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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상지질혈증 ‘공포의 3중주’ 본격화

전통적 특성에 서구화 겹치는 과도기

↑LDL-C, ↑TG, ↓HDL-C 모두 심각

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강세 식을줄 몰라

서구화 전형인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 지속 상승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복합형 이상지질혈증 가능성 매우 높아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0.10.13 09:38
  • 호수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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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이 전통적 유병특성에 서구화 패턴까지 겹치면서 ‘공포의 3중주’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높은 LDL콜레스테롤(LDL-C), 높은 중성지방(TG), 낮은 HDL콜레스테롤(HDL-C)의 문제가 모두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3가지 병태가 한 번에 겹쳐 발현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은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만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과거 한국인에서 지배적으로 관찰되는 이상지질혈증의 유병특성은 서양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에 비해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트세롤혈증은 높다는 것이 다. 그런데 최근의 동향을 보면,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HDL콜레스테롤의 문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심권에 있다고 믿어 왔던 고LDL콜레스테롤혈증마저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보고다.

혹자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통틀어 ‘공포의 3중주’라고 부른다. 이들 3개 병태가 상호작용하면서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는 이 같은 특성의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에 ‘공포의 3중주’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한 치료전략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지는 LDL콜레스테롤을 제대로 잡기 위해,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는 계속 하강하고 있다. 더불어 LDL콜레스테롤을 더욱 강력히 낮추기 위해 단독요법보다 강한 병용 쪽으로 약물치료 패턴이 움직이고 있다. LDL콜레스테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높은 중성지방을 해결하기 위한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에 대한 요구도 증대되고 있다.

고LDL-C·고TG·저HDL-C

최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측은 최근 20세 이상 성인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및 관리현황을 총망라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20)’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진단 및 치료실태를 분석해 종합보고한 것이다. 기존 팩트시트의 자료에 2017~2018년까지의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가장 최근의 실태를 엿볼 수 있게 됐다.

발표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이상지질혈증, 그리고 이상지질혈증을 구성하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이었다. 먼저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18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에서 38.4%로 여전히 높은 상태다. 이상지질혈증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LDL-C ≥ 160mg/dL), 고중성지방혈증(TG ≥ 200mg/dL), 저HDL콜레스테롤혈증(HDL-C < 40mg/dL)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흥미로운 것은 다음 대목이다. 이상지질혈증을 세분화했을 때,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각각 19.2%·16.1%·17.7%로 고르게 높은 분포도를 나타낸다. 이는 2013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에서 15.5%·18.6%·28.4%의 유병률을 보고했던 2015년 팩트시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과거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저HDL콜레스테롤혈증에 비해 낮았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상승하면서 전체 유병률이 상향 평준화된 것을 볼 수 있다.

LDL-C, 하늘 높은줄 모른다

가장 명확하게 관찰된 것은 높은 LDL콜레스테롤의 문제, 즉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의 변화다. 먼저 2015년판 팩트시트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2013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유병률은 15.5%였다.

그런데 2018년 팩트시트에서는 고LDL콜레스테롤 유병률(2016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이 17.6%로 그래프를 꺽어 올리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급기야 가장 최근의 2020 팩트시에서는 유병률(2018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인구)이 19.2%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세 이상 성인인구를 포함시킨 결과라 해도 전체 성인인구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수치다.

목표치는 내려가고

이렇게 한국인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지속 상승 중인 것으로 보고되면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서양의 패턴을 보면, LDL콜레스테롤의 문제가 워낙 강세였던 터라, 목표치를 계속해서 하강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유럽심장학회(ESC)와 EAS(동맥경화학회)는 올해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발표, 이전보다 강한 LDL콜레스테롤 조절을 주문했다. 초고위험·고위험·중위험 등 각각의 심혈관질환(CVD) 위험군에서 2016년 개정판보다 낮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권고하고 있다.

양 학회는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의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에서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의 50% 이상과(and) 55mg/dL 미만까지 조절하도록 권고한다(Class I, Level A)”고 밝혔다. 2016년 유럽판을 비롯한 대부분의 이전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서 초고위험군에게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조절을 권고했던 것과 크게 다르다.

가이드라인에서 주목을 끈 부분은 LDL콜레스테롤 40mg/dL이 언급된 대목이다. ESC·EAS의 권고안을 그대로 직역해 보면 “스타틴 기반요법 최대내약용량 치료에도 불구하고 2년 이내에 두 번째 혈관질환을 경험한 ASCVD 환자의 경우, LDL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목표치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IIb, B)”는 내용이다.

