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고혈압에 이어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혈압치료 시에 이전보다 강력하게 조절하는 것이 심혈관 임상혜택을 담보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SPRINT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혈압이 동반된 비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강력하게 조절했을 때 140mmHg 미만보다 주요심혈관사건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서도 ‘The lower, the better’ 혈압조절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이드라인 권고안

현재 국내외 고혈압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는 신장질환 환자의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40mmH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과거 130mmHg 미만을 권장해 왔으나,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목표치를 완화해 권고한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당뇨병이 없는 만성 신장질환·고혈압 환자는 수축기혈압이 140mmHg 미만일 때 혈압을 더 떨어뜨려도 추가적인 이득이 없었다”며 “당뇨병 유무에 상관없이 만성 신장질환 동반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으로 권고한다”

고 밝혔다. 다만 “알부민뇨가 뚜렷한 고혈압이라면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30mmHg 미만으로 더 낮추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유동적인 적용을 주문했다.

SPRINT 하위분석

미국 유타대학 Alfred Cheung 교수는 “고혈압은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에 포함된다”며 “하지만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면서 신장기능 악화속도를 늦출 수 있는 최적 목표혈압은 명확하지 않아,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고 SPRINT 하위분석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는 등록 당시 고혈압이 동반된 비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 2646명이 포함됐다. 평균연령은 72세였고, 75세 이상이 44%를 차지했다. 이들은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조절그룹(강력한 혈압조절군) 또는 140mmHg 미만 그룹(표준 혈압조절군)으로 1:1 무작위 분류돼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120mmHg vs 140mmHg

1차 종료점은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급성 심부전,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 원인 사망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한 주요심혈관사건으로 설정했다.

2차 종료점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전체 사망률),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50% 이상 감소하거나 투석 또는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장질환으로 진행된 경우로 정의했다.

3.3년(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주요심혈관사건은 강력한 혈압조절군이 표준 혈압조절군보다 19% 낮았다(HR 0.81, 95% CI 0.63~1.05).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도 표준 혈압조절군 대비 28% 낮았다(0.72, 0.53~0.99). 목표혈압에 따른 신장기능은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는데, 신장기능이 악화되거나 말기 신장질환으로 진행된 환자군은 강력한 혈압조절군이 15명, 표준 혈압조절군이 16명이었다(0.90, 0.44~1.83).

75세 이상 연령대

75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강력한 혈압조절군이 표준 혈압조절군보다 주요심혈관사건 위험을 36%(0.64, 0.45~0.92),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은 34%(0.66, 0.49~0.9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연령에 관계없이 고혈압이 동반된 비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목표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강하게 조절해야 임상혜택이 크다는 것이다.

Cheung 교수는 “고혈압이 동반된 비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140mmHg보다는 120mmHg 미만으로 목표혈압을 설정해 치료했을 때 주요심혈관사건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 “향후 가이드라인에서는 여러 연구결과와 함께 SPRINT 하위분석 결과를 고려해 비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최적 목표혈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6월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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