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목세틴 ≒ 메틸페니데이트

김 교수는 우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아토목세틴과 메틸페니데이트의 치료 효과가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133개의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 대한 근거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결과(Lancet Psychiatry. 2018) ADHD 소아청소년, 성인 환자에서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 모두 위약 대비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기에서는 메틸페니데이트가 아토목세틴보다 효과가 컸지만, 성인기로 넘어오면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내약성과 효과를 함께 평가했을 때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아토목세틴과 삼투압 방출 경구계(OROS) 메틸페니데이트만 비교한 결과에서도 아토목세틴은 표준 평균 차이 0.46(0.36-0.56), OROS 메틸페니데이트 0.51(0.40-0.63)으로 치료효과의 정도는 비슷했다.

병용요법에 대한 근거

김 교수는 아토목세틴과 메틸페니데이트 단독요법이 효과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40%의 환자들은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거나 부작용으로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두 약물의 병용요법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아토목세틴은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고, 메틸페니데이트는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라는 기본적인 차이가 병용요법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각 약물의 효과를 fMRI로 평가한 연구에서는 아토목세틴은 운동피질(motor cortex). 메틸페니데이트는 미상핵(caudate nucleus)의 기능적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이 주요 작용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병용요법의 임상적 혜택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아토목세틴과 OROS 메틸페니데이트 병용요법을 평가한 연구를 주목해야할 근거로 소개했다. 아토목세틴 단독요법으로 부분 반응이 나타난 환자들에서 OROS 메틸페니데이트 병용요법을 시행한 결과 약 40%의 추가 혜택이 나타났다(Journal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opharmacology. 2009). 이 연구에서는 ADHD RS 변화로 치료효과를 평가했는데 베이스라인에서는 34.3점, 아토목세틴 치료 후에는 21.1점, 아토목세틴 + OROS 메틸페니데이트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12.8점으로 감소했다.

CGI-S 척도로 중증도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베이스라인 4.5에서 아토목세틴 치료 후에는 3.5점, 아토목세틴 + OROS 메틸페니데이트 치료 후에는 2.7점으로 감소해 중등도에서 경증 전후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CGI-I에서는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BRIEF 척도 평가에서도 단일요법 대비 조금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특별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진행한 연구도 소개했다. 서울대병원에서 2020년 1월~6월 아토목세틴 + OROS 메틸페니데이트 병용요법으로만 치료받고 있는 ADHD 환자 36명을 모집했다. 소아청소년 70%, 성인 30%였다. 소아는 주로 틱, 불안, 과민성 등이 동반돼 있었고, 성인 환자에서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병용요법을 시행했다.

아토목세틴으로 시작했다가 단일치료 효과가 부족해 병용을 시행한 경우는 19명, OROS 메틸페니데이트로 시작했다가 부작용으로 인한 용량제한, 효과 부족으로 인해 병용을 시행한 경우는 17명이었다. 그 결과 65%가 CGI-I에서 의미있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 교수는 “아토목세틴은 노르에피네프린에 메틸페니데이트는 도파민에 영향을 주는 다른 기전을 보이기 때문에 각각의 단독요법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에게 추가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며 “서울대병원 자료 및 관련 근거들을 분석한 결과 약물효과를 높이고 부작용 감소를 위한 병용요법은 의미가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환자에서도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추가적으로 “병용요법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근거의 필요성에도 무게를 뒀다.

[Expert Opinion]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초등학생의 10%, 중·고등학생의 5%, 성인의 2~3%가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하고 중요한 신경발달문제다. 다행히 다양한 약물 및 비약물 치료법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으나, 아직 그 치료성과는 완전하지 않다. 약물치료의 경우, 고전적으로 methylphenidate나 amphetamine 계열의 도파민 자극성 치료제가 개발돼 사용돼 왔으나, 국내에는 amphetamine 제제의 사용은 금지돼 있다. 이런 가운데 2000년대 초반부터 노르에피네프린 제제인 atomoxetine과 clonidine 등의 약물이 새롭게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methylphenidate 또는 atomoxetine 단독요법으로는 약 30~40% 가량의 환자에서 치료반응이 부족하거나, 부작용으로 약물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의 두 가지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은 매우 부족하다. 작년 후반부터 다행히 병용요법에 대한 보험이 적용되어, 앞으로 더 많은 치료효과 및 부작용 개선의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약물의 병용요법에 대해서는 1)약물치료 병용을 통해 단독사용보다 효과를 향상시킨다는 근거가 있고 2)두 약물의 작용기전 및 뇌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는 임상·과학적 근거가 있다. 아직 예비연구이기는 하지만,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과 ADHD 클리닉에서의 경험에서도 단독요법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ADHD 환자의 65%가 병용요법 후 더 나은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새로운 치료접근인 병용요법에 대해서 그 유용성과 한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체계적인 다기관 임상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