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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 1차예방 항혈소판요법의 현주소는…- 아스피린 있지만 위험 대비 혜택 불분명…출혈위험 걸림돌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04.10 18:47
  • 호수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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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최근 ‘심혈관질환 1차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 아스피린 경구투여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에 더 무게를 실었다. 심혈관질환 1차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투여를 매우 제한적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생애 첫 심혈관질환 발생을 막는데 아스피린 투여의 위험 대비 혜택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양 학회의 아스피린 권고안은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있어 항혈소판요법 임상적용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ACC·AHA 심혈관질환 1차예방 가이드라인에서 아스피린 권고안

–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이 높으나 출혈위험 증가는 없는 40~70세 연령대의 선별된 성인에게 ASCVD 1차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1일 75~100mg 경구용량)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권고등급 IIb, 근거수준 A). Low-dose aspirin(75-100 mg orally daily) might be considered for the primary prevention of ASCVD among select adults 40 to 70 years of age who are at higher ASCVD risk but not at increased bleeding risk. (Class of Recommendation IIb, Level of Evidence A)

– 70세 초과의 고연령대에게는 ASCVD 1차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1일 75~100mg 경구용량)을 일상적으로(정기적으로) 투여해서는 안된다(권고등급 III: 위해, 근거수준 B-R). Low-dose aspirin(75-100 mg orally daily) should not be administered on aroutine basis for the primary prevention of ASCVD among adults >70 years of age(Class of Recommendation III: Harm, Level of Evidence B-R).

– 출혈위험이 높은 모든 연령대의 성인에게 ASCVD 1차예방을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1일 75~100mg 경구용량)을 투여해서는 안된다(권고등급 III: 위해, 근거수준 C-LD). Low-dose aspirin(75-100 mg orally daily) should not be administered for the primary prevention of ASCVD among adults of any age who are at increased risk of bleeding(Class of Recommendation III: Harm, Level of Evidence C-LD).

제한적 권고

먼저 출혈위험이 낮고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은 높은 선별적 환자그룹에게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원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투여대상에 제한을 둔 상태에서 “might be considered”라는 용어를 선택해 권고의 강도를 낮췄다. 권고등급 역시 Class IIb(WEAK, Benefit ≥ Risk)를 부여했는데, 약제의 효과와 유용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양 학회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스피린의 출혈위험을 거론하고 나섰다.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아스피린을 쓰기에는 출혈위험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학회는 70세를 넘는 고연령대와 출혈위험이 높은 환자그룹에게는 심혈관질환 1차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 권고에는 해당 약물요법이 위해할 수 있다는 의미의 Class III 등급을 부여했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ASCVD 중등도·고위험군에서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혜택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연구가 진행됐지만 출혈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지난해 발표된 ASCEND, ARRIVE, ASPREE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서 아스피린 ‘무용론’이 제기되면서, 아스피린의 출혈위험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상쇄한다고 결론내렸다.

ASCEND·ARRIVE

지난해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8)에서는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있어 아스피린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두 편의 연구가 공개됐다.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의 유효성을 본 ASCEND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약 12%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스피린 복용 시 출혈위험이 29% 상승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상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발표된 ARRIVE 연구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중등도 위험군은 아스피린을 복용하더라도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위장관출혈 발생률은 아스피린 복용군과 위약군 모두 1% 미만이었으나, 상대위험도는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2배가량 높았다.

ASPREE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이어 베일을 벗은 ASPREE 연구는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있어 아스피린 무용론에 쐐기를 박았다. 호주 모내시대학 John J. McNeil 교수팀은 심혈관질환, 치매, 장애 등을 동반하지 않은 건강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아스피린의 유용성을 평가한 ASPREE 연구 시리즈를 NEJM에 발표했다.

대규모 무작위·대조군 방식으로 디자인된 이 연구에는 호주와 미국에 거주 중인 70세 이상 고령 또는 미국 내 65세 이상의 흑인 및 히스패닉계 2만여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저용량 아스피린 100mg 복용군(아스피린군) 또는 위약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 추적관찰(중앙값)은 4.7년간 이뤄졌다.

