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이하 ADHD)는 가장 흔히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 찾아오는 어려움 중 하나로 소아·청소년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ADHD의 핵심증상으로는 부주의(inattention), 과잉행동(hyperactivity), 충동성(impulsivity) 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인지적 기능과 실행기능에 다양한 어려움이 함께 나타난다. 연령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그림>에 나온 것과 같은 부분을 자세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주의 증상은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어렵거나 자극에 쉽게 주의가 흐트러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재미없고 지루한 과제를 수행할 때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귀 기울여 듣지 않거나 여러 번 반복해서 지시해도 따르기 어렵거나 멍하니 있거나 딴 생각을 하는 듯이 보인다. 유치원 시기보다 청소년기에 부주의로 인한 어려움이 더욱 커지며 학습 문제와 동기 및 의욕 저하를 동반하게 된다.

과잉행동은 안절부절 못하거나 꼼지락거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계속 움직이고, 다른 사람을 방해하는 행동을 자주 보여 유치원~초등학교 시기에는 자꾸 돌아다니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다가 나이가 들면서 큰 움직임보다는 자리에서 다리를 떨거나 꼼지락거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청소년기 이후에는 이런 과잉활동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충동성의 경우는 지시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빨리 급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말한다. 급한 성향으로 뒤를 생각하지 않고 위험한 행동(예;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음주운전)을 반복 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행동으로 실수가 많아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달과정에 따라 핵심증상의 양상이 변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치원 시기에는 과잉행동이 주로 두드러지고 초등학교 시기와 청소년기를 지날수록 부주의 증상과 충동성 증상에 따른 어려움이 커지게 된다. 특히 성인기가 되면 과잉행동 증상이 호전되는 것에 비해 부주의와 충동성은 더욱 문제가 된다.

ADHD 소아가 치료가 되지 못한 채 어른이 되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해 이사나 전직을 반복하고 학업성적과 교육 수준이 낮아지게 되기도 한다. 직업 변동이 많고 잦은 법규 위반이나 불필요한 약물이나 술, 담배의 의존도도 높아진다. 사회 기술과 자긍심도 낮아져 대인관계가 줄고 교육과 직업 없이 허송 세월을 보내기도 한다. 마음이 다른 데 가 있듯이 집중을 못하는 모습, 일을 시작하지만 쉽게 주의를 잃고 흐트러지는 모습, 일을 마무리하기가 어렵거나 관련 없는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전화, 영수증 처리, 약속 지키기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연속적인 업무를 관리하기가 어렵고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모습이 있다.

또한 시간관리나 마감을 지키는 것에 어려움을 보인다. 심리적으로 초조해하고 오랜 시간 동안 가만히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 대화나 활동에 자주 끼어들어 방해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허락 없이 쓰기도 한다.

ADHD 소아가 성인이 되면서 보통 3가지의 경과를 보이는데, 첫째는 회복돼 잘 지내는 경우다. 둘째는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업무상, 대인관계에서 곤란을 겪는다. 또한 자긍심 저하, 충동성, 자극민감성, 불안, 감정 기복을 보인다. 이 경과가 가장 많다. 셋째, 심각한 정신건강 혹은 반사회적 문제를 갖는 경우로 이들은 심각하게 우울에 빠지거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알코올이나 약물 남용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부정적인 예후를 갖는 비율은 비교적 낮다.

ADHD와 우울증이 함께 있을 경우 ADHD의 증상 중 충동성과 과격함 등이 자살 위험성을 높안다. 우울증만 있는 경우보다 ADHD가 공존할 경우 자해나 자살시도가 2~3배 높고 자살률이 올라간다.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입원치료를 고려해야 하고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만 사용하는 것보다 초기부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항우울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저한 식욕감소, 체중감소, 심한 불면증, 계획된 자살 시도 및 자살 의도를 보이는 심각한 우울증 증상이 있거나 과거에 메틸페니데이트에 대한 반응이 없거나 심한 부작용을 겪었다면 항우울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와 달리 ADHD 증상이 더 두드러져 심각한 상태이거나 경미한 우울증상으로 자살에 대한 구체적 의도나 계획은 없는 경우거나 ADHD 발병이 우을증 보다 1년 이상 선행된 경우는 메틸페니데이트로 시작하는 것이 권고된다. 항우울제를 복용한 소아·청소년에서 오히려 자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어왔다. 하지만 자살은 우울증의 흔한 증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석은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울증 약물치료가 미진하여 호전이 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악화돼 나타난 결과고 호전과 조금 다른 현상으로 약물에 의한 에너지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자살 위험성이 있는 ADHD 소아·청소년 및 성인은 자살 위험성에 대해 모니터를 잘 하면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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