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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도 높이자고 만든 혈압·지질치료 ‘SPC’울산의대 김대희 교수, 약제 수만 줄이면 끝?…“정제 크기도 중요”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10.08 12:20
  • 호수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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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동반이환되는 환자들은 그 만큼 치료약물의 갯수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환자들의 입장에서 낮은 순응도의 원인을 찾아보면, 이 처럼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수가 많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2제에서 3제·4제까지 병합요법을 확대·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임상현장의 현실이라면, 이제는 약물갯수의 부담을 줄여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같은 진료현장의 요구에 응답한 선택이 바로 여러 약물을 하나의 정제에 혼합하는 고정용량 병용요법 또는 단일제형 복합제(single pill combination, SPC) 전략이다.

울산의대 김대희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동반이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복용약물의 갯수가 증가하는 현실 앞에서 SPC 전략을 적극 활용해 순응도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복합제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단순히 약물의 갯수를 줄이는 전략에서 더 나아가 제형과 약제의 크기에 혁신을 더해야 한다는 점 또한 역설했다.

2제에서 3제·4제까지 하나의 정제에 혼합되는 성분이 많아질수록 약제의 크기가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제일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개발돼 선을 보인 혈압·지질치료 3제 복합제를 놓고 김대희 교수로부터 임상활용 방안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의 동반이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일반적으로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130mg/dL 미만으로 낮추도록 권고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팩트시트를 보면, LDL콜레스테롤 130mg/dL 이상을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정의했을 때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비율은 71%에 달한다. 정상혈압 대비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2.1배 높다는 것이 학계의 설명이다.

위험인자들은 잘 관리되고 있나?

지질동맥경화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6년 수치 상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자 중 콜레스테롤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되는 환자의 비율은 41%, 치료받고 있는 경우의 조절률은 83%에 머물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팩트시트에서는 고혈압 유병자의 조절률이 44%, 치료받는 환자들이 목표치 미만으로 혈압조절되는 경우는 72%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혈압이나 지질치료에 있어 목표치 미만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0-80%를 넘지 못하는 조절률,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약물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고 있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의 경우 첫치료 후 6개월 시점까지 치료를 지속하는 환자의 비율이 63%에 머문다. 12개월까지 가면 치료 지속율은 50%로 더 떨어진다.

이상지질혈증 1차치료제 스타틴의 경우는 어떠한가?

순응도 면에서는 더 열악하다. 같은 연구에서 스타틴 투여 후 6개월과 12개월 시점까지 치료를 지속한 환자들은 56%와 43%로 항고혈압제와 비교해 더 낮은 순응도를 나타낸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환자가 인지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약물투여 후에도 증상조절 정도를 환자 스스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상당수가 스타틴 치료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임의로 약물을 중단한다.

약물치료 시 순응도가 예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약물치료 순응도가 낮은 환자들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스타틴을 복용하다가 중단하는 환자들이 아예 치료경험이 없는 경우 보다 예후가 더 좋지 않다.

일례로 심근경색증 환자들 가운데 스타틴 치료를 도중에 중단한 경우의 사망위험이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았던 그룹과 비교해 1.88배 유의하게 더 높았다. 스타틴 치료 시에 순응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엿볼 수 있는 사례다.

혈압과 지질을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경우라면 순응도 문제가 더 심각할텐데!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동반이환되는 경우 치료해야 할 약물의 갯수가 늘어나는 것이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약물의 갯수가 순응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투여해야 할 약제의 수를 줄여주는 것인데, 최근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단일제형 복합제(single pill combination, SPC)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여러 성분의 약제를 하나의 정제로 혼합해 개발한, 일명 ‘폴리필(Polypill)’이다.

실제로 일련의 연구에서 SPC의 적용이 단독 또는 개별용량 병용요법과 비교해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더 나아가 SPC 전략을 통해 심혈관 위험인자의 조절과 심혈관 아웃컴 개선에 보다 우수한 혜택을 거둘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항고혈압제 분야에서 병용요법 또는 SPC의 동향은 어떠한가?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해 선보인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항고혈압제 첫치료부터 병용요법, 특히 고정용량 병용요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레닌·안지오텐신계(RAS)억제제와 칼슘길항제(CCB)의 조합을 1차선택으로 내세웠다.

두 계열 항고혈압제의 조합은 ACCOMPLISH 연구에서 RAS억제제 + 이뇨제 조합과 비교해 우수한 심혈관 혜택을 검증받은 바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팩트시트를 봐도, 단독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ARB와 암로디핀으로 대변되는 CCB의 병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ARB 제제가 있는데, 동계열 내에서도 약제별 차별화가 가능한지?

ARB 제제의 경우 신·구세대가 양립해 있는 상황이다. 신규그룹에 속하는 ARB 제제들은 상대적으로 AT1 수용체와 결합력이 강하고 늦게 분리돼 강력한 강압효과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신규세대의 경우 짧은 역사로 인해 아직 파워풀한 임상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후발주자군 중에서도 올메사르탄과 같은 제제는 심혈관 아웃컴 등 강력한 파워를 갖춘 임상연구를 보유하고 있다.

혈압과 지질의 동시치료를 위한 SPC 개발에 있어 스타틴 선택에 대한 견해는?

미국의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서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고위험군에게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기저시점으로부터 LDL콜레스테롤을 50%가량 감소시킬 수 있는 약제를 의미하는데, 로수바스타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스타틴의 경우 용량이 올라갈수록, 즉 용량 의존적으로 부작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같은 50% 감소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고강도의 스타틴을 저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고혈압이 동반되는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치료에 로수바스타틴10mg 정도의 선택이 타당할 것으로 본다.

항고혈압제 2제병용과 스타틴 단독요법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했다. 이대로 성공적인 치료로 직행할 수 있나?

3제 복합제 정도라면 약물의 수를 줄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제의 크기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고령의 만성질환 환자들은 제형의 크기에 상당히 민감하다. 약제가 크면 삼키지 못한다. 최근의 복합제 개발동향을 봐도 8mm 내외로 약제의 크기를 조정하는 것이 경구투여에 가장 적합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임상연구에서 ARB 올메사르탄 / CCB 암로디핀 / 로수바스타틴에 기반해 사이즈를 최소화시킨 SPC 제제가 올메사르탄 / 암로디핀 또는 올메사르탄 / 로수바스타틴 병용과 비교해 우수한 혈압과 지질 조절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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