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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령사회가 직면한 단독수축기고혈압수축기 낮추면 이완기에서 기립성저혈압 돌출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0.05.12 17:28
  • 호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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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고령화 문제가 고혈압과 결부돼 중대한 사회파장을 몰고오고 있다. 한국은 최근 고령화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10년 후에는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25%를 차지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회 고령화는 다방면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고혈압의 폐해와도 직결돼 국민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령으로 갈수록 고혈압 유병률은 5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한다. 특히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고혈압, 즉 노인 고혈압은 이들 연령대의 유병특성에 따라 단독수축기고혈압일 가능성이 높아 치료에 주의를 요한다. 항고혈압제 치료 시에 적극적인 혈압조절에 따른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사고 및 사망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혈압 최대현안

대한고혈압학회는 한국인의 고혈압 치료와 관련한 최대 당면과제 중 하나로 노인 고혈압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앞으로 10~20년 내에 노인 연령대의 고혈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문제는 현재의 상황만 보더라도 65세 이상 고령대의 고혈압 유병률이 50%를 웃돌고 있는 것이다.

노인인구 2명 중 1명은 고혈압이라는 것인데, 현재의 중·장년층이 고령에 진입하게 되는 향후 10~20년 시점에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급증하는 유병률

우리나라는 노인 고혈압의 병폐로부터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 65세 이상 고령 연령대에서 2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통계를 보면, 30~39세·40~49세·50~59세·60~69세·70세 이상 연령대 남성의 고혈압 유병률이 14.6%·31.2%·38.0%, 53.5%, 58.9%로 60세 이상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대한고혈압학회의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19’를 봐도 고령층으로 갈수록 고혈압 유병률은 급증한다. 30~39세에서는 11.3%인 유병률은 40~49세에서 19.2%, 50~59세 32.1%, 60~69세 46.9%, 70세 이상에서는 64.7%로 고령층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힘 못쓰는 조절률

유병률에 반해, 혈압을 목표치 미만으로 낮추고 유지하는 조절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007~2009년 고혈압 관리현황(잠정치)을 보면, 65세 이상 인구의 인지율(76.9%)과 치료율(72.7%)은 높은데 조절률은 유병자(고혈압 환자) 기준 47.1%, 치료자(항고혈압제 복용자) 기준 64.1%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2011년 통계를 봐도, 6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인지율은 남(75% 이상)·여(83% 이상) 모두가 높은 가운데 조절률은 50%에 머물고 있다.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18’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16년 현재 60세 이상 연령대(60~69세, 70세 이상)에서 고혈압 인지율과 치료율은 80% 대에 육박하지만, 조절률(유병자 기준)은 60% 대에 머물거나 그 이하의 수준이다.

고혈압 치료의 딜레마

노인 고혈압에서 조절률이 이렇게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노인 고혈압의 유병특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 임상의들에게 딜레마를 가져다 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노인 고혈압이다.

고령층의 유병특성으로 인해 젊은 연령대의 건강한 성인에게 적용하는 잣대를 그대로 들이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노인 고혈압의 치료와 관련해 “단독(고립성)수축기고혈압과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사망위험 등을 고려해 특성화된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독수축기고혈압

전문가들은 특히 수축기고혈압과 뇌졸중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축기와 이완기고혈압 모두 뇌출혈이나 뇌경색의 위험요인이지만. 최근에는 수축기혈압이 이완기혈압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좌심실 수축 시 혈액이 방출되면서 동맥을 따라 맥압이 같이 전달되는데 대동맥과 경동맥을 거쳐 뇌혈관에 우선적으로 도달하는 만큼 수축기혈압이 높으면 뇌졸중의 위험도 따라서 증가할 수 있다. 혈압상승의 누적으로 인해 경직되고 탄성이 낮아진 뇌혈관이 심장수축 시 터지기 쉽고(뇌출혈), 동맥경화가 진행된 혈관의 경우 혈관벽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경색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일수록 수축기혈압이 상승하는 패턴으로 인해 고혈압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이 대목에서 단독수축기고혈압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된다. 고혈압은 연령대에 따라 젊은층은 이완기, 중년층은 이완기·수축기, 55세 이상의 노령층은 수축기혈압 상승에 의해 고혈압이 진행된다.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고혈압 유병률이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중 상당수가 단독수축기고혈압에 해당한다.

한국인 관찰연구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팀이 국내 고혈압 환자들을 아형별로 분류해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고령층의 단독수축기고혈압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Korean Circulation Journal 2015;45:492-4992015). 연구팀은 1998~2012년 사이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2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아형의 유병률을 측정했다.

환자들은 단독수축기고혈압(수축기 ≥140mmHg / 이완기 < 90mmHg), 단독이완기고혈압(수축기 < 140mmHg / 이완기 ≥ 90mmHg), 수축기·이완기고혈압(수축기 ≥140mmHg/ 이완기 ≥ 90mmHg) 등 4개 고혈압 아형그룹으로 세부 분류돼 관찰이 진행됐다. 관찰결과, 2012년 기준으로 국내 고혈압 환자는 약 950만명으로 조사됐다. 유병률은 26%로 국민 3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연령별로는 20~29세 5%, 30~39세 9%, 40~49세 20%, 50~59세 35%, 60~69세 55%, 70~79세 63%, 80세 이상 71%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급속하게 올라가는 모양새다. 2010과 2012년 사이 단독이완기고혈압은 감소한 반면, 단독수축기고혈압은 연령대가 높을수록(≥40세)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단독수축기고혈압은 60세 이상 연령대(60~69세 14.6%, 70~79세 12.2%, 80세 이상 15%)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됐다.

75세 고혈압 환자 A씨

단독수축기고혈압은 오랜 기간 혈압이 높은 상태로 방치되는 만큼 혈관의 구조적·기능적 변화가 야기되고, 이로 인해 치료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ALLHAT 등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이완기 또는 이완기·수축기고혈압의 평균 고혈압 조절률이 90%에 육박하지만, 수축기고혈압은 70%를 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기 올해 75세의 AOO 할아버지를 가정해보자. 이 환자는 진료실혈압이 180/70mmHg로 명백한 항고혈압제 치료 대상이다. 그런데 이완기혈압에 비해 수축기혈압만 유난히 높은 단독수축기고혈압이다. 이 경우 수축기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적극 강압시키다 보면, 이완기혈압도 덩달아 떨어져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골절 또는 사망위험이 돌출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수축기혈압을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단독수축기고혈압과 기립성 저혈압은 노인 고혈압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때문에 노인 고혈압 환자의 치료는 적극적인 항고혈압제 치료를 적용하기도, 그렇다고 느슨한 치료로 한 발 물러서 관조하기만도 어렵다.

치료 권고안

대한고혈압학회는 이와 관련해 2018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노인 고혈압의 치료는 심뇌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위험을 감소시키고, 단독수축기고혈압 환자에서도 치료의 이득이 관찰되는 만큼 고혈압 진단과 치료를 적극 수행해야 한다”면서도 “80세 이상의 1기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의 사용에 따른 이득이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65세 이상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지침에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고혈압 환자에게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조절을 목표치로 권고했는데, 고령층에게는 보다 완화된 목표치를 주문한 것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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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고혈압#고혈압#대한고혈압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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