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강하제 심부전 연구

DAPA-HF 연구는 앞서 탑라인 결과가 공개된 후 ESC 2019가 열리기까지 10여 일을 남겨두고 핫라인(Hot-Line) 세션이 이름을 올리며 심장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연구에서는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HFrEF 환자 총 4744명이 모집됐고, 이들은 표준치료를 받으면서 다파글리플로진 10mg을 복용한 군(다파글리플로진군, 2373명) 또는 위약군(2371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1차종료점으로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을 평가했다. 심부전 악화는 예상치 못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부전으로 내원 등으로 정의했다.

심부전 악화·심혈관 사망 26%↓

18.2개월(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1차종료점 발생위험은 다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보다 26% 낮아(16.3% vs 21.2%, HR 0.74, P＜0.00001) 다파글리플로진을 통해 심부전 치료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심부전 악화를 경험할 위험도 다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보다 30% 낮았고(HR 0.70, P=0.00003),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역시 18% 낮아 생존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HR 0.82, P=0.029).

비당뇨병 환자 하위분석

주목해야 할 점은 제2형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른 하위분석 결과다. 다파글리플로진은 항당뇨병제임에도 불구하고 제2형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HFrEF 환자의 1차종료점 발생위험을 27% 낮췄다(HR 0.73, 95% CI 0.60~0.88). 제2형당뇨병을 동반한 HFrEF 환자 역시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하면 1차종료점 위험이 25% 감소했다(HR 0.75, 95% CI 0.63~0.90).

이와 함께 건강 관련 삶의 질 평가도구인 ‘심근병증 설문지(KCCQ)’ 점수는 등록 당시와 비교해 8개월 후 5점 이상 개선된 환자비율이 위약군(51%)보다 다파글리플로진군(58%)에서 유의하게 높았다(OR 1.15, P＜0.001). 아울러 KCCQ 점수가 5점 이상 악화된 환자비율은 위약군(33%)과 비교해 다파글리플로진군(25%)이 의미 있게 낮았다(OR 0.84, P＜0.001).

이상반응의 경우, 체액량 감소(volume depletion)가 나타난 환자는 다파글리플로진군이 7.5%로 위약군(6.8%)보다 비율이 높았지만 두 군 간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P=0.40). 신장기능장애와 관련된 이상반응은 다파글리플로진군 6.5%, 위약군 7.2%로 보고됐으나 역시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P=0.36). 주요 저혈당(major hypoglycemia)과 하지절단, 골절 등은 드물게 보고됐고 다파글리플로진군과 위약군의 발생률은 유사했다.

심장약 다파글리플로진?

연구를 진행한 영국 글래스고대학 John McMurray 교수는 “다파글리플로진은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HFrEF 환자의 사망과 입원위험을 낮추면서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을 개선시켰다”며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이 같은 결과를 보인 치료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다파글리플로진은 HFrEF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심장학 전문가들 역시 DAPA-HF 연구를 이번 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연구로 지목하며, 이번 결과에 따라 항당뇨병제인 다파글리플로진을 ‘심장약’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018년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DA 2018)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인 DECLARE-TIMI 58의 최종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결과는 다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없는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위약 대비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파글리플로진은 주요 1차종료점인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율 복합빈도를 17% 줄이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HR 0.83, P=0.005). 개별인자를 보면 심부전 입원율이 27%(HR 0.73, 95% CI 0.61-0.88) 감소했고 심혈관 사망은 2%(HR 0.98, 95% CI 0.82-0.17) 줄어, 다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심부전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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