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15’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63%로 대사증후군 위험이 매우 높다. 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동반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아진다. 때문에 이상지질혈증이든 고혈압이든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두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는 종합관리 전략이 최근의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다.

항고혈압제 치료

최근 고혈압 치료의 패러다임은 혈압조절에서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고혈압제 역시 혈압강하력에 그치지 않고 부가적인 심혈관 보호효과 여부까지 결부시켜 효과(임상혜택)의 강약을 판단한다.

심혈관 보호효과로 정평이 나있는 항고혈압제는 바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 억제제 계열이다. 이 가운데서도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는 탁월한 심혈관 보호효과를 자랑한다.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진료지침을 보면, 심부전·관상동맥질환·당뇨병성 신장병증·뇌졸중·심근경색증 후·당뇨병 환자 등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혈압치료에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함께 ARB를 권고하고 있다.

CHARM 연구

ARB는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좌심실박출량이 감소된 심부전 환자에서 입원 및 사망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이 입증됐다. 심부전 환자에서 ARB의 효과를 입증한 사례는 CHARM 연구가 대표적이다.

칸데사르탄이 심부전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및 여타 관상동맥사건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으로, NYHA 심부전 II~IV기에 해당하는 7599명(평균연령 66세)의 환자를 최적 약물요법에 더해 칸데사르탄(타깃용량 1일 32mg) 또는 위약군으로 나눠 37.7개월(중앙값) 치료·관찰

했다.

칸데사르탄 그룹의 1차 종료점(심혈관 원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빈도는 20.4%로 위약군(22.9%)과 비교해 유의한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04). 2차 종료점이었던 치명적 심근경색증, 돌연사,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또한 12.1% 대 13.8%로 칸데사르탄군이 우수한 상대위험도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2).

불내약성으로 ACEI 사용이 어려운 심부전 환자에서 칸데사르탄을 평가한 CHARM-Alternative 연구에서도 칸데사르탄군 33% 대 위약군 40%에서 심혈관 사망 또는 만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발생해 유의한 혜택이 확인됐다(비보정시 P=0.0004, 다중변수 보정시 P＜0.0001).

계열효과 vs 약제특성

최근에는 항고혈압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계열효과(class effects) 하나로 묶어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계열일지라도 약제의 기전상 특징으로 인해 유효성과 안전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ARB 계열 내에서 각각의 약제특성에 따라 임상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보고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 2011년에는 칸데사르탄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리얼월드에서 확인한 연구가 발표됐다. 관찰연구를 통해 ARB 제제의 1 대 1 직접 비교를 진행했는데, 여타 ARB에 비해 칸데사르탄이 심부전 환자의 사망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로수바스타틴

HOPE-3 연구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중등도 위험군 환자에서 지질치료제, 항고혈압제, 지질치료제·항고혈압제 치료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효과를 평가했다. 지질치료 분석에서는 대표적 스타틴 제제 로수바스타틴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는 21개국 228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이중맹검·무작위·위약대조 방식의 대규모 4상 임상연구다. 대상환자들은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60세 이상 여성 또는 55세 이상 남성 1만 2705명으로, 평균혈압 138/82mmHg, LDL 콜레스테롤 128mg/dL로 심혈관질환 중등도 위험군에 해당됐다.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 10mg이 위약 대비 LDL 콜레스테롤은 물론 ApoB-100, 고민감도 C 반응성 단백질(hsCRP)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1차 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발생률은 로수바스타틴 10mg군 3.7% 대 위약군 4.8%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4% 낮았다(hazard ratio 0.76, P=0.002). 2차 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장발작 소생, 심부전, 재관류술)은 각각 4.4% 대 5.7%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5% 감소했다(hazard ratio 0.75, P＜0.001).

2차 종료점 세부평가에서 심근경색증은 0.7% 대 1.1%(P＜0.05), 관상동맥질환은 1.7% 대 2.2%(P=0.02), 심혈관 원인 입원율은 4.4% 대 5.8%(P＜0.001)로 로수바스타틴 10mg은 일관된 위험감소 효과를 보였다.

추가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은 위약 대비 1년시점 39.6mg/dL, 3년시점 34.7mg/dL, 종료시점에는 34.6mg/dL 감소했다. 새로운 당뇨병 발생률은 3.9% 대 3.8%로 위약과 차이는 없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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