1차종료점으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치매, 영구적인 신체장애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했다. 2차종료점으로는 주요출혈 및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교했다. 심혈관질환은 치명적 관상동맥 심장질환,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치명적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심부전 입원 등으로 정의했다.

주요출혈

최종결과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1000인년(person-years) 당 아스피린군 10.7명, 위약군 11.3명으로 두 군 간 심혈관질환 위험에 차이가 없었다(HR 0.95, 95% CI 0.83~1.08). 앞선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출혈위험이 아스피린의 발목을 잡았다. 주요출혈 발생률은 아스피린군이 1000인년 당 8.6건으로, 상대위험도가 위약군(6.2건) 대비 1.38배(HR 1.38, 95% CI 1.18~1.62) 높았다. 두개내출혈 위험도 아스피린군이 위약군보다 1.5배(HR 1.5, 95% CI 1.11~2.02)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은 아스피린군이 위약군보다 1.14배 높았으며(HR 1.14, 95% CI 1.01~1.29),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컸다(HR 1.31, 95% CI 1.10~1.56). 아울러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치매, 영구적인 신체장애 등을 종합적으로 본 1차종료점 발생률은 1000인년 당 아스피린군 21.5명, 위약군 21.2명으로 두 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HR 1.01, 95% CI 0.92~1.11).

메타분석

아스피린 관련 무작위 연구 13개를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한 결과도 발표됐다. 이 메타분석에는 지난해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있어 아스피린 ‘무용론’을 들고 나왔던 ASCEND, ARRIVE, ASPREE 연구도 포함돼 아스피린의 혜택과 위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졌다. 결과는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출혈위험 역시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높아, 임상에서는 환자특성에 따라 아스피린의 혜택과 위험을 판단해 치료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양날의 검’ 

분석에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성인 총 16만 4225명이 포함됐다. 1차 심혈관 종료점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1차 출혈 종료점은 주요출혈로 정의했다. 분석결과, 1차 심혈관 종료점 예방효과는 아스피린 복용군이 비복용군과 비교해 11%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HR 0.89, 95% CI 0.84~0.95). 복합 심혈관사건 발생률은 1만인년(participant-years) 당 아스피린 복용군 57.1명, 비복용군 61.4명으로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복합 심혈관사건 절대위험감소율(absolute risk reduction)은 0.38%였다.

문제는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가 출혈위험으로 상쇄됐다는 점이다.  연구에서 아스피린 복용군의 주요출혈 발생 위험은 비복용군보다 1.43배 높았다(HR 1.43, 95% CI 1.30~1.56). 주요출혈 발생률은 1만인년 당 아스피린 복용군 23.1명, 비복용군 16.4명이었고 아스피린 복용군의 주요출혈 절대위험증가율(absolute risk increases)은 0.47%였다. 특히 두개내출혈 또는 위장관출혈 위험이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각각 1.34배(HR 1.34, 95% CI 1.14~1.57), 1.56배(HR 1.56, 95% CI 1.38~1.78) 상승했다.

심혈관질환 위험도 따른 혜택과 위험

메타분석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및 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라 아스피린의 혜택과 위험이 달라지는지 또한 평가했다. 최종결과, 심혈관질환 저위험군(10년내 심혈관질환 위험도 10% 미만)과 고위험군 모두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복합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각각 13%(HR 0.87, 95% CI 0.79~0.95)와 8%(HR 0.92, 95% CI 0.84~0.998)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요출혈 위험 역시 심혈관질환 저위험군에서 1.45배(HR 1.45, 95% CI 1.28~1.63), 고위험군에서 1.41배(HR 1.41, 95% CI 1.23~1.61) 상승했다.

당뇨병 환자 3만 361명을 분석한 결과도 전체 결과와 유사했다. 아스피린을 복용한 당뇨병 환자에서 복합 심혈관사건 발생위험이 비복용군보다 11% 유의하게 감소했으나(HR 0.89, 95% CI 0.80~0.997), 주요출혈 위험은 1.29배 높았다(HR 1.29, 95% CI 1.11~1.51).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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