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약물치료에 관한 전문가 권고안’

국내에서는 대한감염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대한소아감염학회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에 대한 약물치료 권고안을 발표했다(2020년 3월 13일).

핵심은 항바이러스제 치료전략으로 제한된 자료와 담당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전략을 시행하도록 했다. 치료 대상은 COVID-19 확진 환자다. 폐렴 동반 등 중등도 이상의 중증도를 보이거나 임상경과가 악화되는 환자,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고령 환자,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에게는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고려하도록 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진단 후 초기 또는 가능한 이른 시점에 시행하되 중증 양상을 보이는 의심환자에서는 확진 전에도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중증 위험이 있거나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한 환자에게 노출 후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제한적인 상황에 한정해서 시행하되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낮은 약물을 선택하고 지속적인 평가를 당부했다.

현재 적용가능한 항바이러스요법으로는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400/100mg) △클로로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 인터페론 △렘데시비르(remdesivir) △리바비린을 꼽았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1일 2회 단독요법으로 적용하되 소아의 경우 시럽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클로로퀸의 경우 최근 보고된 생체 외 실험에서는 바이러스 복제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단 국내에서 클로로퀸이 유통되지 않는만큼 히드록시클로로퀸 400mg을 1일 1회 단독요법으로 투여하도록 했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 인터페론 전략은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고 부연했고, 리바비린은 1차적으로 권고된 약물들이 사용하기 어렵거나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투여를 고려할 수 있는 약물로 제시했다.

렘데시비르의 경우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국내에서도 임상시험 사용 목적으로만 적용이 가능하다고 적시했다.

항바이러스제 투여기간은 전반적으로 7~10일로 제시했지만, 이후 발표되는 근거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바이러스제 이외에 적용할 수 있는 약물로는 인터페론, 스테로이드, 정맥투여 면역글로불린,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 항생제를 꼽았다. 인터페론은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와 병용해서 사용하고, 스테로이드는 천식의 악화나 승압제가 필요한 중증 패혈성 쇼크 등에서 고려하도록 했다. 정맥투여 면역글로불린도 패혈증일 경우 고려할 수 있고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는 인플루엔자 감염이 있거나 의심될 때 사용하도록 했다. 항생제는 세균성 감염이 동반됐거나 의심될 때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한편 혈장 치료는 대규모 연구는 필요하지만 환자의 예후와 평의 경과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치료약제로 고려하도록 했다. 단 질환의 중증도와 혈장 재취 시기에 따라 항체의 양이 다를 수 있어서 공여자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DSA 가이드라인

미국감염학회(IDSA)도 COVID-19 치료 및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2020년 4월 11일). 7개 권고사항으로 구성된 내용으로 임상현장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적용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단 아직까지 효과 ��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서 긍정적인 내용으로 예단하지 않도록 ‘knowlegde gap’을 권고사항에 조항으로 붙였다. 

COVID-19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히드록시클로로퀸 및 클로로퀸은 임상시험 맥락에서 사용을 권고했고, 히드록시클로로퀸 및 클로로퀸 + 아지스로마이신 전략은 임상시험 맥락에서 적용하되 관련 근거가 부족하고 유해사건 위험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도 근거가 부족하고 유해사건 위험이 높지만 임상시험 맥락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았다.

스테로이드의 경우 COVID-19로 인한 폐렴 환자에게는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지만, COVID-19가 급성호흡부전증후군(ARDS)을 야기했을 때는 임상시험 맥락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토실리주맙도 제한적 근거와 유해사건 위험을 고려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전략으로 꼽았고, 혈장 치료도 임상시험 맥락에서 적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IDSA는 권고사항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치료전략으로 논의되는 내용에 대해서도 정리했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중 다루나비르/코비시스탯(darunavir/cobicistat)를 잠재적인 COVID-19 치료전략으로 꼽았다. 기존 치료전략과 병용한 연구에서는 바이러스청소율에 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중증 증상과 사망률에 대한 효과 평가자료를 기다리는 중이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에 인터페론 β나 다른 항바이러스제를 병용하는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에 인터페론 β를 병용하는 전략은 이전 중증호흡기증후군(SARS-CoV)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항바이러스효과를 보인 바 있다.

회복 혈장 치료의 예방적 적용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방법이다. 중증 바이러스성 하부호흡기감염 등 감염성 질환 치료에서 장기간 사용돼 온 방법이고 SARS-CoV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는 예방적 효 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외 치료전략으로는 리바비린, 뉴로미니다아제 억제제인 오셀타미비르, 정맥투여 면역글로불린, 렘데시비르를 제시했다.

