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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강하제 심혈관질환 연구 지금 어디쯤에 있나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04.03 12:00
  • 호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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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당뇨병학회(ADA) 저널 Diabetes Care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아웃컴 연구’ 제목의 글이 실렸다. Diabetes Care에서 진행한 제2형 당뇨병 치료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에 관한 전문가 포럼(Expert Forum)의 결과를 지상중계한 것이다. 지난 2008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혈당강하제의 시판조건으로 심혈관 안전성 검증을 요구한 이래로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혈당강하제 치료가 심혈관질환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즉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다는 결과와 함께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사례도 여럿 있었다. 이에 근거해 '혈당조절(혈당강하제 치료) = 심혈관질환 예방'의 공식이 확립돼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계열 별로 또는 계열 내에서도 약제 별로 일관된 심혈관질환 아웃컴이 도출되지는 않고 있다. 심혈관 임상혜택을 혈당강하제 전반으로 확대시키기에는 아직 근거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13년 여름은 당뇨병 학계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한 해로 기록된다. 2008년 로시글리타존의 심근경색증 위험증가 이슈가 불거진 이후 FDA는 혈당강하제 치료와 관련해 심혈관사건 발생 데이터를 요구했고, 그 기준에 따라 수행된 연구가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시작은 DPP-4 억제제였고, 다행히 합격점을 받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연구까지 나오면서 새로운 근거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신호도 나왔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면 새로운 연구는 근거 확대와 가이드라인 변화를 이끌었고 한편으로는 부작용 출현과 계열효과 이슈 양산 그리고 더 복잡해진 처방환경을 이끌기도 했다.

DPP-4 억제제부터 출발

지금까지 결과가 나온 혈당강하제의 심혈관 안전성 임상연구(cardiovascular outcomes trials)는 모두 9개에 달한다. 가장 먼저 DPP-4 억제제를 대상으로 한 SAVOR-TIMI 53과 EXAMINE이 2013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처음 발표되면서 심혈관 안전성 연구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2015년에 TECOS가 추가되면서 DPP-4 억제제 계열 내 심혈관 안전성 연구는 지금까지 모두 3개로 늘어났다.

DPP-4 억제제는 혈당감소 효과는 중등도 수준이지만 저혈당증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제로 부상했다. 그런 만큼 심혈관 안전성 연구의 결론에도 매우 관심이 높았는데, 세 연구 모두 ‘심혈관사건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음’으로 나오면서 안전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부작용 이슈

하지만 약제에 따라 심부전 위험이 올라가거나 췌장염이 증가하는 등 애매모호한 신호가 감지되면서 또 다른 안전성 이슈를 생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슈는 ‘계열효과(class effect)’에 관한 논쟁을 낳았고, 아직까지 명쾌한 답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연구자가 CAROLINA와 CARMELINA 연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CAROLINA 연구는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과 설포닐우레아 계열인 글리메피리드를 비교하는 연구다.

CARMELINA는 리나글립틴과 위약을 비교하는 사례로, 최종 평가는 모두 복합 심혈관사건 발생률이며 올해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두 연구가 나와야 비로소 심부전 이슈와 계열효과 논쟁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는 발생기전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피하 주사형 당뇨병 치료제인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안전성 데이터는 2015년에 처음 나왔다. 이번에도 발표는 유럽심장학회(ESC)가 맡았다. 첫 주자로 ELIXA(릭시세나타이드) 연구가 테이프를 끊었고, 이듬해 LEADR(리라글루타이드)와 SUSTAIN-6(세마글루타이드) 연구가 잇따라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EXSCEL(엑세나타이드)이 마지막 주자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지금까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당뇨병 치료제로서 가장 많은 심혈관 안전성 근거를 갖춘 약물로 기록되고 있다.

