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중심’ 고혈압 + 이상지질혈증 관리 고려해야

지난 10월 16~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심장학회 학술대회(KSC 2020)에서 한양의대 신진호 교수(한양대병원 심장내과)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동반환자 관리전략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신 교수는 “국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환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임상현장에서 순응도를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전략이 요구되고 있다”며 스타틴과 항고혈압제 복합제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에 적합한 약물로 아토르바스타틴/피마사르탄 복합제(제품명 아카브)를 꼽았다.

아토르바스타틴

다양한 스타틴 중 아토르바스타틴을 꼽은 이유는 근거 사용량이었다. 신 교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아토르바스타틴 사용량이 증가돼 지금 가장 높은 처방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토르바스타틴 10mg은 LDL-C를 44%, 20mg은 50% 가량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간~고강도 스타틴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ASCOT-LLA 연구에서는 아토르바스타틴이 위약 대비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치명적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위약 대비 36%, 치명적 및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을 27%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CARDS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사건 위험을 3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PROVE-IT, TNT, MIRACL, GREACE, ALLIANCE 등의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질환 2차예방의 효과 및 안전성이 확인된 바 있다. 이에 신 교수는 “이런 연구들을 기반으로 아토르바스타틴은 심혈관 예방에 대해 폭넓은 적응증을 확보했다”고 정리했다.

여기에 더해 고강도 스타틴 전략의 부작용으로 강조되는 신규 당뇨병 발생(NODM) 위험이 높지 않다고 평했다. 다른 스타틴들과 비교한 연구에서 NODM 발생률은 아토르바스타틴군 5.1%, 로수바스타틴군 6.5%, 피타바스타틴군 7.8%로 나타났다.

피마사르탄

신 교수는 피마사르탄을 뛰어난 강하력을 보이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로 소개했다. 수축기혈압/이완기혈압을 피마사르탄 30mg은 15/10mmHg 강하, 피마사르탄 60mg은 18~19/10~14mmHg 강하, 피마사르탄 120mg은 17~22/10~14mmHg 강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신 교수는 “야간에 수축기혈압이 10% 이상 감소를 보이는 것으로 정의된 디핑(dipping)군과 디핑이 없는 군(non-dipping) 모두에서 피마사르탄은 발사르탄 대비 더 뛰어난 수축기혈압 강하력을 보였다”며 피마사르탄의 효과를 강조했다.

또 24시간 혈압 변동성을 평가한 FIRST 연구에서도 발사르탄은 24시간 수축기혈압, 낮시간 수축기혈압, 야간시간 수축기혈압을 증가시켰지만, 피마사르탄은 24시간 전체 수축기혈압을 3.4mmHg, 낮시간대는 3.2mmHg, 야간시간대는 5.2mmHg 떨어뜨려 시간대별로도 일관된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스타틴/ARB, 관상동맥 혜택과 순응도 모두 잡는다

강의에서 신 교수는 스타틴과 ARB 복합제의 임상적 효과를 강조했다. “스타틴은 LDL-C를, ARB는 혈압을 감소시켜준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염증, 섬유소용해, 산화스트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 관상동맥의 내피 기능부전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복합제가 순응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순응도에 따른 심혈관사건 발생률을 평가한 결과 심근경색증 후 약물에 대한 순응도가 없을 경우에는 18.1%, 죽상동맥경화증은 10.9%였고, 순응도가 유지될 경우에는 각각 12.8%, 6.0%로 나타났다. 위험도가 각각 28%, 42%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JACC. 2016).

특히 아토르바스타틴/피마사르탄 조합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언급했다. 무작위 이중맹검 다기관 디자인으로 진행된 3상임상에서는 8주간 피마사르탄 120mg/아토르바스타틴 40mg군, 피마사르탄 120mg군, 아토르바스타틴 40mg군으로 분류해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분석결과 아토르바스타틴/피마사르탄 복합제군은 수축기혈압 13.79mmHg 감소효과를 보였고(아토르바스타틴군 대비 8.78mmHg 감소), LDL-C를 45.51% 감소시켰다(피마사르탄 대비 39.38mg/dL 감소). 전반적으로 유해사건은 큰 차이가 없었고, 신 교수는 “실제 리얼월드에서는 유해사건 발생률이 적었다”고 부연했다.

환자 중심 복합제 전략 고려해야

신 교수는 “스타틴 중 아토르바스타틴의 복용률이 가장 높고, 약물 전환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 환자의 요구에 맞는 고정용량 복합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토르바스타틴/피마사르탄 복합제의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정리했다.

한편 신 교수는 아토르바스타틴/피마사르탄 복합제는 다른 스타틴/ARB 복합제에 비해 크기가 작고, 색으로 용량을 구분하도록 해 순응도 유지에 더 신경을 썼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타 약제에 비해 경제적인 부담도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Expert Opinion]

“단일제형복합제, 치료지속 관점에서 의미 있다”

“환자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약제로서 매우 이상적”

_ 한양의대 신진호 교수

국내 고혈압 역학에 있어서 최근에 두드러진 가장 큰 특징은 단순 고혈압보다는 고지혈증을 동반한 고혈압이 가장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며, 고혈압·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을 모두 동반한 환자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예방 목적의 치료로 평생 약물 복용을 전제로 하는 이들 질환의 치료 성적은 비교적 저조해 조절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최근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치료지속(adherence)을 재고하기 위해 여러가지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권고에 해당하는 것이 단일제형복합제이다. 따라서 단일제형복합제는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평생 약물치료라는 공감하기 힘든 치료 현실에 대한 환자의 입장을 돌아보는 의미가 매우 큰 약제라 할 수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다양한 기전의 항고혈압제를 단일제형복합제로 투약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대한 치료를 단일제형복합제로 투약하는 소위 폴리필(polypill)에 대한 권고안은 아직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임상시험 자료로 보나 연구데이터로 보나 조만간에 진료지침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도 환자가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약제로서 매우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진료 영역에서 환자가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나 합병증이 없는 상황에서 일차예방을 주로 다루는 영역에서는 치료지속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또한 약제의 임상적 의미가 치료지속을 개선시키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는 약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약제의 투약에 있어서는 치료지속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키워드를 충실히 병행하여 처방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 지속과 관련하여 중요한 키워드는 ‘patient empowerment’, ‘shared information’, ‘self-management’ 등이 있으므로 행여 폴리필을 환자가 스타틴을 더 잘 복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사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처방된다면 이는 적절한 진료로 보기 어렵고 치료지속에 대한 의미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폴리필의 처방에 있어서 약제의 성분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환자의 의견과 선호도를 질문해 파악하고 환자로 하여금 폴리필을 처방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치료지속을 유지시키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폴리필을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어떤 차이를 주지는 못한다. 환자가 폴리필보다는 각각의 단일약제의 병용요법을 선호하는데 굳이 폴리필을 처방할 필요는 없으며, 강제로 또는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폴리필을 복용하는 환자가 자발적으로 원하여 2가지 약제를 따로 따로 복용하는 환자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지속이 좋으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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