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Sub Story
RAS억제제 + 이뇨제, 병용으로 혈관합병증 장기간 막아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10.08 15:54
  • 호수 78
  • 댓글 0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로 대변되는 RAS(레닌·안지오텐신계)억제제와 티아지드 이뇨제의 병용은 추가적인 혈압강하 효과를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고혈압학회(ASH)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뇨제는 초기치료 단계에서 RAS를 활성화시켜 혈관수축과 염분 및 수분저류(salt & water retention)를 야기한다. RAS억제제를 추가하면 이러한 이뇨제의 약리학적 보상반응(compensatory response)을 상쇄시킨 상태에서 강압효과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두 계열의 병용조합이 주목받고 있는 것. 항고혈압제 병용요법 선택에 있어 ACEI 또는 ARB와 이뇨제의 조합이 선호되는 이유다.

ADVANCE 연구에서는 ACEI와 이뇨제 병용조합의 우수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가 입증됐다.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의 높고 낮음에 관계 없이 ACEI와 이뇨제 고정용량 병용요법을 통한 집중 혈압강하 전략을 조기에 적용했을 경우 궁극적인 대혈관 합병증, 즉 심혈관사건 위험을 개선해 주목을 받았다. 당뇨병 환자에서 정상혈압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집중 혈압강하 전략을 적용해 심혈관 및 미세혈관합병증을 예방한 것이다.

당뇨병과 혈압조절

당뇨병 환자 중 70~80%의 사망원인은 심혈관합병증이다. 특히 혈압은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대혈관 및 미세혈관합병증의 주요 위험인자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의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에게 수축기혈압 140mmHg 또는 130/80mmHg 미만 목표치의 혈압강하 요법이 권고되고 있지만, 정확히 언제·어떻게 혈압치료를 시작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임의적인 잣대들이 적용되고 있다.

페린도프릴 + 인다파미드

ADVANCE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ACEI 페린도프릴과 이뇨제 인다파미드의 고정용량 병용요법으로 혈압을 강하시킬 경우 치료시작 전 혈압수치에 관계 없이 심혈관 및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이 감소됨을 입증했다. 특히 이 같은 결과가 대상환자의 혈압수치나 여타 항고혈압제 사용 여부에 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나타났다는데 의미가 있다. 가이드라인이 정하는 위험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정상혈압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당뇨병 환자에게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는 세계 20개국 제2형당뇨병 환자 1만 1140명을 대상으로 페린도프릴과 인다파미드 병용요법의 주요 심혈관 및 미세혈관합병증 위험감소 효과를 검증했다. 6주간의 시험시작 전 투여기간에서 내약성이 유지된 환자들에게 무작위 방식으로 두 약물의 병용이 실시됐으며 위약군과 비교가 이뤄졌다. 1차 종료점은 대혈관 및 미세혈관사건(심혈관질환 원인 사망, 비치명적 뇌졸중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신규 또는 악화된 신장질환이나 당뇨병성 안질환)의 복합빈도를 평가했다.

심혈관·전체 사망률↓

평균 4.3년 추적관찰 결과, 위약군 대비 페린도프릴 병용군의 혈압강하 정도는 5.6/2.2mmHg로 나타났다. 이같은 혈압강하 효과는 합병증 위험감소로 이어져,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 또는 미세혈관사건이 위약군 대비 9% 유의하게 감소했다(병용군 15.5% 대 위약군 16.8%, hazard ratio 0.91, P=0.04).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위험도(relative risk)는 각각 3.8%와 4.6%로 페린도프릴 병용군이 18% 유의하게 낮았다(P=0.03).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역시 병용군에서 14%의 감소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7.3% 대 8.5%, P=0.03).

ADVANCE-ON 

ADVANCE는 본 연구 외에도 장기적인 관찰결과가 더 큰 관심사로 등장했다. ADVANCE 연구가 종료된 후에, 남은 생존자(1만 1140명 중 8494명)를 대상으로 5.9년(중앙값)의 확대관찰이 진행됐다. 총 10년에 달하는 관찰결과는 ADVANCE 종료 후 두 그룹 간에 혈압의 차이가 소실됐음에도 불구하고 ADVANCE를 통해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했을 당시의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원인 사망의 감소효과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으나 계속 유의한 상태를 유지했다(hazard ratio 사망률 0.91, P=0.03, 심혈관 원인 사망 0.88, P=0.04).

