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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er is better vs J-Curve 다시 빅뱅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7.05.26 16:55
  • 호수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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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T 연구결과로 힘을 받던 혈압 목표치 조정 움직임이 J-Curve의 그림자 앞에서 다시 주춤하고 있다. Lancet 4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혈압조절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의 사후분석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조절 시 140mmHg 미만과 비교해 심혈관사건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을 적정 기준치 미만으로 과도하게 낮추면 심혈관질환 및 사망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J-Curve 현상이 다시금 관찰된 것이다. 사후분석에서는 수축기혈압 110~120mmHg에서 심혈관질환·심혈관 사망·사망률이 증가한 반면, 대략 130mmHg 선으로 조절할 경우 안전성 면에서 위험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120mmHg 미만을 주장하는 ‘Lower is better’ 측과 140mmHg 미만을 고수해야 한다는 ‘J-Curve’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130mmHg 선에서 타협점이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혈압

혈압조절을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데 컨센서스가 모인 이후로, 혈압을 어디까지 낮춰야 할지는 늘 임상의들의 숙제였다. 높고 낮음의 작은 차이에도 심혈관질환 예방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혈압은 안전선까지 최대한 낮춰야 하는 존재로 인식됐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혈압강하를 최대한 이뤄내자는 ‘Lower is better’개념이 고혈압 치료를 지배해 왔다. 관찰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수축기혈압 115mmHg를 초과하면서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됐고,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 임상혜택이 확인된 140mmHg 미만조절을 상한선으로 두고 정상혈압(120/80mmHg)에 가깝게 최대한 강압하는 것이 대세였다.

때문에 당시의 고혈압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140/90mmHg 미만을 고혈압 환자 전반의 목표치로 적용하면서도, 심혈관사건 고위험군인 당뇨병·신장질환·심혈관질환 병력자들에게는 130/80mmHg 미만의 보다 적극적인 혈압강하를 주문했다. 2003년 미국 JNC 7차 가이드라인, 2003과 2007년 유럽심장학회(ESC)·고혈압학회(ESH) 가이드라인, 2004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등 거의 대부분의 임상 가이드라인이 이를 수용했다.

J-Curve

그런데 130mmHg 기준선마저 뚫고 내려가려던 고혈압학계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혈압을 지나치게 낮추면 어느 시점부터 오히려 심혈관사건 및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J-Curve Hypothesis(J-곡선 가설)’와 조우한 것이다. ONTARGET, INVEST 연구의 사후분석에서 과도한 강압과 심혈관 사망률 증가의 연관성이 관찰되면서 J-Curve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더불어 ACCORD-BP(NEJM 2010;362:1575-1585) 연구에서 보다 낮게 혈압(수축기혈압 < 120mmHg)을 유지한 당뇨병 환자에서 기존 140mmHg 미만군과 비교해 유의한 이득이 관찰되지 않음으로써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대한 강력한 강압의 이론적인 근거가 흔들렸다.

Lower is better
근간이 흔들렸던 엄격한 강압은 SPRINT와 함께 다시 중앙무대로 올라섰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춰도 위험 대비 임상혜택이 높다는 것이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됨에 따라 ‘Lower is better’ 접근법은 다시 한 번 지지기반을 확보했고, 이에 맞춰 목표혈압을 이전보다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게 제기됐다.

