치료에 이어 1년 이상 장기치료 전략의 임상적용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최근 발표된 PEGASUS-TIMI 54 연구가 그 주인공으로, 학계는 이에 기반해 가이드라인의 DAPT 권고안이 1년에서 그 이상 장기치료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티카그렐러는 체내 흡수된 후 여타 생체변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그리고 가역적으로 P2Y12 수용체를 억제하는 차별화된 기전의 신규 항혈소판제다. 때문에 기존의 표준요법인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해 보다 빠르고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같은 기전상의 효과를 실제 임상에서 확인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PLATO(NEJM 2009;361:1045-1057) 연구다.

PLATO
PLATO 연구팀은 티카그렐러의 약제특성에 근거해 ACS 환자의 1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에 이 신규약제를 사용할 경우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심혈관사건 혜택이 우수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키 위해 대규모의 다기관·이중맹검·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ACS로 입원한 환자 1만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티카그렐러와 클로피도그렐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검증한 것.

연구팀은 시험시작 전 24시간 이내에 증상발생으로 입원한 ACS 환자들을 티카그렐러(부하용량 180mg, 이후 1일 2회 90mg) 또는 클로피도그렐(부하용량 300~600mg, 1일 1회 75mg)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했으며, 12개월간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PLATO 연구에서 티카그렐러는 클로피도그렐 대비 출혈 부작용 위험을 늘리지 않은 가운데 유의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나타내면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특히 항혈소판제 가운데 처음으로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1차 종료점인 주요 심혈관사건(혈관 원인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복합빈도)이 양 그룹에서 각각 9.8% 대 11.7%로 티카그렐러군의 상대위험도가 16%  감소했다(hazard ratio 0.84, P＜0.001). 주요출혈은 11.6% 대 11.2%로 큰 차이가 없었다(P=0.43). 사망률만 별도로 보면 티카그렐러군이 4.5%로 클로피도그렐군(5.9%) 대비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P＜0.001).

출혈과 사망률
PLATO 연구를 두고 전문가들은 기존의 P2Y12 억제제와 대비되는 몇 가지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출혈위험과 사망률이다. ACS 환자에서 P2Y1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검증한 연구들은 클로피도그렐의 CURE(NEJM 2001;345:494-502), 프라수그렐의 TRITON-TIMI 38(NEJM 2007;357:2001-2015)에 이어 티카그렐러의 PLATO까지 3개가 대표적이었다.

첫째 CURE와 TRITON-TIMI 38에서는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에 따른 출혈위험 증가의 양상이 관찰됐으나, PLATO에서는 티카그렐러 치료와 주요출혈 위험증가의 연관성이 없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티카그렐러의 가역적 작용기전이 중요한 이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둘째로 PLATO 연구에서는 처음으로 P2Y12 억제제의 사망률 감소혜택이 보고됐다. 티카그렐러 치료군의 사망위험이 클로피도그렐군 대비 22%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티카그렐러가 출혈에 의한 사망을 늘리지 않고 허혈사건에 의한 사망위험을 줄이면서 전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표>.

PLATO 하위분석
PLATO 연구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하위그룹 분석결과를 내놓으며 광범위한 ACS 환자군에서 나타나는 빠르고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의 임상혜택을 축적해 갔다. 먼저 2010년에는 침습적 치료를 받은 환자들만을 별도로 분류한 PLATO 하위분석(Lancet 2010;375:283-293) 결과가 발표됐다.

총 1만 8624명의 환자들 가운데 배정시점에서 침습적 치료가 계획된 경우는 1만 3408명으로 72%에 달했다. 이들 환자에서 티카그렐러와 클로피도그렐을 비교한 결과, 주요 심혈관사건 복합빈도가 9.0% 대 10.7%로 본래의 PLATO 연구와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티카그렐러군의 대조군 대비 상대위험도는 16% 감소했다(hazard ratio 0.84, P=0.0025). 주요출혈 위험은 11.6% 대 11.5%로 두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8803).

애초에 약물 위주의 비침습적 치료가 계획됐던 환자들을 따로 모아 비교한 또 다른 PLATO 하위분석(BMJ 2011;342:d3527) 결과도 나왔다. 환자 수는 1만 8624명 가운데 5216명으로 전체의 28%에 해당했다. 분석결과는 PLATO와 일치하는 양상이었다. 티카그렐러군의 주요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대조군에 비해 15% 유의하게 감소한 것(hazard ratio 0.85, P=0.04). 주요출혈 위험은 양 그룹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P=0.08).

PLATO PLATELET
또 다른 하위분석인 PLATO PLATELET(JACC 2011;56:1456-1462)에서는 티카그렐러의 일관된 항혈소판 효과를 읽을 수 있었다. PLATO 대상 환자 가운데 소규모 하위그룹을 떼어내 티카그렐러와 클로피도그렐 부하용량 및 유지용량의 항혈소판 효과를 비교·분석한 것이다.

티카그렐러는 부하 및 유지용량 모두에서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혈소판 응집 억제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PLATO에서 확인된 티카그렐러의 심혈관사건 감소효과가 전반적으로 유지되는 항혈소판 효과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분석결과, 유지요법 기간 동안 티카그렐러의 혈소판 응집 억제효과가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소판 응집 정도를 나타내는 LTA(light transmittance aggregometry) 수치가 티카그렐러군에서 28 ± 10%로 클로피도그렐군(44 ± 15%)에 비해 혈소판 응집 정도가 유의하게 낮았다(P＜0.001). 

VerifyNow 검사결과에서도 역시 티카그렐러 유지요법군의 잔여 혈소판 활성도가 클로피도그렐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P＜0.001). 연구팀은 “부하용량 그룹에 대한 분석에서도 티카그렐러의 혈소판 응집 억제효과가 클로피도그렐보다 뛰어났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권고안 우선선택으로
티카그렐러는 이 연구들에 근거해 한국과 미국 등이 지난 2011년 ACS 환자에서 심혈관 원인의 사망과 심근경색증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허가했다. 이후 티카그렐러는 국내외 ACS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급성기부터 1년 기간의 DAPT에 사용되는 P2Y12 억제제 가운데 주요선택 또는 우선선택으로 권고되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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