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폐경학회는 2016년 폐경여성 호르몬요법에 대한 지침을 업데이트했다. 2014년판 이후 발표된 근거를 반영한 것으로 기존 치료지침에서 제시한 폐경 여성 연령 및 폐경 시기에 따른 타이밍요법(timing hypothesis)을 동일하게 권고했다. 타이밍이론을 적용한 호르몬요법이 자리잡혀가는 모양세다.

대한폐경학회는 “폐경은 여성의 삶에 정신·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 폐경 평균연령은 50세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 인구추계자료에서 2020년에는 전체 여성 중 40%가 폐경이 될 전망이다”며 관리가 필요한 여성의 수가 차후 급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몬요법 시행전 검사
대한폐경학회 치료지침에서도 북미폐경학회(NAMS), 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 가이드라인과 동일하게 호르몬요법에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개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했다. 이를 위해 호르몬요법 1년 이내에 기본적인 검진을 시행하고, 호르몬요법의 적응증 및 금기증(골다공증, 정맥혈전색전증, 유방암, 심혈관질환, 뇌졸중, 편두통 등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확인하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혈액검사, 유방촬영술, 골밀도검사도 권고했다.

호르몬요법의 주적응증은 에스트로겐 결핍에 의한 증상 및 신체적 변화, 폐경과 관련된 혈관운동증상, 폐경 관련 비뇨생식계 위축증상, 폐경이행기와 폐경 후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다. 금기는 진단되지 않은 질출혈, 에스트로겐 의존성 악성 종양(유방암, 자궁내막암 등), 활동성 혈전색전증, 활동성 간질환 또는 담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추적검사는 1~2년 간격으로 시행한다.

혈관운동증상
혈관운동증상은 호르몬요법의 가장 주된 적응증이다. 혈관운동증상은 중추신경계에서 에스트로겐 저하와 관련해 발생하기 때문에 호르몬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적용할 수 있는 호르몬요법은 표준용량, 저용량 모두 혈관운동증상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프로게스테론 역시 최소한의 위험도를 보이며 혈관운동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인다. 특히 치료중단 시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는 에스트로겐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게다가 증상개선과 함께 건강 관련 삶의 질(HRQoL), 폐경증상 관련 삶의 질(MSQoL), 일반적 삶의 질(GQol) 역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호르몬요법을 통해 복부지방 축적도 개선된다고 권고했다. 폐경이행기의 호르몬요법은 체중증가와 연관성이 없고 복부지방 축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중심성 비만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WHI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용요법 3년 투여결과 중심비만을 감소시켰고, 저체중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특히 에스트로겐 치료를 통한 복부지방 축적 개선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키고 제2형 당뇨병 발생을 저하시킨다. 또 혈관운동증상 외 관절통, 근육통,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폐경증상도 호르몬요법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생식비뇨기 위축 및 성기능장애
생식비뇨기 증상도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생식비뇨기의 상피세포가 위축되는 대표적인 폐경증상이다. 폐경 후 4~5년 뒤부터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고 폐경여성의 25~50%가 불편함을 호소한다.

생식기 관련해 대표적인 증상은 질건조증이고 질통증, 소양증, 작열감, 악취성 분비물, 성교통, 성교 후 출혈, 성욕감퇴 등이 동반된다. 비뇨기 증상으로는 배뇨통, 빈뇨, 절박뇨, 요실금, 재발성 비뇨기 감염, 배뇨시 악취 등이다. 에스트로겐 투여는 질상피세포의 회복으로 정상 질내 세균총을 유지시켜 질염의 빈도를 낮추고 재발성 요로감염, 빈뇨 등 폐경기 비뇨기증상을 호전시킨다.

생식기질환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 질위축은 폐경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악화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증상이 확인되면 치료를 시행한다. 에스트로겐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전신요법보다는 국소 에스트로겐 요법을 사용하고, 국소 에스트로겐 요법 시 일반적으로 프로게스토겐 병용요법은 필요없다. 단 1년 이상 저용량 에스트로겐 투여의 안전성에 대한 자료는 없고, 자궁출혈이 있을 때는 자궁초음파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 자궁내막검사를 한다.

