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역학연구에서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 HIV 감염 및 사망자수는 감소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HIV 감소의 원동력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를 꼽았다. ART 인구의 증가와 HIV 관련 사망률이 역상관관계를 보이는 통계는 ART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WHO는 한 발 더 나아가 2016년 ART 치료·예방 통합 가이드라인을 통해 더 적극적인 ART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2013년 발표된 ART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최근 발표된 주요 연구결과들을 반영했다. 골자는 더 빠른 시기에, 더 넓은 범위의 환자들에게 ART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 투여하는가
WHO는 가이드라인에서 ART 시작시점과 관련 새로운 권고사항을 다수 제시했다. 핵심은 스피드다. WHO는 환자가 치료준비가 됐다면 HIV 진단부터 ART 시작시점까지의 간극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에 입각해 WHO는 분류하고 있는 임상단계 및 CD4 세포수에 무관하게 ART를 시행토록 했다. 19세 이상 모든 성인환자에 투여해야 하고, 중증 및 진행성 HIV(WHO 임상단계 3 or 4)인 이들과 CD4 세포수가 350cells/㎣ 이하인 환자들에게는 우선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임신부, 모유수유 여성에서도 가능한 빠른 시점의 ART를 주문했다. 이들 환자에서도 WHO 임상단계 및 CD4 세포수에 무관하게 치료를 시작하고, 일생 동안 투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10~19세 소아청소년 환자에서도 조건적 권고등급(conditional recommendation)이긴 하지만 WHO 임상단계, CD4 세포수에 무관하게 투여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단 중증 또는 진행성 HIV 질환(WHO 임상단계 3 or 4)이 있는 경우나 CD4 세포수가 350cells/㎣ 이하인 환자에 대해서는 높은 권고등급으로 ART 시행을 주문했다.

10세 미만 소아 역시 동일하게 빠른 시기의 ART가 권고됐고, 영아의 경우에는 1년 시점에 진단평가를 시행하고, 소아는 1세 이상부터 10세 미만에 적용하도록 했다(조건적 권고등급).
우선적으로 ART를 시행해야 할 영유아·소아 환자군은 2세 미만 혹은 △WHO 임상단계 3 또는 4 △CD4 세포수 750cells/㎣ 이하 △CD4 세포비율이 25% 미만인 5세 미만을 꼽았다. WHO 임상단계 3 또는 4, CD4 세포수 350cells/㎣ 이하인 5세 이상 소아도 ART 우선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결핵이 동반된 소아 및 성인환자에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WHO는 모든 결핵환자들에게는 CD4 세포수에 무관하게 ART를 시행하되 결핵치료를 우선하도록 했다. ART는 결핵치료 종료 8주 이내에 ART를 시행한다. HIV 양성이면서 CD4 세포수 50cells/㎣ 미만 등 면역이 저하된 결핵환자들은 치료시작 2주 이내에 ART를 시행한다.

치료약물

성인 HIV 환자에 대한 1차치료 전략은 3제 병용요법이다. 2종류의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 기반에 비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NRTI)나 인테그라제 억제제(INSTI)를 추가한다.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TDF) + 라미부딘(3TC)(또는 엠트리시타빈[FTC]) + 에파비렌즈(EFV) 고정용량 복합제를 우선 권고했다. 이를 적용할 수 없을 경우 지도부딘(AZT) +3TC + EFV, AZT + 3TC + 네비라핀(NVP), TDF + 3TC(또는 FTC) + NVP 중 하나를 대안으로 적용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TDF + 3TC(또는 FTC) + 돌루테그라비르(DTG), TDF + 3TC(또는 FTC) + EFV 400mg/dL도 1차 대안 전략에 추가됐다.

한편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타부딘(d4T)의 장기간 독성을 지적하며 국가 1차치료 전략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WHO는 기본적으로 고정용량 복합제면서 1일 1회 전략을 선호할 것을 주문했다.

소아청소년에 대한 1차치료 전략도 2종류의 NRTI + NNRTI 또는 INSTI 병용요법으로 동일하다. WHO는 TDF + 3TC(또는 FTC) + EFV를 권고했고 TDF + 3TC(또는 FTC)+ DTG, TDF + 3TC(또는 FTC) + EFV 400mg 병용전략을 적용 가능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두 가지 전략을 적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아바카비르(ABC) + 3TC + EFV, ABC + 3TC + NVP, AZT + 3TC + EFV, AZT + 3TC + NVP, TDF + 3TD(또는 FTC) + NVP를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3~10세 소아환자에서는 NRTI를 기반으로 ABC + 3TC, AZT 또는 TDF + 3TC(또는 FTC)를 투여한다. 한편 3세 이상 소아에서는 EFV가 1차치료 전략의 NNRTI로 선호되고, NVP가 대안으로 권고됐다.

