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2015년 새로운 당뇨병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새 지침의 결정판은 ‘고혈당 치료 알고리듬’이다. 제2형 당뇨병 진단시점부터 장·단기적으로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로드맵이 알고리듬에 집약돼 있다. 학회 측은 임상현장에서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알고리듬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전력을 경주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당뇨병 치료 알고리듬’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A1C 6.5% 미만
당뇨병학회는 고혈당 관리 시 혈당조절 목표치를 당화혈색소(A1C) 6.5% 미만으로 제시했다. 미국당뇨병학회(ADA)나 유럽당뇨병학회(EASD)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다만 “초기 당뇨병이면서 동반 합병증이 없고 저혈당증 발생위험이 낮은 경우는 목표치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명시했다. 반면 “중증 저혈당증, 짧은 기대여명, 진행된 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 75세 이상 노인에서는 저혈당증 위험을 고려해 목표치를 개별화할 수 있다”며 환자특성에 따라 목표치를 유동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알고리듬
새 가이드라인은 A1C 수치를 기준으로 생활요법과 함께 단독, 2제, 3제의 약물요법을 순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알고리듬을 통해 설명했다. 최우선적으로 당뇨병 진행에 관계없이 생활요법을 치료 전반에 적용하도록 일반론을 택했다. 한편 A1C가 7.5% 이하인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생활요법과 함께 혈당강하제 단독요법 적용을 권고했다.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A1C 6.5% 미만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혈당강하제 치료를 시작하라는 것인데, 메트포르민이 우선 고려할 수 있는 1차선택으로 전면에 내세워졌다. UKPDS 연구 등 일련의 임상근거와 비용효과를 고려한 결과다.

1차치료
주목할 대목은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를 제외한 서양의 대부분 가이드라인이 1차선택 약물로 메트포르민을 유일하게 권고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여타 계열의 약물 또한 1차치료 단독요법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약제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이다.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유병특성과 함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초기치료 전략으로서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티아졸리딘디온계의 대등한 효과를 보고한 우리나라의 PEAM 연구 등을 고려한 결과다.

메트포르민을 비롯해 사용할 수 있는 1차선택 약물은 DPP-4 억제제, 설폰요소제/글리나이드, 티아졸리딘디온계,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 SGLT-2 억제제, 인슐린 순으로 차등 권고됐다. 약제배열과 관련해 학회는 “국내 임상자료 여부, 다빈도 처방 약제, 부작용(체중증가, 저혈당증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DPP-4 억제제가 단독은 물론 병용요법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며, SGLT-2 억제제가 국내 가이드라인 권고안에 처음 등장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2·3차선택
혈당강하제 단독요법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이내에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약제를 추가하는 2제 병용요법으로 전환하도록 주문했다. 또 A1C가 7.5% 이상일 경우에는 2제요법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메트포르민 또는 여타 혈당강하제의 1차치료에 이은 2차선택 역시 선호도를 차등화해 제시했다.

2제요법 단계에서도 3개월 내에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경우 3제요법을 진행하고, 여기서도 실패할 경우 최종적으로 약제 추가 또는 인슐린 요법의 강화가 적용된다. 한편 당뇨병 진단시점에서 A1C가 9.0% 이상이면서 고혈당에 의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인슐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그림>.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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