비뇨생식기 증상에 대한 호르몬요법은 4~6주 투여했을 때 상피세포와 방광의 트라이곤(trigone)의 위축을 없애준다. 세계폐경학회(IMS)에서는 과운동성 방광증상을 보이는 폐경후 여성에게 방광훈련법, 생활습관교정과 함께 국소 에스트로겐요법과 항무스카린 약물사용을 우선적으로 권하고 있다.

한편 에스트로겐 전신요법은 복압성 요실금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고, 호르몬요법을 받는 환자 중 프로게스토겐 투여 환자에서 과민성 방광 증상과 요실금이 증가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관상동맥질환
주요하게 논의되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영향도 정리됐다. 관련 근거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는데 우선 WHI 추가분석에서는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호르몬요법 시작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폐경 10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여성에서는 위험이 감소했지만, 폐경 20년 이상 환자에서는 위험이 증가했다. 메타분석 결과도 호르몬요법의 혜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초기에 발표된 HERS 연구에서는 합성 에스트로겐(CEE) +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MPA) 병용요법 시 예방효과가 없었고 치료 첫 해에는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50% 증가해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WHI 연구에서도 CEE + MPA 병용요법이 예방효과가 없었고 첫 해 위험이 유의하게 80% 증가한 이후 감소했다. CEE 단독요법은 관상동맥질환 예방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의 메타분석과 WHI 연구 추가분석 결과는 폐경 후 기간이 길거나 고령인 환자들이 이미 죽상동맥경화증을 이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메타분석에서는 폐경 후 10년 이내 호르몬요법은 사망위험 30%, 심혈관 사망 위험 48%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HI 연구에서도 50대 환자들의 관상동맥칼슘 지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추가적으로 최근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결과도 더해졌다. DOPS 연구에서는 평균 50세인 여성에게 호르몬요법을 10년 시행했을 때 사망률, 심부전, 심근경색증 등 1차 종료점이 52% 감소했고, KEEPS 연구에서도 평균연령 52세인 환자에게 호르몬요법을 4년 시행한 결과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ELITE 연구에서는 폐경 6년 미만의 환자에서는 호르몬요법이 CIMT를 감소시켰지만, 폐경 10년 이후의 여성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대한폐경학회는 “타이밍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반영해 폐경 후 10년 이내 혹은 60세 이하인 건강한 초기 폐경여성에서 호르몬요법을 시작하면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호르몬요법의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효과는 치료시작 시기와 프로게스토겐 사용 여부 또는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정리했다. 한편 관상동맥질환 1차 또는 2차예방만을 목적으로 하는 호르몬요법은 권장되지 않는다.

뇌졸중·정맥혈전색전증
뇌졸중 위험에도 타이밍이론이 입증됐다. WHI 연구를 연령에 따라 분석한 결과 60세 미만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에 호르몬요법을 시작한 이들에서는 뇌졸중 위험이 없었지만, 60~69세 여성에서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을 시행한 이들에서만 위험이 증가했다. 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을 시행한 경우에는 증가하지 않았다.

대한폐경학회는 “국내외 학회들의 권고안에서는 경구용 호르몬요법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제시했지만, 60세 미만에서 절대적인 위험도는 드물다”고 정리했다. 특히 저용량, 경피용 에스트로겐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단 뇌졸중 1, 2차 예방을 위한 호르몬요법은 권고하지 않았다.

정맥혈전색전증 관련해서는 USPSTF 분석, WHI, HERS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이 연구들에서는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2배가량 증가하고, 고령 환자에서 그 위험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WHI 분석결과 50~59세 여성에서 에스트로겐을 투여했을 때 정맥혈전색전증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또 유럽 관찰연구에서는 경피용 에스트로겐 투여시 증가하지 않았다. 단 프로게스토겐 제제에 따른 위험은 고려해야 한다.  

