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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C 최대한 낮춰라”ESC·EAS,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 개정
유럽심장학회(ESC)·동맥경화학회(EAS)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LDL-C)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권고안을 담은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은 기저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최대한 낮추면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적어진다는 데 유럽 심장학계의 뜻이 모였다. 지난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의 목표치를 각각 100mg/dL 미만과 70mg/dL 미만으로 제시했으나, 이번에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도록 주문했다. 또 고위험군과 초고위험군의 목표치를 70mg/dL과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하향조정해 권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낮춰야 하는지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유럽 심장학계의 결정에 따라 국내 진료지침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Lower is better

약 3년 만에 업데이트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에서 지난 8월 31일 포켓북 형태로 배포됐고 동시에 European Heart Journal 온라인판에 실렸다. 구체적인 개정내용은 9월 1일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가이드라인 개정 태스크포스팀 공동의장인 영국 옥스퍼드대학 Colin Baigent 교수는 “실험, 역학, 유전 관련 연구 등을 통해 높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등의 강력한 원인이라는 근거가 쌓였다”며 “기저치에 관계없이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치료시작 당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보다 낮더라도 최대한 낮추는 것이 효과적임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초고위험군 55mg/dL 고위험군 70mg/dL 미만

가이드라인에서는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LDL콜레스테롤 하한치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은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최소 50% 이상 낮추면서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 미만(초고위험군)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해 목표치를 더 내리면서 동시에 기저치보다 50% 이상 낮춰야 한다는 숙제를 하나 더 제시한 것이다. 목표치 달성을 위해 스타틴, 에제티미브, PCSK9억제제 등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병용요법을 고려하도록 했다. 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 외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초고위험군도 1차예방 목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절반 이상 줄이고 55mg/dL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춰야”

아울러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역시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면서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가이드라인 개정 태스크포스팀 공동의장인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Alberico L. Catapano 교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은 기저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강력한 강하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치료를 통해 LDL콜레스테롤이 목표치에 근접하게 조절됐더라도, 기저치 대비 최소 50% 이상 낮추기 위한 추가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지질치료 늘 것”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라 향후 국내 진료지침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대 구로병원 나진오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해 발표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4판'을 개정할 당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과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더 낮춰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일단은 유보하기로 했지만, ESC가 목표치를 더 낮추도록 권고하면서 우리나라도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은 강력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전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 교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에게 고강도 지질치료를 진행하면서 스타틴과 함께 에제티미브, PCSK9억제제 등도 처방이 늘어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같은 약물치료 권고안에 대해 권고등급을 Class I으로 제시했는데, 치료를 통한 혜택이 커 반드시 써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평가하는 도구인 ‘SCORE(Systematic Coronary Risk Estimation)’에도 변화를 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표적장기손상이 있는 당뇨병, 중증 만성신장질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환자를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으로 정리했다. 이에 따라 이들 환자 모두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낮추는 치료전략이 요구된다.

아울러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확인하기 위해 지질단백질 Lp(a)를 최소 1회 측정하도록 주문했다. 높은 Lp(a) 수치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원인으로 지목되며, 유전적으로 Lp(a) 수치가 높은 성인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와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즉 Lp(a)는 유전적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이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 40세 정도에 Lp(a)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고려’에서 ‘권고’로 신분상승

약물치료 전략은 기존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는 LDL콜레스테롤을 목표치까지 조절하지 못했다면 스타틴과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제를 병용하도록 큰 틀에서 권고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최대내약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에제티미브와 병용하도록 주문했다. 또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이 최대내약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으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2차예방 목적으로 PCSK9억제제를 병용하도록 ‘권고’했다.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는 PCSK9억제제 병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한 점과 비교하면 PCSK9억제제 병용에 더욱 힘을 실은 셈이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도 최대내약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치료로 목표치까지 조절하지 못했다면 PCSK9억제제를 병용하도록 주문했다. 이와 함께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 고순도 오메가-3 성분인 아이코사펜트 에틸(icosapent ethyl)을 스타틴과 병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아이코사펜트 에틸로 이 환자들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을 약 4분의 1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권고했다.

고령자 스타틴 치료

스타틴 관련 논란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리했다. 먼저 75세 이상인 고령자에서 스타틴 혜택에 대한 근거는 제한적일지라도 관련 연구마다 혜택이 일관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75세 이상의 고령은 심혈관질환 위험도, 기저 LDL콜레스테롤 수치, 건강상태, 약물 간 상호작용 위험 등을 고려해 스타틴 치료를 결정하도록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신장손상이 있거나 약물 간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는 고령이라면 스타틴 저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도록 스타틴 용량을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아울러 임신을 고려하거나 적절한 피임을 하지 않는 폐경 전 여성에게는 스타틴 치료를 권고하지 않았다.

Catapano 교수는 “임신초기 여성이 의도치 않게 스타틴을 복용했을 때 태아기형이 유발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를 확인한 공식적인 연구가 없으므로 스타틴 치료가 필요한 여성은 임신이 가능한 시기에 스타틴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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