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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심부전 약물 나올까?SGLT-2억제제, 심부전 입원율 낮춰…‘예방’ 가능성 시사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03.06 19:08
  • 호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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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안전성과 동시에 임상혜택을 입증한 혈당강하제 SGLT-2억제제가 새로운 도전 중이다. 주요 임상연구에서 SGLT-2억제제가 제2형당뇨병 환자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심부전 치료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연구에 돌입했다. 현재 심부전 환자의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SGLT-2억제제가 차세대 심부전 약물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내분비뿐 아니라 심장학계도 주목하고 있다. 심부전을 타깃으로 하는 SGLT-2억제제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왜 심부전인가?

SGLT-2억제제는 심혈관 임상혜택을 검증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에서 제2형당뇨병 환자의 주요심혈관사건(MACE) 발생률을 유의하게 낮출 뿐 아니라 심부전 관련 평가지표 개선에 성공해 심부전 치료제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가장 먼저 심부전 개선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는 엠파글리플로진이다. EMPA-REG OUTCOME 연구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을 위약 대비 35% 낮췄다. 이어 카나글리플로진은 CANVAS, 다파글리플로진은 DECLARE TIMI 58 연구에서 심부전 입원율을 각각 위약 대비 33%와 27% 낮추는 데 성공했다.

3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SGLT-2억제제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을 23%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이에 근거해 학계에서는 SGLT-2억제제가 심부전 개선에 특화된 효과를 발휘해 심부전을 겨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심부전 혜택 기전은?

그러나 SGLT-2억제제가 어떠한 기전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고 심부전 개선효과를 보이는지 확실하지 않다. EMPA-REG OUTCOME 연구가 발표되기 전에는 SGLT-2억제제가 혈당을 조절해 죽상동맥경화증을 개선하는 것으로 추정됐다(Diab Vasc Dis Res 2015;12:90-100). 당뇨병 초기에 이뤄진 강력한 혈당조절에 따른 MACE 예방효과는 추적관찰이 약 10년 또는 그 이상 이뤄졌을 때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었다(NEJM 2015;372:2197-2206).

하지만 SGLT-2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평가한 임상연구에서 MACE 예방 및 심부전 혜택이 치료초기부터 확인됐다. 이에 비춰봤을 때 SGLT-2억제제의 심혈관 또는 심부전 혜택이 혈당조절과는 독립적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현재로서는 SGLT-2억제제의 혈당개선, 혈압조절, 체중감소, 심혈관·신장 보호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혈관 혜택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SGLT-2억제제의 혈역학적 작용(hemodynamic effect)이 MACE 발생률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을 낮춘 주요한 기전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SGLT-2억제제의 추가적인 이뇨작용으로 인해 혈압이 조절되고 혈관내 용적이 감소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 등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SGLT-2억제제는 체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포도당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케톤체(ketone body)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게 심부전이 발생하면 케톤체 사용을 늘려 심장의 부담을 줄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아직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향후 SGLT-2억제제가 어떠한 기전으로 심혈관질환 예방 및 심부전 개선에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부전 ‘예방’은 확실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연구를 종합하면 SGLT-2억제제는 심부전 고위험군인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심부전을 예방하는 약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즉 심근경색증이 있었으나 심부전으로 이어지지 않은 환자 등 심부전 고위험군은 SGLT-2억제제로 심부전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엠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플로진은 각각 EMPA-REG OUTCOME과 CANVAS 연구의 하위분석에서 심부전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제2형당뇨병 환자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낮췄다. 하지만 두 연구 모두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며 하위분석 결과라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성균관의대 최진오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는 “주요 임상연구에서 심부전 고위험군이 SGLT-2억제제를  복용하면 심부전으로 악화돼 입원할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SGLT-2억제제가 심부전 발생률을 낮췄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계에서는 SGLT-2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제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에는 박출량 감소 심부전(HFrEF) 또는 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 환자 등이 포함됐으며 심부전 관련 평가지표를 1·2차 종료점으로 설정해 추적관찰하고 있다.

엠파글리플로진은 제2형당뇨병 또는 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2상임상인 ELSI 연구와 3상임상인 EMPEROR-Preserved, EMPEROR-Reduced 연구가 진행 중이다. ELSI 연구는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 후 피부에 축적된 나트륨 함량을 평가한다. SGLT-2억제제로 체내염분이 조절돼 피부에서 나트륨 축적이 개선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다. 최종결과에 따라 EMPA-REG OUTCOME에서 확인한 심부전 혜택이 어떤 기전으로 나타났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MPEROR-Preserved 연구는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부전 치료효과 및 안전성을 검증한다. HFpEF 환자를 위한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이 HFpEF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MPEROR-Reduced 연구는 HFrEF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치료혜택을 평가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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