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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
- 성균관의대 박세은 교수
‘혈당조절’ vs ‘혈당강하제’

배경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은 주요 질환이자 사망원인이며, 직간접적으로 가장 큰 치료비용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당뇨병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심혈관합병증은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심근병증, 심부전 등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처럼 제2형당뇨병에서 흔히 동반되는 질환들은 심혈관질환의 잘 알려진 위험인자다. 또한, 당뇨병 자체도 심혈관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없는 이에 비해 남자는 2~3배, 여자는 3~5배 발생 위험이 높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들을 조절하기 위해서 식사 조절 및 운동, 금연, 체중 조절 등 생활습관의 개선과 함께 혈압, 이상지질혈증의 조절, 항혈소판제의 사용 등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수축기혈압 목표는 140mmHg 미만, 이완기혈압 목표는 85mmHg 미만으로 제시했고,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서 심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LDL 콜레스테롤(LDL-C)을 100mg/dL 미만을,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알부민뇨, 만성 신장질환(사구체여과율 60mL/min/1.73㎡ 미만) 등의 표적장기 손상이나 고혈압, 흡연, 관상동맥질환 조기발병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을 치료목표로 한다. 많은 연구들에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늦추기 위해 이런 심혈관질환 각각의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효과가 있음을 보고됐다. 이런 여러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의 조절과 더불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예방을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은 혈당 조절이다.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혈당 조절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UKPDS 연구에서 철저한 혈당조절은 심혈관질환(치명적 및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돌연사)의 발생 위험을,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16% 줄였다. 그러나 연구종료 후 10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에서는 철저히 혈당조절을 한 환자의 심근경색증 발생률(설폰요소제/인슐린군에서 15%, 메트포민군에서 33%)과 전체 사망률(각각 13%, 27%)이 의미있게 감소했다.

UKPDS 연구가 당뇨병 진단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면 ACCORD, ADVANCE, VADT 연구는 당뇨병 유병기간이 8~11년 되는,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또한, 당화혈색소(A1C) 목표를 6.0~6.5% 미만으로, UKPDS 연구보다 더 철저한 혈당조절을 시도했다. 연구결과 단기간 연구에서 철저한 혈당조절은 추가적인 심혈관질환 발생 감소효과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ACCORD 연구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1.22배(연간 1.41% vs. 1.14%) 의미있게 증가해 연구가 조기종료됐다.

ADVANCE 연구 대상자를 6년간 추적관찰한 ADVANCE-ON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에 대한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고, VADT 연구 대상자를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는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7% 감소하는 결과(1000인년당 8.6건 감소)를 보여줬지만 사망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ACCORD 연구의 추적조사 연구인 ACCORDION 연구에서도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의미있는 감소를 보이지는 못했으나 점차 감소되는 추세를 보였으며 초기 연구에서 증가됐던 사망률도 중립적으로 변한다고 보고했다.

추적조사의 한계상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라는 개입을 하지 못했고 단순 관찰만을 시행했기 때문에 이 결과로 모든 것을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할 때 최소한 집중적인 혈당 조절로 인한 심혈관계 이득을 얻으려면 결국 장기간의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초기 당뇨병 환자에서의 집중적인 혈당 조절이 추후 환자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심혈관계 합병증의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심혈관질환이 있는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목표는 각 환자에 맞춘 개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침이 마련됐다.

따라서 중증 저혈당 병력이 있는 환자, 기대되는 수명이 길지 않은 환자, 이미 대혈관합병증이 동반된 환자, 당뇨병 유병기간이 오래된 환자, 저혈당의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엄격한 혈당 조절만으로는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보다는 적극적인 혈당조절에 의한 부작용의 위험이 높으므로 목표 혈당치를 개별화해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발생을 지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혈당강하제에 따른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

'혈당 조절만 잘 된다면 모든 당뇨병약제가 심혈관질환에 같은 효과를 가질 것인가?'

최근 심혈관질환 발생에 대한 대규모 임상연구와 메타분석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경구 혈당강하제를 선택할 때 심혈관질환에 대한 이득을 중요한 변수로 고려하게 됐는데 특히 Sodium-glucose cotransporter(SGLT)-2억제제와 GLP(glucagon like peptide)-1수용체작용제 중 일부 약제들은 여러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2015년 심혈관질환을 가진 7020명의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서 위약 대비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이중맹검연구인 Empagliflozin Cardiovascular Outcome Event Trial in Type 2 Diabetes Mellitus Patients-Removing Excess Glucose (EMPA-REG OUTCOME)가 발표됐다.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63세, 57%가 당뇨병 유병기간이 10년 이상, 99%가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추적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3.1년으로, 이 기간 동안 엠파글리플로진 치료는 1차지표인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경색증의 발생을 14% 감소시켰고, 특히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38%, 모든 사망률을 32%,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35%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무작위임상연구의 메타분석에서도 SGLT-2억제제를 다른 경구혈당강하제와 비교했을 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혈관사망의 위험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최근까지 발표된 대규모 무작위대조군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 엠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 효과를, 다파글리플로진이 심부전으로인한 입원 감소 효과를 보여줬다.

GLP-1수용체작용제의 심혈관질환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한 전향적 연구 중 Liraglutide Effect and Action in Diabetes: Evaluation of Cardiovascular Outcome Results(LEADER), Preapproval Trial to Evaluate Cardiovascular and Other Long-term Outcomes with Semaglutide in Subjects with Type 2 Diabetes(SUSTAIN-6), 그리고 Dulaglutide and cardiovascular outcomes in type 2 diabetes(REWIND) 연구에서는 위약 대비 3점 주요유해 심혈관사건(3-point major cardiovascular adverse events, MACE)(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 중 리라글루티드(liraglutide)만 모든 원인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을 유의하게 줄였고,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둘라글루타이드(dulaglutide)는 비치명적 뇌졸중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그러나 약제마다 종료점(endpoint) 각각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 심혈관질환에 대한 유익한 효과를 모든 GLP-1수용체작용제로 일반화시키는 것에 대한 의문점은 남아있으나 심혈관질환을 이미 동반했거나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도가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GLP-1수용체작용제가 임상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최근 당뇨병 약제에 대한 가이드라인들이 바뀌었다.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약제로 메트포르민을 사용후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SGLT-2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고,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도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SGLT-2억제제 중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엠파글리플로진은 SGLT-2억제제 중 최초로 2016년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 심부전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 유럽심장학회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카나글리플로진(canagliflozin)과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을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고위험인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치료제로 명시했다.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우월성이 초기인 연구 3개월째부터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죽상동맥경화증을 억제 또는 감소시켜 이런 효과를 얻었다기보다는 이뇨작용, 체중과 혈압의 저하 등 이와 관련된 혈역학적 작용(hemodynamic effect)과 관련된 인자들 의 변화들이 보다 중요하였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GLP-1수용체작용제는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우월성이 치료 12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나타나서 SGLT-2억제제와는 달리 항죽상동맥경화 효과에 의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두 가지 약제는 공통적으로 저혈당을 비교적 적게 일으키고 체중의 감소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이런 점들이 좀더 연구결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결론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고전적인 치료 전략, 즉 혈당 조절 및 동반된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진단 초기의 당뇨병 환자에서는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그리고 안전한 혈당조절이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 될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발표된 여러 당뇨병 약제들의 긍정적인 심혈관질환에 대한 효과들을 볼 때 혈당 조절뿐 아니라 환자들의 개별적 특성에 맞춘 약제 선택도 중요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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