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단일제형 복합제(low-dose single-pill combination)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의 중요한 원인으로 적극적인 혈압 강하가 필요하다. 과거의 진료지침에서는 6개월에서 1년정도의 식이요법(주로 나트륨 섭취량 감소)과 유산소 운동 등을 하고 혈압이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면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도록 했다. 혈압강하제의 투약은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하이거나 고위험군이 아닌 고혈압환자의 초기 치료로 단일제를 투여하고,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면 단일제의 용량을 증량하거나 다른 계열의 약제를 추가 투여하는 방법을 권고했다.

그러나 최근의 진료지침에서는 여러 연구에서 혈관의 변화가 이미 진행된 후에는 혈압강하제를 투여해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지 못하는 것이 밝혀졌고, 고위험군에서 조기의 혈압 강하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기부터 적극적인 혈압강하를 권고하고 있다.

최근의 고혈압 진료지침은 제1기 고혈압 환자 중 중등도의 위험군에서 고혈압에 의한 표적장기의 손상이 없으며 2~3개월의 생활습관 조절에도 혈압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혈압강하제를 투여하고, 1기 고혈압이지만 고위험군 또는 고혈압에 의한 표적장기의 손상이 있으면 생활습관 조절과 함께 혈압강하제를 투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목표 수축기혈압은 130mmHg 이하지만 120mmHg 이하로 하강하지 않도록 조절하도록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에서 목표혈압까지 쉽게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복합제 치료의 혈압강하 효과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로 단일제형 복합제(single-pill combination drug)가 개발돼 일상진료에서 단일제형 복합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적극적인 사용이 권고되고 있다.

단일제형 복합제는 복용하는 약제의 수를 줄여서 환자의 고혈압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여서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일제형 복합제는 많은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을 정상 범위로 조절하기 위해 초기 치료부터 사용이 권고되고 있으나 모든 환자의 초회 치료로 투여하지는 않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복합제는 혈압강하가 20~30mmHg 이상 하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축기혈압이 150mmHg 미만에서 투여하는 경우 120mmHg 이하로 조절되는 경우(이 경우 부작용 발생의 위험이 높다)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축기혈압이 150mmHg 미만이면서 저위험군 환자 또는 고령 환자에서는 초기 치료로 권고되지 않고 있다.

복합치료 약제의 선택은 1차로 칼슘차단제와 안지오텐신전환효소차단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를 사용하고 목표혈압까지 조절이 되지 않으면 2차로 티아지드(thiazide)계 이뇨제를 추가한다(저용량 복합제를 1차로 사용한 경우에는 두가지 약제를 표준용량으로 증량한다).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복합해도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면 스피로놀락톤(spironolactone)을 추가한다. 그러나 심부전, 관상동맥심질환, 심방세동 등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에서는 1차 치료로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수 있다.

복합제 치료의 다가오는 미래는 저용량 복합제 치료다. 최근 저용량 혈압강하제의 복합제 치료(low-dose combination therapy)에 연구가 진행되면서 International Society of hypertension 2020년 진료지침에서는 1차 치료로 1/2 용량의 저용량 혈압강하제(예: 1/2 표준용량의 칼슘차단제 + 1/2 표준용량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투약을 권고했다. 저용량 복합제는 혈압강하가 표준용량의 단독 혈압강하제와 비교해 동등 또는 그 이상의 혈압강하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 발생이 낮아서 최근에는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또 표준 용량의 1/4용량의 3제 또는 4제 복합제의 혈압강하효과에 대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저용량(low-dose) 또는 초저용량(ultralow-dose) 복합제가 앞으로 고혈압 환자의 1차 치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가정혈압의 측정(Home blood pressure measurement)에 의한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진료실 밖 혈압 측정(out-of-office blood pressure measurement)의 대표적인 방법은 가정혈압 측정(Home blood pressure measurement)과 활동혈압(ambulatory blood pressure measurement) 측정이다.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가정혈압 측정의 유용성이 증명돼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가정에서 사용되는 혈압계의 정확성을 신뢰하지 않아서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을 믿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혈압계의 정확성이 향상돼 오히려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경우보다 더 정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 정확한 방법으로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다(정확한 측정방법은 각 진료지침 참고).

가정혈압 측정의 장점은 환자가 긴장되지 않은 환경에서 안정된 상태로 측정하므로 백의 효과를 최대한 줄일 수 있으며, 환자의 적극적인 고혈압 치료 참여로 혈압조절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정에서 여러 번 측정하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2~3회 측정하는 것 보다 많은 측정값을 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진료실 측정 혈압값보다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예측하는데 더 유용하다.

또 가정혈압 측정은 최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면 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의 진단에 유용한 방법이다. 가면 고혈압은 백의 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 진료실 혈압은 고혈압, 반대로 가정혈압 또는 활동혈압은 정상 혈압) 또는 백의 효과와는 반대로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은 정상이지만 가정혈압 또는 활동혈압이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경우다.

과거에는 진료실 밖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생각하고 무시했지만 진료실 밖 혈압 측정방법이 발전하고 많은 연구를 통해 가면 고혈압이 고혈압의 한 가지 형태이며 정상 혈압과 비교했을 때 높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과 위험도를 보이며, 진성 고혈압(sustained hypertension)과 비슷한 위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면 고혈압을 치료할 때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을 기준으로 치료해야 하는지는 연구 중에 있다. 그리고 활동혈압과 고혈압 진단을 비교할 때 약 20~30%정도 진단에 차이를 보이고 있어 활동혈압과 동등하게 교환해 사용할 수는 없다.

가정혈압 측정의 단점은 정확한 측정방법을 잘 모르고, 부정확한 방법으로 측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측정한 결과를 기록하지 않으면서 의사와 공유하지 않고 환자 스스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야간에 잠을 자는 동안에 측정을 할 수 없으므로 야간 고혈압을 진단할 수 없다.

향후 가정혈압 측정이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에 중요한 또는 필수 방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므로 일상 진료에서 가정혈압 측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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