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당뇨병연맹(IDF) 연례학술대회가 2017년 12월 4~8일 아랍 에미리트 아부 다비에서 열렸다. 메트포르민부터 최근의 SGLT-2 억제제까지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가 임상현장에 자리잡은 가운데 IDF에서는 다양한 약물의 추가적인 치료효과와 아시아인에 초점을 맞춘 근거들이 발표됐다. 특히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제미글립틴

BALANCE, 로수바스타틴과의 복합제 효과

성균관의대 배지철 교수(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팀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관리에 대한 DPP-4 억제제 제미글립틴과 고강도 스타틴인 로수바스타틴의 고정용량 복합제 연구를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은 이상지질혈증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고 지적하며 “제2형 당뇨병에서 혈당과 LDL 콜레스테롤 관리는 심혈관질환 발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복합적인 치료전략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대조군 이중맹검 3상임상으로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환자 290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6주 이상 동안 안정적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았다. 베이스라인 평균 당화혈색소(A1C)는 7.79%, LDL 콜레스테롤은 136mg/dL, 연령은 55.9세, BMI는 25.5kg/㎡, 당뇨병 유병기간은 6.6년이었다.

대상 환자들은 제미글립틴/로수바스타틴 복합제군, 제미글립틴군, 로수바스타틴군으로 분류됐다. 제미글립틴은 50mg, 로수바스타틴은 5mg에서 최고 20mg까지 증량했다. 메트포르민은 연구기간 내 지속투여했다.

24주시점 A1C, LDL 콜레스테롤 변화 정도를 평가한 결과 복합제군에서 유의한 감소효과를 보였다. 베이스라인 대비 A1C는 제미글립틴군 대비 -0.81±0.11% LDL 콜레스테롤은 로수바스타틴군 대비 -51.9±2.7%의 차이를 보였다. A1C 7% 미만 또는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에 도달한 환자비율도 단독요법군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유해사건 발생률은 각각 45.8%, 30.9%, 39.2%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배 교수는 “제미글립틴/로수바스타틴 복합제는 이상지질혈증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전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연구결과를 평했다.

리얼월드에서 알부민뇨·총콜레스테롤 개선효과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인도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real world) 연구도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는 “임상시험에서 제미글립틴은 혈당조절은 물론 지질 프로파일, 알부민뇨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제하며 실제 임상현장에서 제미글립틴 24주 전략의 A1C, 공복혈장혈당(FPG), 지질 프로파일, 혈청 크레아티닌, 알부민뇨 배출에 대한 영향을 평가했다.

대상 환자들은 인도 뭄바이 3개 의료기관에서 모집했고,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았다. 평균 연령은 52.2세, 당뇨병 유병기간은 3.59년, 베이스라인 A1C는 8.59%, FPG는 148.96mg/dL였다.

24주시점 평가결과 A1C는 1.24%, FPG는 41mg/dL 감소했다. 이와 함께 알부민뇨배출은 45.93mcg/min에서 28.7mcg/min으로 감소했다. 총콜레스테롤은 197.4mg/dL에서 151.0mg/dL으로, 중성지방은 171.68mg/dL에서 141.58mg/dL로 감소했다. 단 BMZ, 혈청 크레아티닌에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로베글리타존

초기 환자에서 유의한 효과 보고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약물인 로베글리타존도 IDF 2017에서 조명됐다.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팀은 로베글리타존의 효과가 큰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로베글리타존으로 6개월 이상 치료받은 총 541명을 회귀분석해 A1C, 인슐린 저항성, 인슐린 분비능의 변화를 평가했다. 이와 함께 A1C가 1% 이상 감소한 경우를 반응이 좋은 환자군으로 분류해 관련 인자도 평가했다.

로베글리타존 투여기간은 평균 350일이었다. A1C는 평균 0.6% 감소했다(7.8%에서 7.2%). 베이스라인 A1C, FPG, 식후 2시간혈당, 공복 C펩타이드, 인슐린 수치는 치료반응이 좋은 환자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병용 주인 타계열 당뇨병 약물로 환자들을 분류해 평가한 결과 DPP-4 억제제를 병용한 환자에서 A1C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됐고 뒤이어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병용군으로 나타났다.

다변량 로지스틱 분석을 시행한 결과 당뇨병 유병기간이 짧고 베이스라인 A1C와 공복 C펩타이드가 높은 경우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이 높은 것으로 타났다. 한편 로베글리타존군에서 체중은 1.3kg 증가했지만, 중증 유해사건은 없었다.

한국 리얼월드 연구

실제 임상현장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국내 단일의료기관에 방문한 제2형 당뇨병 환자 2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회귀 및 관찰연구였다. 대상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6세로 6개월 이상 로베글리타존을 복용했다. 연구에서는 A1C, FPG 강하효과와 함께 인슐린 민감도의 변화도 함께 평가했다. 인슐린 민감도는 정맥투여 인슐린 0.1U/kg 투여로 평가했다.

평균 베이스라인 A1C는 8.7%, FPG는 196.6mg/dL이었다. 치료 6개월 시점 A1C는 1.0%, FPG는 36.8mg/dL 감소했다. 추가적으로 지질 프로파일을 평가했을 때도 중성지방은 30.8mg/dL 감소했고 HDL 콜레스테롤은 1.2mg/dL 증가했다. 인슐린 민감도도 0.681%/min 유의하게 증가했다.

추가적으로 병용요법으로 로베글리타존을 투여받은 환자에서는 A1C가 1.04%, FPG는 38.1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베글리타존으로 전환한 환자에서는 각각 0.85%, 33.6mg/dL 감소했다. 베이스라인 환자의 특징에 따른 효과 차이는 없었다.

