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목표 하향조정의 영향

서울의대 김철호·채인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팀은 대한고혈압학회 2018년 가이드라인이 한국인 고혈압 유병률, 항고혈압체 치료권고사항, 조절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SPRINT 연구에서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심혈관사건 및 사망률에 혜택이 확인됐고, 이 결과가 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는 점을 전제했다. 2017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 분류, 약물요법을 위한 혈압 역가, 치료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이런 하향 조절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수의 증가로 이어졌다. 미국에서 진행된 인구기반 연구에서 고혈압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대적으로 항고혈압제 복용률은 높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더 낮아진 치료목표는 더 많은 성인 환자들의 항고혈압제를 복용으로 이어졌다. 특히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2017 ACC·AHA 가이드라인을 한국인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적용했을 때도 비슷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 고혈압 기준을 140/80mmHg 이상으로 유지했지만, 동시에 ACC AHA 가이드라인의 고강도 혈압 조절 전략도 뒷받침했다. 치료목표는 환자군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했다.

치료목표 하향조정에 따른 영향 평가

연구팀은 2018 대한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을 때 고혈압 유병률, 항고혈압제 사용 권고사항, 조절률에 대한 영향을 평가했다. 이에 가이드라인 혈압 분류에 따른 고혈압 유병자수, 항고혈압제를 받아야 하는 환자 수 등을 평가했다.

연구에서는 한국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혈압분류에 따른 항고혈압제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 환자수 및 유병률, 치료율, 조절률를 분석했다. 대상 환자들은 2013~2015년 30세 이상 성인이었다. 대한고혈압학회 2018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은 140/90mmHg 이상으로 정의했고, 3가지 이상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아임상적 장기손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130/80mmHg 이상이면 약물요법을 권고했다. 또 65세 이상 심혈관질환, 당뇨병 이환환자에 대한 혈압조절 기준은 더 엄격하게 제시했다.

동일한 유병률, 낮아진 조절률

3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30.4%로 나타났다. 2013년 가이드라인과 2018년 가이드라인 기준을 적용했을 때 정상인 비율은 45.2%, 고혈압 환자는 30.4%로 동일했지만 전기고혈압은 각각 24.3%, 18.8%였고,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 분류한 높은 혈압은 5.5%였다.

항고혈압제 치료대상인 환자 비율은 각각 32.5%, 37.8%였다. 5.3±0.2% 차이로 환자수로 환산하면 160만명 수준이었다. 약물요법이 필요한 환자의 비율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남성에서 더 크게 늘었고(남성 8.5%, 여성 2.3% 증가),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50~59세 연령대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이외 거주지역, 경제수준, 교육수준에 따른 분석에서는 비슷한 정도의 증가율을 보였다.

항고혈압제 치료받는 환자들 중 혈압이 적정수준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2013년 가이드라인 적용 시에는 51.8%였지만, 2018년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을 때는 38.6%로 나타나 13.2±0.6%의 차이를 보였다. 성별, 연령, 거주지역, 경제수준, 교육수준에 따라 분석했을 때도 비슷한 편차로 조절률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과 젊은 연령대의 낮은 경향은 유지됐다.

연구에서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절률의 차이는 심혈관질환, 뇌졸중, 고령 환자에서 더 엄격한 조절이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엄격한 혈압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성인 고혈압 환자와 비교했을 때 전기 고혈압 환자들은 더 어렸고, 비만, 동반질환 유병률은 낮았다. 정상혈압군의 10년 심혈관위험도는 고혈압군보다 낮았다. 하지만 혈압이 높은 성인 환자들은 정상혈압 환자, 고혈압, 1, 2기보다 고령이었고, 추정 심혈관 위험은 고혈압 1기 환자와 비슷했다.

임상적 적용은?

연구팀은 “2018 대한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에서 항고혈압제 약물요법이 필요한 환자의 범위가 위험도가 높은 전기 고혈압 환자까지 확대됐고, 심혈관질환이 있고 다양한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게 엄격한 혈압 타깃 적용을 권고했다”고 정리하며,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이 고혈압 유병률, 치료율, 조절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