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FT & NAFLD

엠파글리플로진은 최근 미국당뇨병학회 저널 Diabetes Care 2018에 게재된 임상연구(E-LIFT)에서 지방간 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NAFLD(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는 비만 및 제2형 당뇨병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NAFLD 진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만,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등을 NAFLD의 입증된 위험인자로 명시했다. 역으로 NAFLD가 당뇨병 이환과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의 치료, 고혈당의 개선이 NAFLD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 메단타메드시티병원(Medanta-The Medicity Hospital)의 Mohammad Shafi Kuchay 교수팀은 제2형 당뇨병과 NAFLD를 동반한 50명의 환자를 두 그룹에 무작위로 배정했다. 환자들은 당뇨병 표준치료 또는 표준치료에 엠파글리플로진 10mg 추가투여 그룹으로 분류됐으며, 각각 지방간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했다. 지방간 수치의 변화는 자기공명영상-양자밀도 지방비율(MRI-PDFF)로 평가했으며, 그외 간수치(AST, ALT, GGT) 변화도 측정했다. 치료·관찰은 총 20주간 진행됐다.

결과는 당뇨병 표준치료에 엠파글리플로진 10mg 요법을 더한 그룹에서 의미 있는 지방간 감소효과가 나타났다. 베이스라인에서 치료종료 시점까지의 MRI-PDFF 값의 변화는 16.2%에서 11.3%까지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P＜0.0001). 반면 단독 표준치료군은 16.4%에서 15.5%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P=0.057). 결과적으로 두 군 간의 평균 MRI-PDFF 차이는 -4.0%(P＜0.0001)로 엠파글리플로진 추가군에서 지방간 개선효과가 뚜렷했다.

이어 관찰한 간수치 변화는 AL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만 의미 있게 감소했다. 표준치료군의 경우 베이스라인 65.3U/L에서 61.6U/L으로 소폭의 개선이 나타난 반면, 엠파글리플로진 추가군에서는 64.3U/L에서 49.7U/L로 감소했다(P=0.005). AST(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 GGT(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도 변화는 있었으나 통계적인 유효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AST P=0.212, GGT P=0.057). 특정 계열의 혈당강하제들이 일부 임상 또는 관찰연구에서 지방간 개선혜택의 잠재적 가능성을 시사해 온 가운데, SGLT-2 억제제의 근거가 추가됨에 따라 혈당강하제의 지방간 치료 적응증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Peripheral Artery Disease

Circulation 2018에 새롭게 발표된 EMPA-REG OUTCOME 연구의 하위분석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이 PAD(말초동맥질환)가 동반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심혈관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PAD는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병태이기 때문에 심혈관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관련 위험인자의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PAD 가이드라인을 통해 “무증상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I, B)”고 권고한 바 있다. 당뇨병 치료와 관련해서는 “당뇨병을 동반한 하지 PAD 환자에서 당화혈색소(A1C) 7% 미만을 목표로 하는 혈당강하 요법이 미세혈관합병증 감소에 효과적이며, 심혈관사건 개선의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IIa, C)”고 언급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Subodh Verma 교수팀은 EMPA-REG OUTCOME 연구에 참여한 환자 가운데 PAD를 동반한 그룹에 대한 하위분석을 실시했다. PAD는 사지 앤지오플래스티·스텐트·우회로술, 순환부족으로 인한 하지 또는 족부절단, 말초동맥협착의 증거(혈관조영술에서 협착 ＞ 50% 등)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3-point MACE(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4-point MACE(3-point MACe + 불안정형 협심증 입원), 전체 사망률, 심부전 입원율 등을 평가했다.

치료관찰 결과, PAD가 동반된 당뇨병 환자그룹에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 시에 심혈관사건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AD가 없는 환자그룹도 같은 양상이었다.

PAD 그룹에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군의 심혈관 사망률은 43%(hazard ratio 0.57, 95% CI 0.37-0.88), 전체 사망률은 38%(0.62, 0.44-0.88) 유의하게 감소했다. 또한 심부전 입원율과 신장병증 발생 또는 악화의 상대위험도 감소는 각각 44%(0.56, 0.35-0.92), 46%(0.54, 0.41-0.71)로 역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 시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감소가 확인됐다.

전반적인 부작용과 중증 부작용 위험은 PAD 유무에 관계 없이 엠파글리플로진과 위약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특히 PAD 동반환자 그룹에서는 하지절단(Lower Limb Amputation, LLA) 빈도가 엠파글리플로진군 5.5% 대 위약군 6.3%로 상대위험도가 16%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PAD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그룹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이 하지절단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률, 심부전 입원율, 신장질환으로의 진행 등을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Lower Limb Amputation

엠파글리플로진 치료가 하지절단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분석결과는 올해 Diabetes Care에도 게재된 바 있다. 카나글리플로진을 대상으로 한 CANVAS 연구에서 심혈관사건 위험감소와 동시에 LLA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던 것으로 보고되면서, 이 같은 위험이 SGLT-2 억제제 전계열의 문제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 예일의대의 Silvio E. Inzucchi 교수팀은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와 LLA 위험증가의 상관관계 여부를 검증해 저널에 보고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치료·관찰기간 동안 LLA가 총 131명에서 발생한 가운데, 엠파글리플로진군 1.9% 대 위약군 1.8%로 차이가 없었다.

LLA 발생률은 양 쪽 모두 1000 환자-년당(patient-years) 6.5건이었다. LLA가 첫발생할 때까지의 시간 역시 양 그룹이 유사했다(hazard ratio 1.00, 95% CI 0.70-1.44). 연구팀은 이에 근거해 “EMPA-REG OUTCOME의 사후분석에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와 LLA 위험증가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Chronic Kidney Disease

CKD(만성신장질환)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연구결과도 주목을 받았다. 독일 뷔에르즈부르그대학의 christoph Wanner 교수는 Circulation 2018 최신호에 ‘심혈관질환·CKD·제2형 당뇨병 동반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임상결과’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 “엠파글리플로진이 세 가지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사망률을 개선하며 임상혜택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EMPA-REG OUTCOME 연구에 대한 하위분석 결과로,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이기 때문에,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약제의 효과가 약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주장이 엠파글리플로진에도 적용되는지를 보기 위해 EMPA-REG OUTCOME 참여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위그룹 분석을 실시했다. 사구체여과율(eGFR) ＜ 60mL·min-1·1.73 m-2 또는 알부민-크레아티닌비(urine albumin-creatinine ratio) ＞ 300mg/g으로 정의된 신장질환 환자그룹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들여다 본 것이다.

결과는 신장질환 환자그룹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이 본 연구에서와 같은 양상으로 관찰됐다. 베이스라인에서 신장질환이 있었던 환자그룹을 본 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은 위약 대비 심혈관 사망률을 29%(hazard ratio 0.71, 95% CI 0.52-0.98), 전체 사망률은 24%(0.76, 0.59-0.99), 심부전 입원율은 19%(0.81, 0.72-0,92)까지 모두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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