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대 고광곤 교수(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장)는 지난 2월 18일 개최된 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심장학자 손에 쥐어진 SGLT-2 억제제, 이프라글리플로진(Use of Ipragliflozin, SGLT-2 inhibitor in the Hands of Cardiologists)’에 대해 강연, “항당뇨병제 치료를 통해 고혈당 치료의 궁극적 목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고 밝혔다. 고광곤 교수의 강연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혈당강하제와 심혈관 아웃컴
당뇨병 환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조절인데, 2011년도에 Gerstein 등은 철저한 혈당조절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사건을 감소시키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NEJM 2011;364:818-28). 그러나 최근 여러 논문에서는 혈당조절이 심혈관사건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 있어 혈당조절과 심혈관사건의 상관관계에 대한 혼돈을 주고 있다.

흥미롭게도 올해 JAMA와 BMJ에는 동일하게 혈당강하제와 심혈관사건의 상관관계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가 발표됐는데, JAMA에서는 301개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 혈당강하제가 심혈관사건 및 모든 원인의 사망률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한 반면(JAMA 2016;316:313), BMJ에서는 DPP-4 억제제 또는 티아졸리딘디온(TZD) 등 당뇨병 치료제가 심혈관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상반된 결론을 제시했다(BMJ 2016;354:i3477).

이에 Steg 등은 혈당강하제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가 과연 신빙성이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며(Circulation 2016;134:571-3), 연자 역시 심장학 전문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이 문제에 대해 곰곰이 따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Letter to the editor’를 기고한 바 있다(Circulation 2016;134:e650).

당뇨병 환자들은 대부분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대개 위험인자인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저혈당이 일반적으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에는 저혈당의 위험성이 강조돼,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혈당조절뿐만 아니라 저혈당을 최소화하고 체중 및 혈압, 지질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에 이점이 있는 약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Endocr Pract. 2015;21(suppl. 1):1-87, Diabetes Care 2015;38:140-9).

SGLT-2 억제제 기전
고혈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glucose reabsorption)다. SGLT-2(sodium glucose cotransporter-2)는 근위세뇨관에 존재하는 능동수송형 포도당 수송체로, 사구체에서 하루에 약 180g 정도의 포도당이 여과되면 근위세뇨관 굴곡부에 존재하는 SGLT-2를 통해 90% 가까이 재흡수된다. 따라서 SGLT-2 억제제는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시켜 혈중 포도당 수치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혈압과 체중 역시 감소시키며 지방간(fatty liver)도 개선하는 새로운 개념의 약제다. 특히 심혈관 및 신장 보호 기능에 대한 SGLT-2 억제제의 여러 가지 메커니즘이 제시되고 있어(Kidney International 2016;89:522-8)<그림 1>,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제 중 혈당뿐만 아니라 체중과 혈압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를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약제로 꼽히고 있다(Diabetes Care 2015;38(suppl. 1):S1-93).

2016 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 가이드라인에서는 당화혈색소(A1C)가 7.5% 미만인 경우 단일요법으로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Endocr Pract. 2016;22:84-113), 캐나다당뇨병학회(CDA)에서도 당뇨병 환자 중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SGLT-2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심혈관질환 개선에 대한 SGLT-2 억제제의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2017년 서울의대 임수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에서 ApoE -/- 마우스를 대조군, 설포닐우레아(설폰요소제)군, SGLT-2 억제제군(1mg/kg 또는 3mg/kg)으로 나누어 8주간 치료한 뒤 비교한 결과, 대조군과 설폰요소제군에 비해 SGLT-2 억제제군에서 죽상경화반이 적게 생성됐고,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했으며, TNF-α, IL-6, MCP-1, amyloid A 등이 감소됐다. 또한, SGLT-2 억제제군에서 대조군과 설폰요소제군 대비 체중과 체지방량, 또한 간의 지방소립, 경화반의 면역세포의 침투(infiltration)가 현저히 감소됐으며, adiponectin 수치가 증가했다(Diabetologia 2017;60:364-76).

임상연구 결과
2016년에 발표된 FIREFLY(J Diabetes Investig. 2016;7:366-73) 및 STELLA-ELDER(Expert Opin Pharmacother. 2016;17:1995-2003) 연구에서는 이프라글리플로진이 공복혈당(fasting bood glucose)을 약 45mg/dL, A1C를 약 1.3%를 감소시키는 임상적 효과를 나타냈으며, 이프라글리플로진 사용 시 저혈당증의 발생은 드물었다고(rare) 보고했다.

단일요법이 아닌 메트포르민 또는 피오글리타존, 설폰요소제를 병용 시에도 이프라글리플로진의 임상적 효과가 단일요법과 동등하게 유지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결과, 이프라글리플로진은 메트포르민, 피오글리타존, 설폰요소제와 병용 시에도 단일요법과 동등한 A1C 감소효과와 약 40mg/dL의 공복혈당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01)<그림 2, 3>.

이런 혈당 강하 효과 외에도 이프라글리플로진은 약 3.5kg의 체중감소, 4mmHg의 수축기혈압 감소, 중성지방 및 HDL 콜레스테롤의 지질 프로파일 개선, 인슐린 저항성 개선, adiponectin 수치 증가, 지방간 환자의 간기능 개선 등의 여러 효과들이 알려져 있다. 메트포르민, 피오글리타존, 설폰요소제와 병용 시에도 이프라글리플로진은 단일요법과 마찬가지로 유의한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이프라글리플로진과 위약대조 연구의 메타분석에서는 이프라글로플로진이 중성지방 수치를 기저치로부터 18.9mg/dL 감소시키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4.1mg/dL 증가시켜 위약 대비 유의한 지질개선 효과를 나타냈다(각각 P＜0.002, P＜0.001). 여러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의 A1C 강하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이프라글리플로진이 가장 우수한 A1C 강하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Tsapa A. 2014 EASD).

이상반응
이프라글리플로진 처방 시 주의할 사항으로는 소변의 양이 위약 대비 300mL 정도 증가한다는 것인데, 대개 오전에 약물을 복용하기 때문에 소변의 양이 증가하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또한 소변의 양이 늘어날 경우 환자들이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처방 시 환자에게 갈증을 느낄 때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면 실신(syncope)이나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등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그림 4>.

또 SGLT-2 억제제가 케토산증(ketoacidosis)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돼 왔으나 이들은 주로 제1형 당뇨병 환자 또는 영양실조이거나 공복상태로 오래 지속된 환자에서 나타나므로, 제1형 당뇨병 환자가 드물고 영양실조보다는 영양과다 환자가 많은 실제 임상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프라글리플로진은 A1C와 공복혈당을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효과 이외에도 체중감소 효과 및 지질 프로파일 개선, 혈압감소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개선시켜 심혈관 아웃컴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높은 심혈관 위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THE MOST  webmaster@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