암관련 영향
유방암
암 관련 내용도 정리했다. 유방암, 자궁암뿐만 아니라 폐암 관련 내용도 언급했다. 우선 유방암 위험은 WHI 연구 5.6년 관찰결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치료군에서 1.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4년 시점까지 위험도 증가는 없었지만, 5년 이후 증가하는 경향이 보였다. 단 하위분석에서는 호르몬요법 경험환자에서만 위험이 증가했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전략 7.2년 관찰에서는 역으로 유방암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치료중단 후 평균 13.2년 관찰했을 때는 유방암 위험이 21% 유의하게 감소했다. 추가적으로 Nurse Health 연구에서도 15년까지 관찰한 결과 유방암 위험도의 유의한 증가는 없었다. 단 대한폐경학회는 “국내 유방암 발생빈도 및 양상과 미국의 통계는 차이가 커서 미국의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난소암
호르몬요법의 난소암 위험도에 대해서는  장기간 에스트로겐 요법이 난소암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절대적인 위험도는 드물다고 정리했다. NAMS도 5년 이상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치료를 시행했을 때 절대위험도가 1000명 중 0.7명으로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WHI 연구에서는 평균 5.6년 관찰한 결과 호르몬요법이 위약 대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을 들어 연관성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자궁내막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시 자궁내막증식증 위험이 증가했고 비전형증식증도 발생했지만,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전략은 자궁내막의 변화를 유발하지 않았다. 자궁이 있는 여성에서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용량과 투여기간이 비례해 자궁내막암을 증가시킨다고 정리했고, 자궁이 없는 여성에는 에스트로겐을 투여하고 자궁이 있을 경우에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용요법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대장암 · 폐암
대장암에 대해서는 ACE와 국제폐경학회(IMS)의 의견을 인용, 호르몬요법이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대장암 예방목적의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또 폐암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기능 · 치매 · 우울증
인지기능에 대해서는 SWAN, KEEPS 연구를 근거로 호르몬요법을 초기에 사용하면 인지기능 감소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WHIMS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여성에서 에스트로겐,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전략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치매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미 임상적으로 치매에 이환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렇지만 인기기능 치료 또는 악화예방 목적의 호르몬요법은 권고하지 않았다.
우울증에 대해서는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직 호르몬요법을 통한 우울증 치료 근거는 부족하지만, 기분장애 및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골밀도 및 골절 위험에 대해서도 해외 가이드라인과 동일한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호르몬요법이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골절위험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을 권고했다. WHI 연구에서는 척추와 대퇴골 골절이 각각 30% 이상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NORA 연구에서는 골감소증 환자에서도 골밀도 감소 및 골절예방을 위한 호르몬요법의 혜택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저용량 호르몬요법 역시 골밀도 유지에는 효과적이지만 골절 예방효과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조기폐경 여성이나 골감소증 여성에서도 골손실 예방을 위해 호르몬요법을 적용토록 했다.

담낭질환
담낭질환에 대해서는 에스트로겐 또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용요법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관찰이 필요하고, 담낭질환 환자에서는 비경구 호르몬요법을 제안했다.

티볼론
합성 스테로이드 19-노르테스토스테론 유도체인 티볼론에 대한 별도의 권고사항도 유지됐다. 티볼론은 LIBERATE, LIFE 연구 등을 통해 폐경증상부터 심혈관질환, 암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을 확보했다. 관련 근거에서 티볼론은 혈관운동증상, 비뇨생식기 위축 등 폐경증상 완화에 효과적이고 성기능장애에 더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기분장애, 수면장애, 집중장애, 피로감의 완화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골밀도감소 및 골절예방 효과도 보인다. 정맥혈전색전증, 관상동맥질환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 유방암 환자에서는 유방암 위험도가 증가하고, 60세 이상에서 사용하면 뇌졸중이 증가한다.

TSEC
조직 선택적 에스트로겐 복합제인 합성 에스트로겐과 바제독시펜 복합제에 대한 권고사항도 정리했다. 이 역시 혈관운동증상, 비뇨생식기 위축 등 폐경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이고, 요추, 대퇴골 골밀도를 감소시킨다. 자궁내막에 대한 안전성도 확보했다. 단 유방암, 심혈관질환에 대한 주요 근거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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