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간학회(EASL)가 만성 C형간염(HCV)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전격 발표했다. 2015년 개정판을 낸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개정인데 자료취합, 내부검토 등 사전 제작기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전판 제작 후 바로 개정작업에 들어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빠른 움직임은 최근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들이 잇따라 허가되면서 선택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등장과 함께 올해 개정판부터는 인터페론 전략은 사라졌다. 또 NS3/4A 프로테아제 억제제인 시메프레비르 역할도 최소화시켰다. 그 자리를 새로운 치료제들이 채웠다.

진단 및 선별검사
이번 가이드라인은 ‘치료 권고사항(treatment recommendation)’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진단과 선별검사 부분도 업데이트했다. 진단에서는 대리표지자(surrogate marker)로 중심항원(core-antigen)을 권고했다.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평가를 위한 1차 진단전략은 항HCV 항체지만, HCV 중심항원도 HCV량을 평가할 수 있는 대리표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단 HCV RNA 평가전략을 적용할 수 없을 때로 한정했다.  HCV 중심항원 민감도가 HCV RNA 분석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보고된 것에서 기인한다.

선별검사 부분에도 새로운 내용을 더했다. 기본적인 선별검사는 항HCV 항체 검출 기반전략으로 시행하되 정맥천자로 획득한 혈청 또는 혈장 대신 건조혈액 샘플을 대안으로 적용할 수 있다.
또 기존의 효소면역분석(enzyme immunoassay) 대신 손가락 천자나 잇몸 체액(침)도 혈청, 혈장을 활용한 빠른 진단검사로 적용할 수 있다.
항HCV 항체가 검진됐을 경우 HCV RNA, 이를 적용할 수 없으면 HCV 중심항원 평가를 통해 HCV 진행 정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HCV 치료, 누구에게 시행하나
가이드라인에서는 세부적인 치료전략에 앞서 C형간염 치료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C형간염 치료는 간경변, 비대상성 간경변, 간암, 중증 간외 양상, 사망 예방이다. 치료종료는 혈액 민감도 분석에서 HCV RNA가 12주 혹은 24주 치료 후 검출되지 않았을 때(15IU/mL 이하)로 설정한다(SVR 12, SVR 24).

여기에 더해 HCV RNA 검사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HCV 중심항원으로 평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가이드라인에서는 “진행성 간섬유화 및 간경변 환자에서 HCV 제거가 대상부전 발생률 감소 및 간암위험 감소에도 혜택을 줄 수 있다”며 C형간염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C형간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도 폭넓게 설정했다. 대상성 또는 비대상성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초치료, 치료경험에 무관하게 C형간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간섬유화증 또는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 간이식 후 C형간염 재발 환자, C형간염 고위험군에서는 즉시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간과 연관성이 없는 동반질환 환자 중 기대여명이 길지 않은 경우는 치료를 권고하지 않았다.

HCV  치료전략
C형간염 치료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인터페론 치료전략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다. 인터페론을 배제한 치료전략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유용성에 여지를 두고 치료전략에 이름을 올려뒀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말그대로 인터페론 전략은 더 이상 적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상대적으로 DAA 제제들은 더욱 입지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 유전자형 1형

▲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가이드라인에서는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제를 첫 번째 전략으로 꼽았다. NS5B 뉴클레오타이드 중합효소 억제제인 소포스부비르 400mg과 NS5A 억제제인 레디파스비르 90mg 고정용량으로 1일 1회 투여한다.

초치료 환자에게는 대상성 간경변증 여부에 상관없이 리바비린 없이 12주 요법으로 투여한다. 단 베이스라인 HCV RNA가 600만IU/mL 미만이면서 간경변증이 없는 경우에는 8주만 투여할 수도 있다.

치료경험 환자지만 DAA를 처음으로 투여받는 경우에는 리바비린(체중 75kg 미만일 때 1000mg, 75kg 이상일 때 1200mg)을 추가한다. 또 유전자형 1a형으로 DAA 초치료인 치료경험 환자 중 리바비린을 투여할 수 없거나 내인성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를 24주까지 연장해서 투여한다.

추가적으로 유전자형 1a형인 이들 중 베이스라인에서 M28A/G/T, Q30E/G/H/K/R,L31M/V, P32L/S, H58D(± Y93C/H/N/S)가 있을 경우에도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 투여한다.