결과 또한 매우 흥미롭다. DPP-4 억제제와 같은 인크레틴 기반의 약제임을 증명하듯 GLP-1 수용체 작용제도 심혈관사건을 추가로 일으키지 않았으며, 여기에 머물지 않고 심혈관사건으로 인한 사망을 포함한 전반적인 심혈관사건 발생률을 줄이는 것으로 나오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당시 많은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들은 “당뇨병 환자의 궁극적인 치료목표는 심혈관질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것인데 당뇨병 치료제만으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여러 가지 분석도 나왔는데, 그 중 많은 임상의가 주목했던 부분은 대사증후군 개선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조절 외에도 체중감소와 지질개선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 및 췌장의 호르몬 기능을 개선시켜 당뇨병 발생위험도 낮춘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복합적 요소가 작용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까지 낮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낮추는 효과가 모든 GLP-1 수용체 작용제에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혼란스러운 부분이다. 6개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관련 심혈관 안전성 연구 중 4개가 발표됐는데, 2개만 심혈관 안전 및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했고 나머지 2개는 심혈관 안전성 검증만 마친 상태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놓고 많은 연구자가 머리를 맞매고 분석 중인데, 아직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남은 2개의 연구결과가 더 나와봐야 보다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GLP-1 수용체 작용제 관련 대규모 연구는 REWIND와 HARMONY로, 각각 둘라글루타이드와 알비글루타이드를 평가하게 된다.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달리 SGLT-2 억제제는 현재까지 심혈관계 이슈와 관련해 명확하고 일관된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EMPA-REG OUTCOME(엠파글리플로진)과 CANVAS·CANVAS-R(카나글리플로진) 연구가 발표됐는데, 모두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한 것은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까지 입증했다.

두 약물은 모두 위약 대비 심혈관사건 발생위험을 14% 유의하게 낮췄다. 특히 엠파글리플로진은 심부전 발생과 심부전 입원율까지 낮추면서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감소에 더해 새로운 적응증 추가도 기대된다. 카나글리플로진의 경우 신부전은 물론 신장 알부민뇨 진행을 늦추고, 신대체요법 시기도 늦추면서 신장질환 동반 당뇨병 환자들에게 특화된 약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남은 연구는 DECLARE와 VERTIS CV인데, 이변이 없다면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또 한 번 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쯤되면 SGLT-2 억제제는 현존하는 당뇨병 치료제 중 가장 강력한 약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약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이 족부절단 및 케톤산증 증가 안전성 서한을 발표함으로써 부작용 이슈를 공식화했는데 남은 연구에서 부작용 발생률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약제 간 운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계열효과 확신할 수 없어…개별약제 특성 잘 파악해야”

이 처럼 다양한 당뇨병 약물의 안전성 연구로 심혈관 안전성 이슈는 해소됐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과제도 남았다.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 모두 계열효과 유무에 대해서는 아직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DPP-4 억제제의 경우 심부전 이슈가 약물마다 극명하게 갈리고, GLP-1 수용체 작용제도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SGLT-2 억제제에서는 미세혈관합병증으로 대표되는 족부절단 위험도 갈려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 리뷰 논문을 쓴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작용기전상 큰 틀에서의 계열효과는 같을 수 있지만, 실제로 투여됐을 때에는 성분에 따라 관여 정도가 달라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아직까지는 개별약제 특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안전성 연구가 결론적으로 다르게 나온 것은 GLP 호르몬의 노출에 의존적이라는 이전 연구를 볼 때 충분히 예상한 부분이고, SGLT-2 억제제의 족부절단 위험성도 혈관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라며 “이러한 결과는 세부적인 항목, 즉 효과나 부작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새로운 안전성 연구는 당뇨병 치료를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약물처방이 단순했던 과거 대비 지금은 종류도 많아졌고, 약제특성 및 부작용도 달라 환자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안전성 연구 전후 임상의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DPP-4 억제제의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과 함께 심부전 이력 그리고 췌장염 등과 같은 질환력도 살펴야 한다.

또 SGLT-2 억제제는 흔한 요로감염뿐만 아니라 미세혈관질환 유무를 살펴 족부궤양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등 전반적으로 환자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임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의 궁극적인 치료목표는 합병증 예방, 나아가서는 사망률 개선인데 이를 위해 어떤 옵션을 쓸 것인가는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당뇨병 치료는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고, 결국은 자연스럽게 환자 맞춤형 치료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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