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당뇨병환자의 관리

노인 당뇨병환자들은 여러 만성질환에 중복이환되면서 다약제복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요실금, 낙상, 통증 등과 같은 여러 기능장애를 동반하면서, 인지장애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물론 고혈당과 관련된 증상의 조절, 합병증 예방 등 당뇨병의 일반적인 관리 목표는 노인과 청장년층이 다를 바 없으나, 노인에서는 동반질환, 기능장애 여부 및 인지 상태를 고려해 보다 개별화된 목표를 설정해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목표

노인 환자에게서 철저한 혈당, 혈압 및 지질조절의 효과를 입증한 장기간 근거는 부족하지만, 활동적이고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는 노인 환자에서는 집중적인 당뇨병 관리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 청장년 환자들과 비슷한 치료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반면 진행된 당뇨병성 합병증을 가지고 있거나 심각한 인지 및 기능장애를 가지고 있는 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혈당조절 목표를 덜 엄격하게 유지해 적극적인 치료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예를 들면 저혈당)을 예방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고혈당으로 인한 증상이나 급성 합병증을 예방할 정도의 최소한의 혈당조절 목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삶의 질 역시 노인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다. 예를 들어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환자에게 수 년 후의 결과를 예상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치료법을 시도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 노인의 건강상태에 따른 구체적인 혈당 조절 목표는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가이드라인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바 있다.

동반된 만성질환이 적고 기능 및 인지장애가 없는 노인에서는 당화혈색소(A1C) 목표를 7.5% 미만을 목표로 할 수 있고, 반면 심각한 동반질환들로 인해 기대여명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심한 기능 저하 또는 중등도 이상의 인지장애가 있다면 8.5% 미만을 목표로 할 수 있다.

영양요법

노인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서 운동과 임상영양요법은 혈당, 혈압, 지질, 및 체중관리에 도움이 되므로 병행돼야 한다. 따라서 신체활동과 식사 및 영양상태를 평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임상영양요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인지 및 신체기능이 정상인 노인에게는 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하도록 권고한다. 금기사항만 없다면 적절한 저항운동도 하도록 한다. 그러나 운동의 종류, 강도나 횟수는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반드시 개별화해야 한다. 젊은 환자에 비해 노인들은 잘못된 식생활습관, 치아 문제, 소화기능장애, 경제적 또는 환경적 문제 등으로 식사조절을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임상영양요법을 포함한 교육을 통해 환자들의 평소 식습관을 분석하고 환자의 건강상태와 환경적, 경제적 요소를 고려해서 개별화된 임상영양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약물치료

노인에서 당뇨병 약물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저혈당 없이 혈당을 조절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노인 환자들은 신장이나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식사가 불규칙하며, 여러 가지 약물의 작용에 의해 저혈당이 발생하기 쉽다. 노인 환자들의 저혈당 증상은 젊은 사람에 비해 모호해서 빨리 인지하기 어렵고, 저혈당 발생 시 회복이 더디다. 따라서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노인에서 저혈당의 위험도가 낮은 약물을 선택하도록 권고하였다.

메트포르민은 혈당 감소효과 이외에도 인슐린저항성의 완화, 체중감소 및 혈청 지질의 교정효과가 있으므로 심한 인슐린저항성과 이상지질혈증을 보이는 비만한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이다. 이 약제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혈당을 떨어뜨리지만 저혈당을 유발하지는 않으며, 미국당뇨병학회는 메트포르민을 노인 당뇨병환자의 일차약제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식욕부진, 오심, 설사, 금속 맛 등과 같은 위장관 증상으로 인하여 노인에서는 삶의 질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며, 신부전(사구체여과율 30 mL/min/1.73 m2 미만)이나 심한 심부전을 가지고 있는 노인에게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티아졸리딘디온은 저혈당의 발생 위험은 적으나, 수분저류를 일으켜 울혈성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고 골절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노인환자에게 사용할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DPP-4억제제의 경우 거의 부작용이 적고, 저혈당의 위험이 적으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노인 환자들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SGLT-2억제제는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지 않으므로 저혈당 위험이 매우 낮고, 심혈관질환에 대한 이득이 있으나, 요당 배출을 증가시키므로 요로감염이나 생식기감염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약제의 삼투성 이뇨작용으로 인한 수분소실로 체액감소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탈수, 기립성 저혈압, 전해질 불균형 등이 있을 수 있으며, 75세 이상의 노인이나, 이뇨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노인에서 약제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가 부족하다.

설폰요소제는 가격이 저렴하고 혈당강하 효과가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중증 부작용이 적어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쓰여 왔다.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고 투여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저혈당과 체중증가가 다른 약제와 비교해 잦다. 특히 노인은 다양한 동반질환에 의해 저혈당이 더 잘 발생할 수 있고, 저혈당 무감지증 빈도가 높으므로 약제 사용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슐린 치료가 필요 할 때는 주사하는 사람이 시력, 운동능력, 인지능력 등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주사방법을 적절하게 교육한다. 또한 지나치게 복잡한 용법은 가능하면 단순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적절한 혈당조절과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가혈당측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신체 및 인지기능에 따라 적절한 정도의 자가혈당측정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저혈당 증상과 대처방법을 포함한 자가관리교육도 환자 및 가족에게 이뤄져야한다.

동반질환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는 혈당조절 뿐만 아니라 다른 심혈관 위험 인자들을 조절이 필요하다. 고혈압을 가진 노인 당뇨병환자에서 목표혈압은 청장년층과 같이 140/85mm Hg 이하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혈압목표 역시 개별화가 필요할 수 있다. 노인 당뇨병 환자가 이상지질혈증을 보인다면 임상영양치료와 함께 금기가 아니라면 스타틴을 권고한다.

노인 당뇨병과 인지기능장애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인지장애 및 치매의 발생 위험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혈당과 오랜 당뇨병 유병기간은 인지기능의 저하와 연관성이 있음이 보고됐으며, 고혈당과 고인슐린혈증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인지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인지기능이 저하되면 치료의 충실도가 떨어지고 잘못된 식사와 약물 복용으로 혈당이 악화되거나 저혈당의 위험이 증가되며, 혈압 조절,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인지장애 및 치매에 대한 선별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으며, 미국당뇨병학회에서도 65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에서 첫 내원 시 또는 매년 인지장애, 치매 및 우울증에 대산 조기 선별검사를 할 것을 권고했다. 선별검사로는 Mini-Mental State Examination(MMSE) 및 Montreal Cognitive Assessment 등이 특히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환자가 인슐린의 용량 계산을 잘못하거나, 식사 및 인슐린 투여를 불규칙하게 하거나, 저혈당에 대한 적절한 인지, 예방, 처치 등을 못할 경우 인지장애에 대한 검사를 추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인지장애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보다 자세한 검사를 진행하도록 한다.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인지기능 장애의 조기 발견은 앞서 기술한 미국당뇨병학회의 노인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목표와 같이 인지장애를 고려한 최적화된 혈당 조절 목표를 조기에 수립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검사를 통해 병발된 뇌혈관질환을 조기에 진단해 약물치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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