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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고혈압제 치료 앞당겨지고, 강도 세진다목표혈압 낮추면, 빠른 병용요법 적용 불가피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02.02 11:06
  • 호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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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가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혈압 진단기준과 목표혈압을 이전보다 낮춤에 따라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고혈압 기준과 혈압 목표치가 이전의 140/90mmHg보다 낮은 130/80mmHg에 맞춰지다 보니, 약물치료 시점과 강도가 이전보다 앞당겨지거나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치료시작 시점

항고혈압제 치료시작 시점은 환자의 혈압수치와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한다. ACC와 AHA는 이에 근거해 “심혈관질환 병력자면서 혈압이 130/80mmHg 이상인 경우에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해 항고혈압제 치료가 권고된다”고 밝혔다. 고혈압 치료의 목적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다는 것을 명시하는 동시에,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한 항고혈압제 치료시작 시점을 130/80mmHg으로 앞당긴 것이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고혈압 환자의 1차예방과 관련해서는 10년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발생위험이 10% 이상이면서 혈압 130/80mmHg 이상부터 항고혈압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단 10년내 ASCVD 발생위험이 10% 미만인 경우에는 140/90mmHg 이상부터 항고혈압제 치료를 적용하도록 했다. 혈압이 130/80mmHg 이상이더라도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약물치료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130/80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 모두가 약물치료 대상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1차치료 단독요법

항고혈압제 치료시작 시점의 1차선택제로는 티아지드계 이뇨제, 칼슘길항제(CCB),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권고됐다. 이전과 같이 베타차단제가 1차선택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양 학회는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혈압강하에 있다”며 “이뇨제, ACEI, ARB, CCB, 베타차단제의 5개 계열 항고혈압제가 위약 대비 우수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항고혈압제 전체를 총괄 언급했다.

특히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이 요구된다면서도 단독 항고혈압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에는 환자의 동반질환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도록 요구했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증 병력자나 안정형 협심증 등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는 베타차단제와 RAAS 억제제를 1차선택으로 권장했다. 좌심실박출량이 감소된 심부전 환자에게는 비하이드로피리딘계 CCB를, 좌심실박출량이 보존된 경우에는 RAAS 억제제와 베타차단제를 권고했다. 이외에도 신장질환 환자와 알부민뇨가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 RAAS 억제제가 우선선택으로 이름을 올렸다.

병용요법

항고혈압제 치료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병용요법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혈압 2단계(140/90mmHg)의 환자, 그리고 목표혈압보다 20/10mmHg를 상회하는 경우에는 서로 다른 기전의 2개 약제(2제병용 또는 고정용량 복합제)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다시 말하면 140/90mmHg 이상부터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SPRINT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초기적용은 새 고혈압 가이드라인의 근거가 된 SPRINT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SPRINT 연구의 목적은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20mmHg 미만으로 가정하고, 이 수준까지 낮췄을 때 기존 140mmHg 미만과 비교해 임상혜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연구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시험군 환자들의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급선무였다.

연구등록 시점에서 시험군(집중조절)과 대조군(표준조절)의 수축기혈압은 132mmHg 이상이 34% 대 33%, 133~144mmHg이 32% 대 33%, 145mmHg 이상이 동일하게 34%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시작 시점 양 그룹에서 사용된 항고혈압제의 수가 모두 1.8개였다는 것이다. 치료·관찰 과정에서 12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집중 혈압조절군의 경우, 평균 3개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했다. 14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표준치료군 역시 혈압강하에 사용된 항고혈압제가 평균 2개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치료 항고혈압제 수가 2개인 경우는 집중과 표준조절군에서 각각 30.5%와 33.3%, 3개는 31.8%와 17.2%, 4개 이상인 경우는 24.3%와 6.9%에 달했다. 집중조절군에서는 2제병용과 더불어 3제·4제병용까지 더 많은 항고혈압제가 투여된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집중조절군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환자가 2개 이상의 항고혈압제로 치료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The lower’ 혈압조절을 위해서는 ‘The more’ 항고혈압제가 전제돼야 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초기병용 타당성

미국고혈압학회(ASH)에 따르면, 단일성분 항고혈압제의 평균 강압효과는 9.1/5.6mmHg 정도다. 환자의 혈압이 140mmHg 이상이라고 가정한다면 항고혈압제 단독요법으로 120mmHg 미만의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한 가지 루트만 표적으로 공략하는 항고혈압제 단일요법으로는 혈압을 정상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압 목표치가 정상혈압에 더 가까운 쪽으로 낮게 잡힌다면, 항고혈압제 단독요법의 실용성은 떨어지고 초기부터 2제 이상의 병용요법 적용이 불가피하게 된다. SPRINT를 고려한다면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초기적용이 더욱 부각된다.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 병용, 특히 고정용량 병용요법의 복합제를 조기적용하는 흐름은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단독약제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더블도즈(double dose) 용량이나 다른 약제로의 전환보다는 신속하게 추가적인 약물을 더하도록 패러다임 자체를 병용요법 쪽으로 가져간다.

이처럼 고혈압 치료에서 병용요법이 핵심으로 부상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약물치료의 유효성·안전성·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고혈압제의 병용은 단일요법과 비교해 혈압강하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데 기반한다.

서로 차별화된 기전을 통해 혈압상승의 원인이 되는 다른 타깃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ASH는 “일반적으로 상호보완 작용이 있는 계열의 약물을 병용할 경우 단일약제의 용량을 증가시키는 것에 비해 5배 정도의 강압효과를 거둘 수 있다(Am J Med 2009)”고 밝혔다.

내약성·순응도 개선

전반적인 내약성 개선 역시 병용요법을 선택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약제를 늘리면 부작용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약제 간 상호보완 작용으로 인해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추가되는 항고혈압제의 약물학적 특성으로 인해 초기 단일약제의 부작용 위험을 상쇄시킬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순응도는 항고혈압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같은 혈압강하력의 두 항고혈압제를 놓고도, 순응도에 따라 효과의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순응도를 놓고 본다면 두 가지 이상 항고혈압제를 하나의 정제에 혼합한 복합제가 선호된다. 치료를 간편화시키고 알약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ASH는 복합제와 이를 구성하는 개별 약물을 비교한 9개 임상시험의 메타분석 결과를 인용, 복합제를 통해 약물 순응도를 26%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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