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권고안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약물치료(Pharmacological Approaches)’ 섹션이다. 약물을 선택하는 데 있어 따져봐야 할 환자의 임상특성에 심혈관질환 동반이력을 포함시킨 것이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

이는 곧 환자의 임상특성, 즉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인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는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에 근거해 ADA는 혈당강하제 2차 또는 병용선택과 관련해 “ASCVD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indicators of high risk)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SGLT-2i) 또는 GLP-1수용체작용제(GLP-1RA)가 권고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한 “심부전을 동반하고 있거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SGLT-2억제제가 선호된다”고 부연했다. 신장질환과 관련해서는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의 경우 만성 신장질환이나 심혈관사건 또는 두 질환의 위험을 모두 감소시킨 SGLT-2억제제 또는 GLP-1수용체작용제의 사용을 고려하도록 권했다.

엠파글리플로진

ADA가 혈당강하제의 처방영역을 심혈관질환 예방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EMPA-REG OUTCOME(엠파글리플로진)을 필두로 연이어 긍정적 결과를 보고한 혈당강하제 심혈관 아웃컴 연구(CVOT, cardiovascular outcome trials)에 기반하고 있다. CVOT의 맏형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가 바로 EMPA-REG OUTCOME이다. 엠파글리플로진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혈당강하제 가운데 심혈관질환 예방을 1차종료점으로 삼아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을 보고한 최초의 사례였다.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의 고위험군 제2형당뇨병 환자를 3.1년 치료·관찰한 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은 위약군 대비 심혈관사건 복합빈도, 심혈관 원인 사망률, 전체 사망률, 심부전 입원율을 유의하게 줄였다.

엠파글리플로진은 주요심혈관사건(3 point MACE: 심혈관 원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을 위약군 대비 14%까지 유의하게 줄였다(hazard ratio 0.86, P=0.0382). 심혈관 원인 사망도 위약 대비 38% 감소시켰다. 엠파글리플로진 10mg은 35%, 25mg은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률과 심부전 입원율은 각각 32%와 35%씩 낮은 상대위험도를 보였다.

심부전과 당뇨병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은 다양한 하위분석을 통해 광범위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나타냈다. 우선 EMPA-REG OUTCOME 연구의 전체환자 분석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 치료군의 심부전 입원율이 35% 유의하게 낮았다.

하위분석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의 심부전 입원율 또는 심혈관 원인 사망률이 연령, 신장질환, 사용약제 등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유의한 혜택을 나타냈다. 특히 기저시점의 심부전 여부에 관계없이 위약 대비 엠파글리플로진의 심부전 입원율 또는 심혈관 원인 사망률은 34%(hazard ratio 0.66, P＜0.00001), 심부전 입원율·사망률은 39%(0.61, P＜0.00001) 유의하게 감소했다. 기저시점에서 심부전이 없었던 환자그룹(90%)의 경우는 엠파글리플로진의 심부전 입원율이 41% 유의하게 낮았으며, 심부전이 있었던 그룹(10%)에서는 25% 낮은 경향을 보였다.

신장기능 보호효과

또 다른 하위분석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이 급성 신장손상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EMPA-REG OUTCOME 연구를 포함 엠파글리플로진 1~3상 임상시험에 참여한 1만 2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엠파글리플로진 10mg, 25mg은 위약 대비 급성 신장손상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급성 신장부전 발생률은 위약군 3.8%, 엠파글리플로진 10mg군 1.78%, 엠파글리플로진 25mg군 1.84%였다. 엠파글리플로진이 위약보다 급성 신장부전 위험이 낮았던 것. 급성 신장손상 발생률도 각각 0.9%, 0.7%, 0.6%로 차이가 없었다.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연구결과도 주목된다. 연구팀은 사구체여과율(eGFR) ＜ 60mL/min 또는 알부민-크레아티닌비(urine albumin-creatinine ratio) ＞ 300mg/g으로 정의된 신장질환 환자그룹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들여다 봤다.

결과는 신장질환 환자그룹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이 본 연구와 같은 양상으로 관찰됐다. 베이스라인에서 신장질환이 있었던 환자그룹을 본 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은 위약 대비 심혈관 사망률을 29%(hazard ratio 0.71, 95% CI 0.52-0.98), 전체 사망률은 24%(0.76, 0.59-0.99), 심부전 입원율은 19%(0.81, 0.72-0,92)까지 모두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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