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LDL-C 조절

학계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이 동반이환된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보다 강력한 LDL-C 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심장학회(ESC)와 동맥경화학회(EAS)는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이 동반이환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C를 70mg/dL 미만까지 낮추도록 주문했다. 여기에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까지 겹치면 LDL-C는 55mg/dL 미만까지 낮추고 기저치(baseline) 대비 50% 이상 감소시켜야 한다.

스타틴

현단계에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약물치료 전략은 두 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 학계에서는 스타틴 단독요법과 함께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를 더하는 병용요법도 권고하고 있다. 먼저 이상지질혈증의 1차치료제인 스타틴 단독요법의 선택이 가능하다. 스타틴은 강력한 LDL-C 강하효과를 기반으로 힘의 대결, 즉 정면승부를 펼친다. 현재 LDL-C 조절과 심혈관질환 예방은 ‘The Lower, The Better’의 개념이 정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심혈관질환과의 싸움에서 스타틴의 승산이 상당히 높다.

아토르바스타틴

스타틴 중에서는 아토르바스타틴이 역사와 경험을 앞세워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고강도에서부터 중·저강도까지 아우르는 아토르바스타틴은 PROVE IT-TIMI 22, TNT, ASCOT-LLA 등과 같이 LDL-C 조절효과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다수의 임상근거를 갖추고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PROVE IT-TIMI 22 연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으로 입원한 환자 4162명을 대상으로 표준용량 대 고용량 스타틴 치료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비교·평가했다. 결과는 아토르바스타틴 고용량 치료군의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대조군 대비 16% 유의하게 감소하면서 우수한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을 나타냈다.

TNT 연구에서는 LDL-C 130mg/dL 미만인 관상동맥질환(CHD)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 80mg과 10mg 요법의 심혈관 혜택을 비교했다. 치료관찰 결과, 80mg과 10mg군의 심혈관사건 복합빈도는 8.7% 대 10.9%로 고용량군의 상대위험도가 22% 유의하게 감소했다.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입증한 ASCOT-LLA 연구도 파급력이 막강하다. 아토르바스타틴은 이 연구를 통해 초기치료에서 관찰된 심혈관질환 예방혜택을 10년 이상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스타틴+에제티미브

한편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올해 초 발표한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 환자의 LDL-C 치료에 스타틴과 비스타틴계의 병용요법도 권고하고 있다. “10년내 ASCVD 발생위험이 20% 이상인 당뇨병 환자에서 LDL-C 수치를 50% 이상 감소시키기 위해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에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 에제티미브를 더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일등공신이지만,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는 치료목적을 100% 달성할 수 있는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은 아니다. 스타틴 자체의 한계라기보다는, 다양한 루트와 병태생리의 이상지질혈증을 막아내기에 벅차다는 것으로, 단독요법의 한계라고 보는 게 맞다.

스타틴으로도 성공적인 지질치료가 힘들거나 불내약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하거나 힘을 보탤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다. 스타틴의 용량을 높이든지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를 더하는 병용요법을 택하든지의 갈림길이다.

하지만 스타틴 용량을 늘릴 경우에는 ‘rule of 6’의 법칙을 고려해야 한다. 스타틴 표준용량에 2배씩 용량을 증가시키는 경우(double dose), 각각의 증량단계에서 6% 정도의 LDL-C 추가조절 혜택밖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와 같은 비스타틴계 치료제를 더할 경우, 추가적으로 20%대의 LDL-C 강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에제티미브는 IMPROVE-IT 연구에서 스타틴과 병용해 치료한 결과, LDL-C를 53mg/dL까지 낮출 수 있었다. 이렇게 보다 강력한 치료로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를 유의하게 더 줄일 수 있었고, 부작용 위험도 크지 않았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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