▲시타글립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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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타글립틴의 장기간 단독요법을 평가한 연구도 포스터 세션에서 선보였다. 일본 도쿄의대 코시가야병원 T. Inukai 교수팀은 “DPP-4 억제제는 저혈당증과 체중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제2형 당뇨병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동물실험에서는 경동맥 및 거대혈관 재협착의 개선효과도 보였고, 지질대사 개선, 항염증 효과, 신장보효 효과 등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도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한 DPP-4 억제제는 시타글립틴이다. Inukai 교수는 “대표적인 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은 TECOS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에 대한 비열등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장기간 단일요법 사용에 따른 효과 유지, 안정성, 혈당조절 등에 대해서는 거의 보고된 바 없다”며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시타글립틴을 104주간 투여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조절 효과 및 유지, 지질대사 변화를 평가했다. 총 345명을 모집했다. 대상 환자들의 평균 A1C는 6.9~8.3%였고, 시타글립틴은 50mg을 투여했다. 최초 12주 투여시점에서 A1C가 7.4% 이상인 환자들은 시타글립틴을 100mg까지 증량했다. 이후 8주 단위로 A1C를 평가해 높게 나타난 환자들에게는 메트포르민 500~1500mg 또는 피오글리타존 15~30mg을 투여했다.

1차 종료점은 시타글립틴 단독요법 12주시점에서 A1C 7.4% 미만으로 조절된 비율이었고, 52주시점에서 7.4% 미만으로 조절된 비율도 평가했다.

12주시점 평가결과 시타글립틴 단독요법은 A1C와 FPG를 모두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A1C는 베이스라인 평균 7.5%에서 6.8%로, FPG는 142.5mg/dL에서 128mg/dL로 감소했다. A1C 7.4% 미만 도달률은 88.5%였고, 이 환자들에서 체중은 0.3kg 감소했다. 게다가 12주시점에서 A1C 7.4% 미만으로 조절된 환자의 74.5%는 52주시점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2주 시점까지 A1C가 조절된 환자들은 체중도 0.7kg 감소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12주 시점에서 시타글립틴을 통해 혈당이 조절된 환자들은 52주, 나아가서 104주까지 단독요법을 통한 혈당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ADOPT 연구를 언급했다. ADOPT 연구에서는 5년간 치료효과를 평가했을 때 글리부라이드, 메트포르민, 로시글리타존 순으로 혈당이 다시 증가하는 리바운드 현상이 보고됐다. 즉 당뇨병 약물마다 지속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번 연구에서 DPP-4 억제제인 시타글립틴은 장기간 유지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파글리플로진 PMS 연구

국내에서 첫 번째로 승인된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의 시판 후 조사(PMS) 연구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는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고,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의 특성도 확인했다.

총 1차 의료기관을 포함 112개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평가 다파글리플로진 용량은 10mg 이었다. 베이스라인 평균 A1C는 8.11%, FPG는 166.18mg/dL, 식후혈당은 233.05mg/dL, 체중은 76.69kg이었다.

12주시점 평가했을 때 모든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1C는 0.63%, 공복혈장혈당은 26.52mg/dL, 식후혈당은 43.14% 감소했고, 24주시점에도 각각 0.89%, 32,25mg/dL, 60.92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도 24주 시점에 1.61kg 줄었다.

A1C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연령, 당뇨병 유병기간, 당뇨병성 합병증, 베이스라인 A1C, 사구체여과율로 나타났다.

▲중국 리얼월드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적 효과

중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연구도 발표됐다. 다파글리플로진을 새롭게 처방받은 95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로, 평균 연령은 54.8세, 유병기간은 14년, BMI는 31.3kg/㎡, A1C는 8.8%였다. 전체 환자들 중 9.5%는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하고 있었고, 32.6%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치료 1개월 시점 평가한 결과 체중은 1.0kg 감소했다. 유의한 체위성 저혈압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추가관찰한 결과 체중은 3개월시점에 1.3kg, 6개월시점에서 1.7kg, 12개월시점에서 1.9kg 감소했다. 각각 1.6%, 2.1%, 2.3% 감소한 셈이다. A1C는 각각 0.74%, 0.76%, 0.67%감소했다.

12개월시점에 체중이 2kg 이상 감소한 환자는 44.4%,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22.2%였고, A1C가 1% 이상 감소한 환자도 40.8%로 나타났다.

안전성에서도 12개월시점 다파글리플로진은 75.8%의 환자에서 좋은 내약성을 보였다. 부작용 발생률은 비뇨생식기 증상은 3.2%, 다뇨증은 6.3%로 보고됐다.

▲에보글립틴

또 다른 DPP-4 억제제 에보글립틴(evo­gliptin)의 효과를 평가한 국내 연구가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됐다. 한림의대 연구팀이 진행했고, 제2형 당뇨병 초치료 환자에게 에보글립틴을 투여했을 때의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코자 했다.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군 대조 다기관 3상임상 디자인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에보글립틴 5mg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24주간 치료받았다. 1차종료점은 24주시점 A1C)변화였다. 베이스라인 A1C는 양군 모두 7.2%였다.

분석결과 에보글립틴군의 A1C는 0.23% 감소했다. 이와 함께 A1C 6.5% 미만에 도달한 환자 비율도 에보글립틴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유해사건, 저혈당증 발생률은 위약과 유사했다.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대부분 제2형 당뇨병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DPP-4 억제제를 추가 투여하게 된다”며 에보글립틴이 임상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DPP-4 억제제라고 평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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