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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변동성 집안의 문제아들 가면·아침·야간 혈압상승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0.05.12 17:42
  • 호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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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변동성(Blood Pressure Variability)이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 합병증의 예방까지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문제아로 떠오르고 있다. Visit-to-visit, day-to-day, daily 단위로 높고 낮음을 반복하는 혈압수치가 고혈압 관리의 난제 중 하나로 지목된 것. 혈압변동성은 외부환경이나 내부요인의 변화에 대응하는 자연스러운 체내 보상반응일 수도 있겠으나, 이 또한 과하면 혈압관리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혈압의 변화가 잦고 변동 폭이 클수록 환자의 정확한 혈압측정값을 산출해 반영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진단의 문제, 즉 고혈압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해 당연한 치료를 지연시킬 수도 있고 정상 또는 위험단계의 환자를 고혈압으로 진단해 과잉진료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들쑥날쑥 혈압

하루 중 아침·주간·야간으로 혈압이 쉬지 않고 정상치와 경계치를 큰 폭으로 넘나드는 병태생리의 고혈압 환자가 가장 큰 문제다.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특정시점의 혈압조절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자들은 항고혈압제 복용시기와 작용시간에 따라 아침이든 야간이든, 또는 주간이든 치료효과(혈압조절)가 유지되지 못하는 사각(死角)에 노출될 수 있다.

혈압이 신체 내·외부적 상황에 따라 다변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지돼 왔다. 잠자리에 들 때와 일어났을 때의 혈압이 다른 수치를 나타내며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는 것, 하루 중(daily)은 물론 계절에 따라서도 혈압의 높고 낮음이 변덕을 부린다.

24시간활동혈압(24 hours ambulatory blood pressure)을 측정해보면, 이같은 현상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혈압 변동성이 고혈압 환자의 예후, 즉 심혈관사건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와 함께 변동성 자체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다양한 병태의 고혈압

혈압변동성은 높고 낮은 수치를 왔다갔다 하면서 다양한 병태생리의 고혈압을 양산하기도 한다. 하루 중 특정시점에 혈압상승이 관찰되는 병태로 백의(white-coat)·가면(masked) 고혈압, 야간(nocturnal) 혈압상승, 아침(morning) 고혈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같은 병태의 고혈압 환자들은 정확한 진단과 일관된 혈압조절이 어렵다.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혈압측정으로 고혈압이 오진될 경우, 항고혈압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 불필요한 약물치료가 이뤄지게 된다. 역으로 고혈압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면 정말 필요한 환자에게 항고혈압제 치료가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항고혈압제 치료를 한다 해도 약제특성에 따라 특정시간 대의 혈압상승까지 모두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일상에서 가면 쓴 고혈압

가면고혈압은 진료실에서 의사가 측정한 혈압은 정상수치인데, 병원 밖 일상생활 권역 또는 시기에서는 140/90mmHg를 넘는 병태의 고혈압이다. 진료실혈압은 정상인데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진료실 측정에만 의존하면 고혈압 진단을 놓치거나 치료에도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는 환자를 방치하게 된다.

진료실 소견만으로는 혈압이 정상이거나 제대로 조절되는 것으로 판단하기 쉬운데, 정작 이 환자들은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고혈압으로 지내는 것이다. 특히 치료를 받고 있다 해도 진료실 방문시간에 맞춰 약물을 복용할 경우, 예후평가는 더욱 어려워지고 더 많은 혈압조절 취약시점에 놓이게 된다.

이 경우 고혈압의 진행이 계속돼 표적장기손상이 악화되고 최종적으로는 심혈관사건 발생을 앞당기는 최악의 결과가 초래된다. 특히 가면고혈압은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경우나 백의 고혈압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침혈압 급상승

대한고혈압학회 ‘혈압모니터지침’에 따르면, 아침고혈압은 “기상 후 혈압이 135/85 mmHg 이상이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 2시간 이내의 혈압은 그 이하일 때”로 정의한다. 아침 기상시점 또는 직후에 혈압이 급상승하거나 수면 중 혈압이 떨어지는 않는 상태(non-dipper)가 아침까지 지속되는 병태다. 특히,

아침고혈압이 뇌졸중 발생의 가장 강력한 독립인자이며 심장비대·경동맥비대 등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일본 지치의과대학 Kazuomi Kario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아침 기상 후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뇌졸중 위험이 2.7배나 높다.

혈압모니터지침에는 “아침 시간대가 고혈압에 의한 심혈관질환 발생의 가장 취약한 시간이기 때문에 이를 치료에 응용하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고 언급돼 있다.

Non-dipper & Riser

야간·수면 시에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상승하는 병태도 문제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는 생체안정 상태에 돌입해 혈압이 안전한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야간·수면 시에 이러한 상태에서 안정을 취하는 경우를 흔히 ‘dipper’라고 부른다. 이에 반해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non-dipper),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riser)도 존재한다.

이러한 고혈압 환자에서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 대한고혈압학회 혈압 모니터 지침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중 주간혈압에 비해 야간혈압의 감소가 10% 미만인 ‘non-dipper’에서는 10% 이상 감소하는 ‘dipper’와 비교해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3배나 높다. Kario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서도 야간·수면 중 혈압이 떨어지는 ‘dipper’와 비교해 오히려 상승하는 ‘riser’의 뇌졸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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