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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실로스타졸 근거쌓기 한창- “경동맥 이어 관상동맥에서도 아스피린 대비 협착 위험감소”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04.10 18:31
  • 호수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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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있어 항혈소판요법의 중요성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당뇨병의 가장 큰 폐해는 혈관합병증 이환과 이로 인한 사망위험이다. 특히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등 대혈관합병증(심혈관질환) 위험부담이 상당하다. 이들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A(A1C, 당화혈색소)·B(Blood pressure)·C(Cholesterol) 관리전략을 적용해 왔으나, 여전히 대혈관합병증 이환 및 사망위험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험인자를 적절히 관리해도 심혈관질환의 잔여위험이 상존하는 것이다.

원인을 파악해 본 결과 당뇨병 환자에서 혈소판의 비정상적 활성화가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및 진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심혈관 위험인자(고혈당·고혈압·비만·이상지질혈증·혈소판 활성화) → 죽상동맥경화증 → 죽상경화반 파열에 의한 혈전·색전증 →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사전에 끊는데 항혈소판요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점하고 있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서 항혈소판요법의 적용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막기 위한 핵심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임 교수로부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요법의 현재에 대해 들어봤다.
                                                                    

Q.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요법은 어떻게 권고되고 있나?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항혈소판요법이 제한적으로 권고되고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우선 고혈당 외에 심혈관 위험인자(흡연·이상지질혈증·고혈압·가족력·비만 등)가 2개 이상 동반된 고위험군에게는 항혈소판요법을 적용하도록 한다.

반면 동반 위험인자가 1개 이하로 심혈관질환 저위험군인 경우, 항혈소판요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should not) 또는 치료하지 말라(not recommend)는 것이 최근의 권고경향이다.

Q. 제한적인 권고의 이유는?

심혈관질환 1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요법으로는 아스피린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아스피린이 완벽한 약제이기 때문에 1차예방에 주선택이 된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아스피린을 대체할 옵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항혈소판요법의 임상적용 시에는 위험 대비 혜택을 고려해야 한다. 아스피린은 여러 임상연구와 메타분석에서 (당뇨병 환자를 포함해) 심혈관질환 1차예방 목적으로 사용 시에 위약 대비 유의한 혜택을 보이지 못했다. 일부에서 심혈관 임상혜택을 보였다 해도 위장관출혈 등의 부작용 위험은 2배 이상 높았다.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반드시 필요한 항혈소판요법이기는 하지만, 혜택과 위험의 균형을 고려한다면 환자 전반에 무조건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Q. 아스피린을 대체할 수 있는 항혈소판요법은?

아직까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우수한 유효성·안전성을 입증한 항혈소판제는 없다. 다만 출혈 등 부작용 위험은 낮추고 유효성 면에서는 아스피린 대비 대등하거나 우수한 약제로, 실로스타졸·사포그릴레이트·클로피도그렐 등이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실로스타졸이 주목받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기전특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우선 PDE3(phosphodiesterase type 3)를 억제해 cAMP(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를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항혈소판 효과는 강력하고, 혈소판에 가역적으로 결합하는 특성에 따라 출혈위험은 낮은 것이 특징이다.

혈관대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면발현효과(pleoitropic effects)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심혈관과 관련해 항염증, 항산화, 혈관확장, 내피세포기능개선 등의 부가적 혜택이 여러 실험·연구를 통해 확인됐고 중성지방을 낮추는 등 지질대사 혜택도 보고돼 내분비학계에서 먼저 관심을 두기도 했다.

다만 말초동맥질환이나 뇌졸중(2차예방) 분야에서는 다수의 근거를 확보해 항혈소판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나,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 분야에서는 아직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Q. ESCAPE 연구는 실로스타졸의 관상동맥질환 1차예방 근거를 쌓기 위함이었나?

실로스타졸 치료를 통해 아스피린 대비 경동맥 협착위험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었다는 연구에서 힌트를 얻었다. 관상동맥에서도 이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아스피린과 비교하기 위해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진행했다. 심혈관 위험인자와 함께 관상동맥에 40%가량의 협착(subclinical coronary atherosclerosis)이 있는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로스타졸 또는 아스피린 치료 후 1년시점에서 협착의 진행 정도를 비교·조사했다.

결과는 실로스타졸 치료군에서 관상동맥 협착이 아스피린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차원으로 재구성한 관상동맥 협착의 변화를 보면, 실로스타졸 치료 1년 후 협착병변이 호전된 반면 아스피린 치료 후에는 변화가 없다<그림>.

더불어 실로스타졸 치료군에서 비석회화된 플라크(noncalcified plaque)를 아스피린 대비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줄였다. 이외에도 HDL콜레스테롤 증가, 중성지방·간효소·C반응성단백질(hsCRP)·복부지방·인슐린저항성의 감소가 실로스타졸군에서만 확인됐다.

Q.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1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요법의 적용, 어떻게 전망하나?

아스피린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아스피린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효과를 보이지 못했거나, 효과를 입증했다 해도 출혈위험이 발목을 잡았다. 아스피린을 무조건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환자에게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유용한 전략이다.

한편으로는 보다 광범위한 적용, 즉 아스피린을 대체할 수 있는 항혈소판제의 근거를 축적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죽상동맥경화증 유발원인의 한 축이 혈소판의 비정상적 활성화이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항혈소판요법을 적용해야 한다.

아스피린이 출혈위험 등 부작용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혈소판요법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들에게 실로스타졸과 같은 대체전략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다만 관상동맥질환 예방 분야에서는 실로스타졸의 근거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ESCAPE 연구가 학계에 일정 부분의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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