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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D 다양성과 phenotype- 조유지 경상의대 교수(경상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hetero-geneous disease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COPD 환자들은 FEV₁의 감소라는 같은 방향의 기능적 변화를 겪지만 그 임상 양상은 상당히 다양하다. 폐 기능에 비해 심한 호흡곤란을 보이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잦은 악화로 인해 낮은 삶의 질과 높은 사망률이라는 불량한 경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COPD 환자 중에서 임상 양상, 해부병리학적 특징, 자연 경과 등에서 독특한 특성을 보이는 환자들을 범주화해서 ‘phenotype’으로 분류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phenotype은 겉으로 표출되는 임상 양상에 초점을 맞추게 되므로 여러 기전에 의해 한 가지 phenotype이 나타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경우도 있다. 따라서 phenotype 분석을 통해 COPD 병태생리를 밝히고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특정 phenotype이 발현되게 하는 기전에 초점을 맞춘 ‘endotype’에 관한 연구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연구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게 됐고 현재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Eosinophil 및 Th2 

이전까지의 연구에서 천식에서는 CD4+ T 림프구와 호산구가 병리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이며 COPD에서는 CD8+ T 림프구와 중성구, 대식세포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돼 왔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를 통해 상당수의 COPD 환자의 기도에서 호산구가 증가돼 있고 기전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흡연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기도 상피세포 손상에 의해 분비된 IL-33가 Th2, innate lymphoid cells을 활성화시켜 IL-5, IL-13과 같은 매개체를 통해 호산구를 증가시킨다는 가설이 제기됐다(그림1).

COPD 환자의 sputum과 serum에서 IL-33가 증가되어 있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는 이런 가설을 지지하고 있고 IL-5 antagonist인 mepolizumab을 eosinophilic bronchitis가 있는 COPD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위약대조군에 비해 중등도 및 중증 급성 악화가 의미있게 감소했다는 METREX 연구는 호산구의 활성화에 관련된 Th2 세포들이 COPD 병태생리에 관여하고 있으며 치료의 새로운 작용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Eosinophilic COPD가 새로운 phenotype으로 되기 위한 과제 

하지만 eosinophilic COPD가 뚜렷한 phenotype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첫 번째로 ‘호산구성 염증을 어떻게 정의 내리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폐 조직에서의 호산구 증가에 관심이 있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를 보면 대부분 말초 혈액에서의 호산구 수치로 이를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말초 혈액에서의 호산구 증가를 호산구성 염증을 대변하는 지표로 삼을 것인지, 만약 이를 받아들인다면 말초 혈액에서 어느 정도 증가돼 있는 경우를 호산구 증가상태로 볼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전체 백혈구 중 호산구의 분획(%) 혹은 호산구의 절대수(세포수/ul)로 나타내고 있는 방법들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호산구는 식이나 약제 복용, 바이러스나 기생충 감염 여부에 따라 변동 폭이 크며 COPD 환자에서도 안정 상태, 급성 악화 혹은 악화에서 회복되는 단계에 따라 그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COPD 환자에서 장기간 호산구 수치를 추적해보았을 때 지속적으로 낮거나 높게 유지되지 않고 큰 변동을 보이는 환자가 22.7~49%로 보고되고 있어 어느 시점에서 몇 번을 측정할 것인가 하는 현실적 문제도 남아있다.

두 번째로 호산구성 염증이 COPD 환자에게 어떤 임상적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 호산구 증가증이 있는 환자가 급성 악화나 악화 후 재입원률이 높다고 보고한 연구가 있는가 하면 급성 악화와 연관이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호산구 증가증이 있는 COPD 환자가 생존률이 더 높았다는 국내 연구진에 의한 보고도 있었다.

세 번째로 그렇다면 우리는 호산구성 염증을 가진 COPD 환자에게 어떠한 phenotype- specific 치료전략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병태생리에 대한 분석으로는 호산구성 염증을 가진 환자에서 COPD 환자에게 불리한 임상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지만 실제로는 흡입 스테로이드에 대한 반응성이 더 좋고 생존율이 높았다는 연구결과는 호산구와 Th2 면역반응이라는 endotype에 관한 연구와 환자의 임상 양상의 phenotype 사이에 우리가 아직 밝히지 못한 또 다른 기전의 경로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하게 한다.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호산구성 염증을 가진 COPD 환자에게 현재까지 추천되고 있는 기관지확장제 투여에 추가되는 흡입 스테로이드제 외에 IL-5, IL-33 길항제 등의 새로운 맞춤형 치료제를 시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롭게 회귀하고 있는 ‘Dutch Hypothesis’와 함께 호산구는 천식에서만이 아니라 COPD를 연구하는 임상의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세포이다. 앞서 제기된 몇 가지 제한점을 극복한다면 COPD 병리기전에 중요한 퍼즐 조각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COPD phenotype을 맞이하고 이를 치료에 접목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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