3세 미만 환자도 3~10세와 유사하게 NRTI를 기반으로 ART를 시행한다. 병용약물로는 ABC 또는 AZT + 3TC를 우선 권고했다. 또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LPV/r) 기반전략도 1차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NNRTI 노출에 관계없이 사용하되 LPV/r 기반요법을 적용할 수 없을 때는 NVP 기반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바이러스양(viral load) 관찰이 가능할 경우 LPV/r + EFV 기반전략 환자들은 3세까지 관찰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한편 NVP 또는 LPV/r이 포함된 ART 전략으로 치료받는 과정에서 결핵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ABC + 3TC + AZT를 투여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2·3차치료 전략
2차치료 전략의 큰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다. 성인환자에서는 2종류의 NRTI에 리토나비르 부스트 프로테아제 억제제(PI)를 추가한 전략을 포함하도록 했다.

1차치료에 따라 2차치료가 달라지는데 TDF + 3TC(또는 FTC) 기반요법을 시행했을 경우에는 2차 NRTI로 AZT + 3TC를 시행한다. AZT 또는 d4T + 3TC 기반 요법이 실패했을 경우에는 TDF + 3TC (또는 FTC)를 NRTI로 적용한다.

추가적으로 2차치료의 NRTI는 고정용량 복합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되 열에 안정적인 아타자나비르/리토나비르(ATZ/r) 및 LPV/r이 PI와 병용에 선호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루나비르/리토나비르(DRV/r)도 PI를 활용한 2차치료에 대안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고정용량
복합제로 이름을 올렸고, 랄테그라비르(RAL) + LPV/r도 2차치료 대안으로 추가됐다.

소아환자에 대한 2차치료도 1차치료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도록 했다. NNRTI 기반치료가 실패했을 경우에는 부스트 PI 기반전략으로 전환하고, LPV/r이나 ATV/r을 우선 권고했다.

ABC 또는 TDF + 3TC(또는 FTC) 전략이 실패했을 때는 NRTI 기반 AZT + 3TC를 적용하고, AZT 또는 d4T + 3TC(또는 FTC) 치료전략이 실패했을 때는 NRTI 기반 ABC 또는 TDF + 3TC(또는 FTC)를 투여하도록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LPV/r 기반전략에 실패했을 때의 권고사항이 포함됐다. 3세 미만의 환자에서 실패했을 경우에는 RAL 기반 2차치료를 시행하고, 3세 이상에서 실패했을 때는 2종류의 NRTI + EFV 또는 RAL을 투여하도록 했다.

한편 3차치료 전략은 명확하게 권고하지 않았다. 각 국가별 관리정책에 따라 구성하되 INSTI, 차세대 NNRTI + PI 등 교차내성 위험이 가장 적은 전략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WHO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최대한 ‘빠른 시점’의 ‘광범위한’ ART 적용, 그리고 초치료부터의 2종류 NRTI 기반 3제 병용요법은 미국과 유럽 HIV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도 공통되게 권고하는 부분이다. 단 WHO 가이드라인이 저중소득국가를 포함한 세계 전체의 적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미국과 유럽의 가이드라인은 가장 최신의 임상자료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최신 약물이 치료전략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TAF), TAF/FTC 복합제가 대표적이다. 각 가이드라인에서는 TAF가 TDF 대비 10분의 1의 용량으로 유사한 바이러스억제 효과를 보이면서도 신장,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은 줄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치료전략에 적극 반영했다.

- 미국 CDC AIDS info 가이드라인
미국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지난해 7월 HIV-1 감염 성인 및 청소년에 대한 ART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초기부터 CD4 세포수에 상관없는 ART 시행을 전제했고 임상적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가능한 빠른 시점의 투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초치료 전략으로 2종류의 NRTI와 다른 계열의 ART 전략을 추가하는 것은 동일하다. 단 TAF, TAF/FTC를 포함시켰다. CDC는 “TAF 기반전략은 기존 TDF 기반전략 대비 동등한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보이면서도 골·신장건강에 대한 혜택이 컸다”며 추가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정리했을 때 CDC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치료 전략 중 2NRTI + INSTI에서는 △DTG/ABC/3TC(HLA-B*5701 음성일 경우) △DTG + TDF/FTC(AⅠ)또는 TAF/FTC(AⅡ) △RAL + TDF/FTC(AⅠ)또는 TAF/FTC(AⅡ)를 권고했다. 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탯(EVG/c)과 함께 투여할 때는 TAF/FTC를 TDF/FTC와 동일한 권고등급 및 근거수준(AⅠ)으로 제시했다. 2NRTI + PI(boosted)에서도 DRV/r + TDF/FTC(AⅠ) 또는 TAF/FTC(AⅡ)가 같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LPV/r + 2종류 NRTI 전략은 기타 치료전략에서 삭제됐다. CDC는 약물복용 개수의 부담이 크고, 다른 치료전략 대비 독성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 EACS 가이드라인

유럽에이즈임상학회(EACS)도 2016년 10월 HIV 관리전략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했다(Guidelines version 8.1). 치료전략의 큰 기조는 WHO와 동일하고, 2종류의 NRTI를 기반으로 다른 계열을 추가하는 3제 병용요법을 제시했다. 그리고 3제요법에 TAF/FTC를 권고했다. 1차치료 중 2NRTI + INSTI 병용에서는 ABC/3TC/DTG(600/300/50mg)를 필두로 △DTG(50mg) + TAF/FTC(25/200mg) 또는 TDF/FTC(300/200mg) △TAF/FTC/EVG/c(1/20/150/150mg) 또는 TDF/FTC/EVG/c(300/200/150/150mg) △RAL(400mg) + TAF/FTC 또는 TDF/FTC를 권고해 TAF/FTC에 높은 비중을 뒀다.

