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비만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체중증가와 인슐린 기능장애의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오히려 상호관리의 필요성은 명확해진다. 미국당뇨병학회(ADA)가 2016년 가이드라인부터 비만섹션을 별도로 분류했다는 점은 당뇨병과 비만의 연관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ADA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도 과체중, 비만이 제2형 당뇨병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적시됐다. 비만관리를 통해 전기 당뇨병에서 제2형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에도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관련 근거들에서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중간 정도로 체중을 감소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우 혈당조절 상태 개선은 물론 혈당강하제 필요량도 감소된다고 보고됐다. 게다가 제2형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이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인 비만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은 한층 더 높아진다.

선별검사 및 생활습관개선
ADA는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환자의 체중관리를 위한 전략들을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우선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과체중 또는 비만 여부를 파악하도록 했다(B).

선별검사를 통해 과체중, 비만으로 선별된 환자는 생활습관을 개선한다. ADA는 생활습관개선을 위한 타깃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전체 생활습관개선은 고강도(6개월 내 16세션)로 시행하고, 1일 500~750kcal의 열량감소를 타깃으로 제시했다. 3개월 내 5% 이상의 체중감소가 필요한 경우에는 1일 800kcal 이하의 초저열량 식이나 식사 대체전략을 처방하도록 했다.

ADA는 체중감량과 함께 지속적인 유지의 필요성에도 무게를 뒀다. 과체중 또는 비만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Look AHEAD 연구를 꼽으며 “장기간의 생활습관개선이 궁극적인 종료점인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는 보이지 못했지만, 혈당강하제를 포함, 항고혈압제, 지질강하제 등 심혈관질환 관련 인자를 관리하기 위한 부하량은 줄였다”고 강조했다.

체중증가 약물 회피
과체중, 비만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물요법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당뇨병은 물론 다양한 동반질환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능한 체중증가 위험이 크지 않은 약물을 고르는 것이 첫 번째다.

이를 위해 ADA는 당뇨병 약물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다. 메트포르민,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중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로 분류됐다. 이 외 인슐린, 티아졸리딘디온 계열은 체중증가 위험을 감안해야 하고 DPP-4 억제제는 체중에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이 외 △클로자핀, 올란자핀, 리스페리돈 등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삼환계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단일 아미노 옥시다아제 억제제 등 항우울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프로게스틴 함유 경구용 피임약물 △가바펜틴 등 항경련제 △항히스타민 및 항콜린제도 체중증가와 연관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체중감소 약물치료
체중감소를 위한 약물치료는 BMI 27kg/㎡ 이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시행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된 5개 약물로 △오피오이드 길항제인 날트렉손과 아미노케톤 항우울제인 부프로피온 복합제(제품명 콘트라브) △리파아제 억제제 올리스탯(60mg 알리, 120mg 제니칼) △선택적 세로토닌 5-HT2c 수용체 작용제 로카세린(벨빅) △교감신경 아민 식욕감퇴제인 펜터민과 항전간제인 토피라메이트 복합제(큐시미아) △아세틸화 인체 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를 권고했다.
한 약물로 3개월 치료 후 체중감소 폭이 5% 미만이거나 안전성 또는 내인성 문제가 있다면 투여를 중단하고 다른 약물로 바꾸거나 전략을 전환한다.

ADA는 “기전이 다른 만큼 약물별 체중감량 효과는 차이가 있지만 최저 2.5kg부터 최고 8.9kg까지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이스라인 대비 5% 이상 체중감량에 도달한 비율도 적게는 35%에서 최고 73%까지 보고됐다”며 약물요법의 효과를 강조했다.

한편 ADA는 약물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은 최초 3개월 동안은 매달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또 체중 5% 미만 감량의 불충분한 반응이나 안전성·내인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투여 중인 약물을 중단하고 다른 약물로 전환 또는 치료전략의 재구성을 주문했다.

대사수술
대사수술도 주요한 비만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았다. ADA는 BMI 40kg/㎡ 이상(아시아인 37.5kg/㎡ 이상)인 경우 혈당관리 또는 혈당강하전략을 고려하지 않고 시행할 수 있으며, BMI 35~39.9kg/㎡(아시아인 32.5~37.4kg/㎡)인 경우에는 생활습관개선 및 약물요법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 BMI 30~34.9kg/㎡(아시아인 27.5~32.4kg/㎡)이면서 경구용 및 주사제 요법으로 적절하게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에게도 대사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단 다학제팀이 있는 경험이 많은 의료기관에서 시행해야 하고, 수술 후 장기간 생활습관 및 영양상태 관찰이 필수적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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