“그림자 사라지지 않았다”
Lancet에 보고된 임상연구 사후분석 결과는 고혈압학계 논쟁의 와중에 SPRINT 연구의 대척점에서 J-Curve 현상을 재확인해주는 결과다. 미국 맥마스터대학의 Salim Yusuf 교수팀은 ONTARGET과 TRANSCEND 연구를 한데 모아 사후분석을 실시, 혈압조절에 있어 J-Curve의 그림자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ONTARGET·TRANSCEND
ONTARGET 연구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텔미사르탄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비교해 비열등(non-inferior)하면서 내약성이 우수한지, 두 약물의 병용이 각각의 단독과 비교해 우수한지(superior)를 평가했다. 55세 이상 연령대로 관상동맥·말초동맥·뇌혈관 질환 또는 표적장기손상의 증거가 있는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 2만 5127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심부전 환자는 제외됐다. 환자들은 라미프릴(10mg), 텔미사르탄(80mg), 또는 라미프릴 + 텔미사르탄(10+80mg)군으로 나뉘어 56개월간 치료·관찰이 진행됐다. 심혈관 원인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심부전 원인 입원을 평가한 결과, 세 그룹의 빈도가 16.5% 대 16.7% 대 16.3%로 라미프릴 단독 대비 텔미사르탄 단독요법의 비열등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TRANSCEND 연구는 심부전이 없는 심혈관질환 또는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에서 ACEI에 불내약성인 경우 ARB 텔미사르탄의 효과를 검증키 위해 5810명을 텔미사르탄(1일 80mg, 2954명) 또는 위약군(2972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56개월(중앙값)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관상동맥·말초혈관·뇌혈관 질환 또는 표적장기손상이 동반된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심부전 환자는 제외됐다. 심혈관 원인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심부전 원인 입원의 복합빈도는 텔미사르탄군 15.7%로 위약군(17.0%)과 차이를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는 못했다(P=0.216).

사후분석
Yusuf 교수팀은 이들 연구를 대상으로 혈압조절의 정도에 따른 심혈관사건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수축기혈압을 평균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그룹의 심혈관사건 복합빈도(심혈관 원인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부전 원인 입원)가 120~140mmHg 조절군과 비교해 1.14배 유의하게 높았다(hazard ratio 1.14, 95% CI 1.03-1.26).

심혈관 사망률은 1.29배(1.29, 1.12-1.49), 전체 사망률은 1.28배(1.28, 1.15-1.42)로 역시 140mmHg 미만조절 대비 유의한 증가를 나타냈다. 이완기혈압 70mmHg 미만조절 그룹은 70~80mmHg 조절그룹과 비교해 심혈관사건 복합빈도(1.31, 1.20-1.42), 심근경색증(1.55, 1.33-1.80), 심부전 입원율(1.59, 1.36-1.86), 전체 사망률(1.16, 1.06-1.28) 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수축기혈압 130mmHg
한편 이번 사후분석에서는 수축기혈압 110~120mmHg로 조절한 그룹에서 심혈관질환·심혈관 사망·사망률이 증가한 반면, 대략 130mmHg으로 조절한 그룹은 위험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이 아닌 13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안전하며 임상혜택 개선도 담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SPRINT, 진료현장에 대입하면 130mmHg 혜택”
SPRINT 연구결과를 두고 120mmHg 미만보다는 130mmHg 조절의 임상혜택이 규명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고혈압학회(ISH)는 성명을 통해 130mmHg 목표치로 혈압 조절을 제안하면서 “SPRINT 연구와 실제 임상현장의 진료를 비교했을 때, 120mmHg 미만보다는 130mmHg에서 심혈관 임상혜택이 명확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SPRINT에서는 의사나 간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자동혈압계로 측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실제 진료실 혈압보다 5~7mmHg 낮게 측정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실제 진료현장을 대입하면 140mmHg 대비 130mmHg의 임상혜택을 비교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 결국 SPRINT의 집중치료군 목표치가 120mmHg 미만이었지만 종료시점까지 평균혈압이 122mmHg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30mmHg 대 140mmHg의 비교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집중 혈압조절, 특히 수축기혈압 130mmHg 조절의 우수한 임상혜택이 보고됐다. 집중 혈압조절(평균 133/76mmHg)과 표준조절(평균 140/81mmHg) 그룹의 유효성을 비교한 임상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집중조절군의 주요심혈관사건(MACE)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SPRINT 이후 보고된 다른 메타분석도  있다. 총 123개 연구를 대상으로 61만여 명의 참여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을 10mmHg 낮췄을 때 주요 심혈관사건(MACE) 발생률이 20%가량 낮아졌다. 흥미로운 점은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낮췄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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