40mg/dL 미만조절의 가능성이 언급된 환자그룹은 스타틴 치료로 LDL콜레스테롤 조절하고 있음에도 심혈관질환이 재발하는 경우로,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가 앞서 정의한 심혈관질환 극위험군과 거의 일치한다.

앞서 AACE는 새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위에 극위험군을 추가하고, 이 환자그룹에게 55mg/dL 미만까지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한편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과 고위험군에게 각각 70mg/dL 미만, 100mg/dL 미만으로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한국인에서 관찰된 당뇨병 위험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상승하고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는 하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전보다 LDL콜레스테롤을 더 강하게 낮추기 위한 치료전략에도 변화가 모색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스타틴 용량과 사용기간에 따라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관찰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다.

국내 연구진이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보험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향적 관찰을 진행한 결과, 스타틴 사용과 신규 제2형당뇨병 발생(NODM) 위험증가의 연관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인과관계를 단언할 수 없다는 관찰연구의 태생적 한계는 있지만,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증가의 연관성을 한국인 리얼월드에서 확인했다는 점, 그리고 스타틴의 사용기간과 용량에 따라 위험도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스타틴 스스로 해결하기

스타틴은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기반으로 힘의 대결, 즉 정면승부를 펼친다. 현재 LDL콜레스테롤 조절과 심혈관질환 예방은 ‘The Lower, The Better’의 개념이 정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심혈관질환과의 싸움에서 스타틴의 승산이 상당히 높다.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예방혜택과 더불어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선택제라는 점은 기성사실이다. 하지만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완전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스타틴에게 도움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고려의대 최철웅 교수(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는 이와 관련해 “환자의 연령이나 심혈관질환 위험도 등 임상특성을 고려해 스타틴의 위험 대비 혜택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이나 고위험군과 같이 부득이 고강도 스타틴을 사용해야 할 경우 당뇨병 위험을 적극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중·저위험군에게는 중강도 스타틴 또는 당뇨병 위험이 적은 스타틴을 처방하는 것이 좋은 방법으로 제시됐다.

스타틴 도움주기

스타틴에 도움을 주기 위한 병용요법 또한 점차 힘을 받고 있다. 스타틴으로도 성공적인 지질치료가 힘들거나 불내약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하거나 힘을 보탤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다. 스타틴의 용량을 높이든지,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를 더하는 병용요법을 택하든지다. 지질치료의 새 패러다임은 비스타틴계 약물을 추가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스타틴 용량을 늘릴 경우에는 ‘rule of 6’의 법칙을 고려해야 한다. 스타틴 표준용량에 2배씩 용량을 증가시키는 경우, 각각의 증량단계에서 6% 정도의 추가이득밖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와 같은 비스타틴계 LDL콜레스테롤조절제를 더할 경우, 추가적으로 20%대의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IMPROVE-IT 연구에서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에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하는 에제티미브를 더할 경우에 단독요법에 비해 LDL콜레스테롤을 유의하게 더 낮출 수 있고,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목격했다.

중성지방 여전히 강세

한편 한국인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고중성지방혈증에 대한 대처도 적극 요구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팩트시트를 내기 시작한 2015년 보고서(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5)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각각 15.5%·18.6%·28.4%로 조사됐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와 건보공단 검진자료를 분석한 것인데, 당시까지만 해도 LDL콜레스테롤에 비해 중성지방이 높고 HDL콜레스테롤은 낮아 서양인과 비교되는 아시아 지역·인종의 전형적인 이상지질혈증 유병패턴이 그대로 관찰된다.

2018년 팩트시트에서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이 각각 17.6%, 17.5%, 19.4%로 다소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HDL콜레스테롤 병태의 위세가 여전히 꺽이지 않고 있는 모습니다. 2014~2016년 국건영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2015년 보고서의 집계방식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다소 줄고 고LDL콜레스테롤증은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보고된 2020 팩트시트에서는 공포의 3중주가 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증가세에 있는 상황이다. 2020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각각 16.1%·17.7%로 나타났다. 특히 고중성지방혈증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유병률이 22.4% 대 9.7%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공포의 3중주

결과적으로 3개 이상지질혈증 병태의 유병률이 대등해지면서, 각각의 지질인자 모두가 위협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또는 인종이 육류식이와 운동부족 등 식생활습관의 서구화 과정을 거치면서 높은 LDL 콜레스테롤의 문제가 중심에 자리하는 서구형 이상지질혈증 패턴을 따라가는 과정에 있다고 지적한다.

즉 서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졌던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진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중성지방과 HDL콜레스테롤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으로, 고LDL-C·고TG·저HDL-C의 병태 어느 것 하나도 간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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