▲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는 두 번째 치료전략에 이름을 올렸다. 소포스부비르 400mg과 벨파타스비르 100mg 고정용량 복합제로 1일 1회 투여한다.

권고사항 자체는 단순한다. 초치료 및 치료경험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고 대상성 간경변 유무에 영향을 받지 않고 리바비린 추가없이 12주 전략을 적용한다.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높인 만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리바리린 없이 12주 요법으로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 다사부비르
세 번째로 꼽은 유전자형 1형 치료전략은 NS5A 억제제인 옴비타스비르 12.5mg, NS3/4A 프로테아제 억제제인 파리타프레비르 75mg, 리토나비르 50mg 고정용량 복합제(음식과 함께 1일 2회 투여)와 NS5B 억제제인 다사부비르 250mg(1일 2회) 병합요법이다.

유전자형 1b형 환자에게는 대상성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리바비린을 추가하지 않고 12주 투여한다. 간경변이 없는 유전자형 1b형 초치료 환자에서는 리바비린 없이 8주 요법도 가능하다.

간경변이 없거나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유전자형 1a형 환자의 경우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간 투여한다.

▲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네 번째 전략은 NS5A 억제제인 엘바스비르와 NS3/4A 프로테아제 억제제인 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다. 그라조프레비르 100mg과 엘바스비르 50mg 고정용량 복합제로 1일 1회 투여한다.
유전자형 1b형 환자에서는 초치료 및 치료경험, 대상성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12주 치료한다. 리바비린은 추가하지 않는다.

NS5A 내성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유전자형 1a형 환자 중 베이스라인 HCV RNA 80만IU/mL 초과인 이들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해 16주 전략을 시행한다. 이 전략에서도 대상성 간경변증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 베이스라인에서 HCV RNA 80만IU/mL 이하인 경우에는 리바비린 추가 없이 12주간 투여한다.

NS5A 내성검사 시행결과 M28A/G/T, Q30D/E/G/H/K/L/R, L31F/M/V, H58D(and/or Y93C/H/N/S) 등 엘바스비르에 내성이 있으면 대상성 간경변증 여부 및 치료경험에 상관없이 HCV RNA 80만IU/mL 이상일 때는 리바비린을 추가해 16주간 투여한다. 엘바스비르 관련 내성인자가 없을 경우에는 베이스라인 HCV RNA 수치에 상관없이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12주전략을 시행한다. 리바비린은 추가하지 않는다.

▲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
마지막 전략은 소포스부비르 400mg과 다클라타스비스 60mg  병용요법이다. 대상성 간병변증 여부에 상관없이 초치료 환자에게는 리바비린 없이 12주간 투여한다. 치료경험은 있지만 DAA를 처음 투여받는 유전자형 1b형 환자에서도 리바비린 추가 없이 12주간 투여한다.

NS5A 내성검사 시행결과 베이스라인에서 NS5A 내성이 있는 DAA 초치료인 치료경험 환자에서는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간 투여한다. 리바비린에 금기사항이 있거나 내인성이 없을 경우에는 소포스부비르 + 다클리타스비르 병용요법만 24주 시행한다.

한편 리토나비르나 코비시스탯 부스트 아타자나비르 또는 엘비타그레비르를 투여받고 있는 HIV 공동감염의 경우에는 다클라타스비르를 30mg으로 용량조절하고, 에파비렌자를 투여받고 있을 경우에는 90mg까지 증량한다.

- 유전자형 2형

유전자형 2형 환자에 대한 치료전략은 이전 3종류에서 2종류로 줄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를 권고했다. 이전 판에 있었던 소포스부비르 + 리바비린 요법도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삭제됐다.

▲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 400mg/벨파타스비르 100mg 고정용량 복합제를 1일 1회 투여한다. 초치료 및 치료경험 환자에게 대상성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12주 투여한다.

▲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 400mg과 다클라타스비르 60mg도 유전자형 2형 치료전략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역시 초치료 및 치료경험 환자 모두에서 대상성 간경변증 여부에 상관없이 12주간 리바비린 없이 투여한다.

- 유전자형 3형

유전자형 3형 치료전략은 유전자형 2형 HCV 환자와 동일하다. 이에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요법이 권장된다. 치료법 또한 거의 동일하다.

