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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억제제, 임상의 경험·역량 늘려야할 때”가톨릭의대 윤건호 교수, “약제특성 숙지해 적합한 환자에게 처방…약물반응도 살펴야”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03.06 18:54
  • 호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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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형당뇨병은 질환의 임상특성, 이환기간, 연령, 성별, 동반질환, 심혈관질환 위험도 등에 따라 환자의 임상특성이 다변화돼 있는 것은 물론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과 궁극적인 합병증 예후도 제각각이다. SGLT-2억제제의 등장으로 다양한 특성의 환자들을 맞춤공략할 수 있는 선택이 또 하나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심부전 발생위험을 억제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가 아직까지 없었다는 점에서, SGLT-2억제제가 새로운 선택이 될 것으로 본다. SGLT-2억제제의 임상적용에 있어, 명백한 심혈관 혜택의 근거를 토대로 적합한 환자에게 맞춤형 약제를 선택하고 환자들이 치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임상의들의 처방경험과 역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SGLT-2억제제 계열 경구 혈당강하제들의 심혈관질환 발생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연구들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이 계열 약제들의 임상적용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톨릭의대의 윤건호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혈당강하제 처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두고, ‘혈당강하제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사망을 막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흑백논리식 결과론에 집착하기 보다는 치료과정, 즉 환자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다양한 임상특성을 나타내는 제2형당뇨병 환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이에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환자들이 치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약물반응까지 고려해 순응도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대혈관합병증 위험이 증가하는 이유는?

고혈당 병태의 제2형당뇨병은 혈관합병증 위험증가를 가속화시키는 존재다. 고혈당이 다른 심혈관 위험인자들과 동반이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비만 등이 혈관의 구조·기능적 손상을 야기하는 시기에 고혈당이 발생한다.

제2형당뇨병을 진단받은 시점에는 노화나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로 인한 혈관손상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여기에 고혈당까지 겹치면 심혈관질환(대혈관합병증) 위험이 더 증가 또는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 혈관의 구조·기능적 손상을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

SGLT-2억제제의 치료타깃으로 부각되고 있는 신장질환이나 심부전 위험은 어떠한가?

신부전, 특히 투석의 주된 원인이 당뇨병이다. 투석 환자의 절반가량은 당뇨병 때문에 신부전 말기단계까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된 위험인자인 만큼, 당뇨병 환자에서 신부전 발생을 막거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양인의 경우 서양인과 달리 대혈관합병증보다 신장질환과 같은 미세혈관합병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관찰되는데, 젊은 연령대에서도 당뇨병이 발생하는 등 이환시기가 빨라 고혈당 노출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것이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된다.

심부전 또한 당뇨병이 위험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심부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이른 시기에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에도 혈당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심부전 위험이 증가한다. 다만 심부전 발생위험을 억제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는 보고된 바 없었다.

美 심장·내분비학계가 혈당강하제 선택 시에 특정 질환 여부를 물었는데?

 미국심장학회(ACC)·당뇨병학회(ADA) 등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심부전, 신장질환 환자의 혈당강하제 치료 시에 SGLT-2억제제 또는 GLP-1수용체작용제를 선택하도록 권고했다. CVOT(cardiovascular outcome trials)에 근거한 것으로, 심장질환이나 혈관합병증을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명백한 임상혜택이 입증된 만큼 이들 계열의 약제를 쓰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대규모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에서 연이어 보고된 결과이기 때문에 믿고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남는 궁금점은 과연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없는 초기 당뇨병 환자에서도 10·20년 뒤에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가 관찰되는가이다.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약제를 좀 더 조기부터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SGLT-2억제제에서 심혈관 임상혜택이 연이어 보고되는 이유는?

혈당조절 외에 약제가 보이는 상당히 다양한 혈류역학적인 효과, 대사효과들이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체중을 일정 수준(2~3kg) 줄이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추가 이뇨작용으로 혈액량을 줄여 심부전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됨으로 인해 지방분해가 촉진돼 새로운 에너지원인 케톤바디(ketone body) 생성이 증가돼 심근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신장에서 에리스로포이에틴 생성을 늘려 적혈구 생성이 증가되기 때문에 심장조직에 산소공급을 개선할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또한 신장에 혈류를 증가시켜 신기능 소실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러한 부가적 혜택에 혈당조절까지 더해져 궁극적으로 심장이나 혈관합병증 위험극복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다파글리플로진의 혜택은 다른 SGLT-2억제제와 어떻게 달랐나?

DECLARE-TIMI 58은 다른 SGLT-2억제제 연구와 비교해 대상환자에 차이가 있다. 심혈관질환 무병력자인 저위험군 환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주요심혈관사건(MACE)에서 대조군 대비 중립적인 혜택은 심혈관질환 저위험군 환자들에 의해 유의한 위험감소 혜택이 상당 부분 희석됐기 때문으로 본다. 특히 이번 임상을 통해 저위험의 당뇨병 환자에서도 심부전과 신장질환에서 유의한 혜택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혈당조절에 더해 추가적인 이뇨작용에 의한 볼륨저하 및 혈압강하 등이 궁극적인 혜택으로 이어진 것이라 판단된다.

SGLT-2억제제,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가?

모든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시점·시기에 관계없이 쓸 수 있다고 본다. 확실한 근거가 있는 만큼, ASCVD·심부전·신장질환 동반이환 환자 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 우선적인 적용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 체중·혈압조절 등 부가적 혜택을 고려했을 때, 심혈관질환 무병력자라도 초기 또는 조기에 SGLT-2억제제 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비용효과를 놓고 보면, 메트포르민의 1차선택에 논쟁의 여지가 적은 만큼 2차치료에서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특히 아직까지 심부전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가 없었던 만큼, 이 분야에 새로운 선택이 추가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렇다고 임상적용에 허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SGLT-2억제제가 모든 환자에서 부작용 없이 완벽한 혜택을 나타내는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은 아니다. 제2형당뇨병은 다양한 발병루트로 인해 환자들이 광범위한 스펙트럼에서 다양한 특성을 나타낸다. 당뇨병 이환기간, 연령, 성별, 동반질환, 심혈관질환 위험도 등에 따라 임상특성이 다변화돼 있는 것은 물론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과 궁극적인 합병증 예후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SGLT-2억제제의 임상적용에 있어 약제특성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적합한 환자를 찾아내고, 이 환자들이 치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순응도를 개선시키는 임상의들의 역량과 경험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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