ACEI의 영향

ADVANCE와 ADVANCE-ON 연구에 대해 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의 박창규 교수는 “결론적으로 당뇨병 환자에서 초기에 적극적으로 혈압을 잘 다스려 두면 장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당뇨병 환자에서 철저한 혈압조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두 연구를 통해 적극적인 혈압조절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당뇨병 환자에서 철저한 혈압조절을 통해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이 혈당조절과 함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도 이들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 중 하나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의 혈압조절에 있어 항고혈압제의 선택과 관련해 박 교수는 “고혈압의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혈압강하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약제의 특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민감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ACEI 적용에 힘입었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ACEI와 이뇨제의 조합 역시 좋은 병용선택으로, 항고혈압제 병용에 있어서는 ACEI·이뇨제·칼슘길항제(CCB)의 조합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ASH는 ARB + 이뇨제 병용 역시 충분한 추가 혈압강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2013 진료지침에서도 우선적으로 권고하는 병용전략 중 하나다. 두 약제의 병용요법과 관련해서는 ARB 제제 피마사르탄과 이뇨제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CTZ) 병용전략을 평가한 FIRME 연구가 주요한 근거로 꼽힌다.

연구는 표준용량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단독요법 약물을 증량하는 것보다 타계열 약물을 병용하는 전략이 혈압강하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표준용량 ARB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ARB 고용량 단독보다 이뇨제와의 병용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마사르탄 + HCTZ

연구는 고혈압 1·2기에 해당하는 멕시코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첫 8주 동안 피마사르탄 60mg 단일요법을 시행해 이완기혈압 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들을 무작위로 피마사르탄 120mg군 또는 피마사르탄 60mg + HCTZ 12.5mg군으로 나눠 치료관찰했다. 이후 12주 시점에서 이완기혈압 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들을 추가적으로 선별해 피마사르탄 120mg군은 HCTZ 12.5mg을 추가적으로 투여했고, 피마사르탄 60mg + HCTZ 12.5mg근에서는 피마사르탄을 120mg으로 증량해 24주까지 관찰했다.

1차 종료점은 피마사르탄 60mg 단독요법의 8주째 이완기혈압의 감소를 평가했다. 2차 종료점은 24주까지의 피마사르탄 60mg 지속효과, 피마사르탄 120mg 단독요법 또는 피마사르탄 60mg + HCTZ 12.5mg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들여다 봤다. 즉 피마사르탄 표준용량과 고용량, 표준용량 + 이뇨제 병용요법의 혈압강하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도록 디자인 한 것이다.

연구에서 병용요법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은 8~12주째 환자들을 피마사르탄 120mg군과 피마사르탄 60mg + HCTZ 12.5mg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비교한 기간이다. 12주째 혈압강하 정도를 평가한 결과, 병용요법군의 혈압강하 효과가 더 컸다. 피마사르탄 120mg군은 수축기혈압 10.4mmHg, 이완기혈압 8.2mmHg이 감소했다. 반면 피마사르탄 60mg + HCTZ 12.5mg군에서는 16.9/13.4mmHg의 강하가 확인됐다.

한편 피마사르탄 60mg + HCTZ 12.5mg 병용의 효과는 국내 진행된 임상연구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연구 디자인은 FIRME 연구와 유사했다. 4주 동안 피마사르탄 60mg 투여 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이들을 피마사르탄 60mg + HCTZ 12.5mg군 또는 피마사르탄 60mg군으로 무작위 분류하고, 추가 4주 후 조절되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피마사르탄을 120mg으로 증량해 투여했다. 연구결과 8주시점 평가에서 이완기혈압은 단독요법군 대비 병용요법군이 3.65mmHg, 수축기혈압은 6.61mmHg 더 낮았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