▲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 400mg/벨파타스비르 100mg 고정용량 복합제와 함께 필요에 따라 리바비린을 추가한다. 간경변증 없는 초치료 환자에서는 리바비린 없이 12주간 투여한다.

NS5A 내성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간경변증 없는 치료경험 환자와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초치료·치료경험 환자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간 투여한다. 내성검사를 통해 NS5A 내성인자 Y93H가 확인된 경우에도 동일하다.

단 베이스라인에서 Y93H가 없는 환자에 한해서는 리바비린 없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만 투여한다.

추가적으로 리바비린에 대한 금기사항이 있거나 내인성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를 24주까지 연장하도록 했다.

▲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 400mg과 다클라타스비르 60mg 병용요법은 1일 1회 전략으로 우선 유전자형 3형 초치료 환자에게 리바비린 없이 12주간 투여한다.

내성검사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간경변증이 없는 치료경험 환자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하도록 했다. NS5A 내성검사 결과 Y93H가 있는 경우에도 동일하다.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전략과 마찬가지로 베이스라인에서 Y93H가 없으면 리바비린 없이 12주 투여한다.

간경변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초치료 및 치료경험 환자 모두에게 리바비린을 추가해 24주간 투여한다.

이와 함께 리바비린에 대한 금기사항이 있거나 내인성이 좋지 않을 경우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를 24주 투여하도록 한 부분도 동일하다.

- 유전자형 4형

유전자형 4형 환자 대상 치료전략에서는 6가지 선택을 제시했다. 이전 판과 다르게 인터페론 포함전략은 배제했고 모두 DAA로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제가 첫 번째 치료전략으로 꼽혔다. 대상성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초치료 환자에게는 리바비린 없는 12주 전략을 권고했고, 치료경험 환자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하도록 했다. 리바비린을 투여할 수 없을 경우에는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를 24주까지 연장해 투여한다.

▲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고정용량 복합제는 1일 1회 투여하고 대상성 간경변 여부에 상관없이 초치료 및 치료경험 환자 모두에서 12주간 리바비린 없이 투여한다.

▲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옴비타스비르(12.5mg)/파리타프레비르(75mg)/리토나비르(50mg)는 1일 2회 투여하는 복합제로 유전자형 1형과 달리 다사부비르 없이 투여한다. 대상성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리바비린을 함께 투여한다.

▲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는 대상성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초치료 환자에게 리바비린 없이 12주간 투여한다. 추가적으로 유전자형 4형 1a인 치료경험 환자에서 HCV RNA가 80만IU/mL 초과면 리바비린을 추가해 16주간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 병용요법은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초치료 환자에게는 12주 투여하고, 치료경험 환자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 투여한다. 리바비린을 투여할 수 없을 경우에는 투여기간을 24주로 연장한다.

▲ 소포스부비르 + 시메프레비르
마지막 적용전략은 소포스부비르와 시메프레비르(simeprevir) 150mg 병용전략이다. 다른 전략들과 유사하게 간경변증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초치료 환자에게는 12주 투여하고, 치료경험 환자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간 투여한다. 리바비린에 금기사항이 있거나 내인성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24주간 연장해 투여한다.

- 유전자형 5·6형

▲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유전자형 5·6형에 대해서는 두 유전자형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3종류의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는 첫 번째로 제시된 전략이다. 큰 틀에서 권고사항은 동일하다. 대상성 간경변증 여부에 상관없이 초치료 환자에게는 리바비린 없는 12주 요법을, 치료경험 환자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한 12주요법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리바비린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투여기간을 24주로 연장하도록 한 부분도 동일하다.

▲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복합제에 대한 권고사항은 한 가지다.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전략의 범용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상성 간경변 여부에 상관없이 초치료 및 치료경험 환자 모두에게 리바비린 없이 12주 전략만 적용하도록 했다.

▲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 + 다클라타스비르 병용요법 적용전략은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와 동일하다. 초치료 환자에게는 병용요법만 12주 투여하고, 치료경험 환자에게는 리바비린을 추가하도록 했다. 리바비린 금기사항이 있는 환자에서는 24주 연장요법을 적용하도록 한 부분도 동일하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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