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Korean Dia­betes Fact Sheet in 2016’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만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당화혈색소≥6.5%, 공복혈당≥126mg/dL) 유병률은 13.7%에 달한다. 우려되는 것은 노인인구의 당뇨병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당뇨병 유병률은 30.5%로 노인 3명 중 1명은 고혈당과 합병증 위험으로 고통받고 있다.

연령 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30~39세 3.1%, 40~49세 12.1%, 50~59세 18.8%, 60~69세 33.1%, 70세 이상 27.2%로 연령이 늘수록 유병률 상승곡선이 더 가파르다. 여성 또한 2.1%, 5.7%, 11.1%, 24.1%, 33.8%로 비슷하다. 다만 남성은 당뇨병 유병률이 60~69세에 33.1%로 정점을 찍는 반면, 여성은 70세 이상 연령대가 33.8%로 가장 많다<그림>.

혈당 조절률
노인인구에서는 당뇨병 유병률이 높은 반면 혈당 조절률(혈당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유지)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다중이환(multi­­morbidity), 다제약물요법(poly­pharmacy), 노인증후군(geriatric syn­drome)으로 대변되는 고령 당뇨병 환자의 유병특성으로 인해 혈당치료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노인병학회(AGS)는 ‘노인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령 당뇨병 환자들의 조기사망,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위험이 비당뇨병 환자에 비해 높다”고 밝혔다.

고연령대의 당뇨병 환자들이 열악한 신체기능 및 삶의 질, 장애, 허약(frailty) 등 신체적 결함과 함께 고혈압, 지질이상, 근골격계기능장애, 신장기능장애 등 다수의 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자들을 혈당 하나만 보고 접근해서는 치료목표에 근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노인 당뇨병의 경우 다중 동반질환으로 인해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도 증가한다. 노인 환자에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요인이다. 서울의대 김광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는 “여러 약물을 복용하면 노인성 질환과 노화에 대해 약동학적 약물상호작용이 발생해 이상반응이 훨씬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저혈당증 위험
이러한 유병특성으로 인해 노인 당뇨병 환자들은 저혈당증 위험에 매우 취약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노인 환자에서 자율신경계의 부조화, 영양부실, 알코올 의존성, 다제약물의 복용, 신장과 간기능의 약화, 미세혈관합병증 위험 등으로 인해 저혈당증이 더 자주 더 심하게 발생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저혈당증이 생겨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과도한 혈당조절은 저혈당증을 유발해 심혈관합병증 및 인지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당뇨병 가이드라인 대부분은 일반적인 혈당 목표치를 당화혈색소(A1C) 6.5%~7% 미만으로 권고하면서도, 노인 환자의 경우 임상특성을 기반으로 치료의 위험 대비 혜택을 고려해 개별화되고 유동적이며 완화된 목표치를 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ADA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올해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목표치를 A1C 7% 미만으로 제시하면서도,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라 유동적인 조절을 주문했다. 특히 △중증 저혈당증 병력 △제한된 잔여수명 △진행된 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 △광범위한 동반질환 특성의 환자에게는 A1C 8% 미만을 목표로 치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짧은 당뇨병 이환기간 △긴 잔여수명 △심혈관질환 무병력자 등 저혈당증을 비롯한 부작용 위험 없이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에게는 A1C 6.5%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도 타당하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당뇨병학회의 2015년 가이드라인 역시 노인 환자에게 보다 완화된 혈당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학회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목표치를 A1C 7% 미만으로 제시하면서도 △중증 저혈당증 △짧은 기대여명 △진행된 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 △75세 이상 노인 환자의 경우 저혈당증 위험을 고려해 목표치를 개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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