2NRTI + NNRTI 병용요법에서도 TAF/FTC/RPV (25/200/25mg) 또는 TDF/FTC/RPV(300/200/25mg)를, 2NRTI + PI 병용요법에서도 TAF/FTC 또는 TDF/FTC+ DRV/c(800/150mg) 또는 DRV/r(800/100mg)를 권고했다. 전반적으로 1차치료에서 TAF가 TDF를 대체하는 모양새다. 한편 2NRTI  + INSTI 대체전략으로는 ABC/3TC + RAL(400mg), 2NRTI + NNRTI에서는 ABC/3TC + EFV(600mg), TDF/FTC/EFV가 권고됐다. 그리고 2NRTI + PI 대체전략에는 TAF/FTC가 TDF/FTC와 동등하게 자리를 잡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TAF/FTC 또는 TDF/FTC + ATV/c 또는 ATV/r △TAF/FTC 또는 TDF/FTC + LPV/r를 권고했다. 또 △ABC/3TC + ATV/c 또는 + ATV/r △ABC/3TC + DRV/c 또는 DRV/r도 함께 대체전략으로 제시됐다.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vs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
CDC는 가이드라인에서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와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를 비교한 근거들을 정리해 제시하고 있다. 관련 근거들에서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가 효과 및 안전성 측면에서 유의한 혜택을 입증했다는 평이다.

EVG/c/TDF/FTC와 EVG/c/TAF/FTC를 비교한 2개의 3상임상 무작위 암상시험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TAF가 TDF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ART 초치료 환자 1548명을 무작위로 분류해 48주시점에 비교한 결과 HIV RNA ＜ 50copies/mL 달성률이 각각 92%, 90%였다. 내인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없었다.

신장부전 발생률과 골절률을 평가하기에는 통계적 크기가 충분하지 못했지만, TAF에서 척추 및 둔부 골밀도 감소폭이 더 적었다. 추가적으로 96주시점에 평가한 결과 eGFR, 신장 관련 바이오마커도 TAF군에서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게다가 하위분석에서 만성 신장질환 위험은 TAF군이 25% 이상 낮았다.

추가적으로 TAF/FTC와 TDF/FTC 간 HIV RNA ＜ 50copies/mL로 유지되는 비율은 48주시점 각각 94.3%, 93%로 양군 간 차이가 없었다. 신장 및 골밀도 관련된 아웃컴도 다른 연구들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발표된 1089 연구는 TAF 전략이 TDF 전략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96주간 진행된 무작위 다기관 이중맹검 임상시험으로 49세 이상 HIV-1 감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TAF/FTC군과 TDF/FTC군으로 분류해 HIV-1 RNA  ＜ 50copies/mL 달성률을 비교했다. 분석결과 96주 시점 양군의 차이는 -0.5%로 효과의 비열등성이 확인됐다. 치료 관련 유해사건도 양 치료전략 모두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골밀도는 TAF/FTC군에서 +2.15%, TDF/FTC군에서 -0.17%로 차이를 보였고 사구체여과율(eGFR)에서도 각각 +10mL/min, +4mL/min으로 차이를 보였다.

1216 연구에서도 일관된 TAF의 효과·안전성이 확인됐다. 이 연구 역시 96주간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3상b 임상시험이다. TDF/FTC/릴피비린으로 6개월 이상 HIV RNA ＜ 50copies/mL가 유지된 630명을 대상으로 TAF/FTC/릴피비린 전환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1차 종료점인 48주시점 HIV RNA ＜ 90copies/mL 도달률은 양군 모두 94%로 동일했다. 약물 관련 유해사건도 낮았다. 골밀도, 신장 관련 아웃컴도 1089 연구와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척추 골밀도는 TAF/FTC/릴피비린군에서 +1.61%, TDF/FTC/릴피비린군에서는 -0.08%였고 둔부 골밀도는 각각 +1.04%, -0.25%였다. eGFR도 각각 +4.5mL/min, +0.7mL/min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2).

1160 연구는 TDF/FTC/EFV로 6개월 이상 HIV RAN ＜ 50copies/mL가 유지된 환자 875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역시 무작위 이중맹검 다기관 3상b 임상으로 설계됐고 96주간 진행됐다. 48주시점 HIV RNA ＜ 50copies/mL 달성률은 TAF/FTC/EFV군에서 90%, TAF/FTC/EFV군에서 92%로 유지됐다. 척추 골밀도는 각각 +1.65%, +0.05%, 둔부 골밀도는 +1.28%, -0.13% 변화를 보였다. 신장 관련 아웃컴에서도 TAF/FTC/EFV군의 유의한 혜택이 확인됐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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