진행 중인 임상시험

대한감염학회와 IDSA가 권고하는 주요 COVID-19 치료전략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진행하는 임상시험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SOLIDARITY로 이름붙여진 이 프로그램에서는 다국가에서 등록된 COVID-19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클로로퀸 및 히드록시클로로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 인터페론 β 4개의 치료전략의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렘데시비르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및 관련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됐다. 렘데시비르는 주요 바이러스 효소인 RNA 의존성 RNA 폴리머라아제를 억제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2017년 노스캐롤라이나대학팀이 진행한 실험실 및 동물실험에서는 SARS-Cov나 MERS-Cov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COVID-19에 대한 렘데시비르 효과는 미국 최초 확진 환자에서 확인된 바 있다(NEJM. 2020년 3월 5일). 입원 6일 때까지 비정형적 폐렴 양상, 양 폐에서 수포음, 영상의학적 간-유리 음영 등이 확인된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결과 임상적 상태들이 개선됐고, 보조적 산소공급도 필요하지 않은 상태까지 회복됐다.

다국가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NEJM. 2020년 4월 10일자 온라인판)에서도 렘데시비르는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였다.

환경호흡 또는 산소 지지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산소포화도가 94% 미만인 COVID-19 확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10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 치료 시작 시점에서는 200mg을 정맥투여했고, 이후에는 100mg으로 감량해 투여했다.

약물을 투여받은 61명 중 53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18일 동안 산소 지지 치료를 받는 분류가 개선된 비율은 68%, 기계 환기를 위한 삽관을 제거한 비율은 57%, 퇴원 환자는 47%로 나타났다. 침습적 기계환기를 받는 환자의 사망률은 18%, 침습적 기계환기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에서 사망률은 5%였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를 통해 임상적 개선율이 68%로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하며 “효과 평가를 위한 위약군 대조 디자인의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복합제(제품명 칼레트라)는 2000년 미국에서 HIV 감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로피나비르는 새로운 바이러스 연결 펩타이드 내 장쇄 프로틴을 분해하는 HIV 프로테아제를 억제한다. 하지만 로피나비르가 프로테아제에 의해 체내에서 빠르게 부서지기 때문에 또다른 프로테아제 억제제인 리토나비르를 더해 로피나비르의 효과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전이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MERS-CoV 감염 명주원숭이 모델 연구에서 효과를 보인 바 있다.

COVID-19에 대한 효과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 중국 COVID-19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표준치료 +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1일 2회 투여군과 표준치료 단독군을 비교한 결과 유의한 임상적 차이는 없었다. 또 연구팀은 이 약물이 전반적으로 안전하지만, 중증 환자에게는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고 중증 간손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COVID-19에 대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의 임상적 평가 결과(NEJM. 2020년 3월 18일 온라인판)에서도 치료 효과 가능성을 보였지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COVID-19로 확진되 입원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오픈라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대상 환자들은 산소포화도(SaO₂) 94% 미만이었고 산소부분압력(PaO₂) 300mmHg 미만인 이들이었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복합제는 400/100mg을 1일 2회 전략으로 14일 간 투여했다. 1차 종료점은 무작위 시점부터 임상적 개선효과가 확인되는 시점이었다. 임상적 개선은 7점 점수 중 2점 개선 또는 퇴원이었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군(99명)과 표준치료군(100명)을 비교한 결과 임상적 개선율은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군에서 1.24배 더 높았다(HR 1.24, 95% CI 0.90-1.72). 28일 시점 사망률은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군에서 19.2%, 표준치료군에서 25.0%으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군에서 5.8% 낮았다(95% CI -17.3~-5.7%). 검출가능한 바이러스 RNA 수치는 유사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가 연구를 통해 중증 질환에 대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의 역할을 확인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 인터페론-β

SOLIDARITY 프로그램에서는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 인터페론-β 조합도 평가한다. 인터페론-β은 염증을 조절하는 분자로 MERS 감염 원숭이 모델에서도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이에 MERS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도 진행됐다. 하지만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중증 COVID-19 환자에게 인터페론-β를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클로로퀸 및 히드록시클로로퀸

클로로퀸 및 히드록시클로로퀸에 적용할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다. COVID-19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세포 표면 위 수용체에 붙는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을 활용하는데 세포 배양 연구에서는 클로로퀸이 일부 COVID-19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활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고용량이었고 중증 독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히드록시클로로퀸의 경우 부작용이 다양하고 심장에도 드물지만 위해를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프랑스 연구팀이 20명 환자를 대상으로 히드록시클로로퀸 적용효과를 평가한 연구(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2020년 3월 17일)에서는 히드록시클로로퀸을 1일 1회 600mg 투여해 비강 채위(swab)로 바이러스량의 변화를 평가했다. 무증상 환자 6명, 상부호흡기감염 22명, 하부호흡기감염 8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20명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바이러스량 감소가 확인됐고, 아지스로마이신을 추가했을 때 더 뛰어난 바이러스 감소효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 없고, 사망에 대한 임상적 아웃컴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미국중환자 의학회는 COVID-19 성인 환자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중증 COVID-19 환자에게 클로로퀸 또는 히드록시클로로퀸을 권고하지 않기도 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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