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과 임상현장의 갭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에서 지속성베타-2작용제(LABA) 또는 지속성항쿠스칼린제(LAMA) 등 기관지확장제는 주요 치료전략이다. 연구에서는 “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 가이드라인에서 D그룹에 해당하는 환자에게는 LAMA 단독요법이 질환 조절에 효과적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임상현장에서는 ICS/LABA 제제가 널리 처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혈중 호산구 수치가 300cells/㎕ 초과거나 악화 빈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ICS가 임상적인 역할이 있고, 여러 연구에서는 ICS/LABA가 LAMA보다 악화 예방에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ICS에서 발생하는 폐렴 등 부작용이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3제요법 시작까지 소요되는 시간 평가

COPD 환자에서의 3제요법은 빈번한 악화(exacerbation, 폐기능의 감소,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를 경험한 환자에게는 LABA, LAMA, ICS를 조합한 3제요법을 적용하게 된다.

연구에서는 “조절되지 않는 증상은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3제 요법이 필요하지만, 3제요법은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높이게 된다”며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연구에서는 LAMA 단독요법과 ICS/LABA 복합제로 COPD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 간 3제요법으로 치료전략으로 변경하기까지의 시간을 평가했다.

국내 환자 대상 리얼월드 연구

티오트로피움, ICS/LABA 리얼월드 사용률을 비교한 CITRUS 연구로 국가건강보험서비스 2005년 1월~2015년 4월 자료에서 COPD 환자들의 자료를 분석했다. 1차 종료점은 3제요법을 시작한 시점이었고, 3제요법 전환에 대한 위험인자도 함께 평가했다.

환자들은 최소 12개월, 최장 136개월을 추적관찰했다. 총 9284명이 연구에 포함됐고 LAMA군은 6352명, ICS/LABA군은 2932명이었다. 평균 연령은 69.7±7.9세(LAMA군 69.6±7.9세, ICS/LABA군 69.7±7.9세), 75세 이상 비율은 28%(28%, 29%)였다. COPD 악화 병력은 중등도 1회 있었던 이들은 10%(7%, 10%), 중등도 2회 또는 중증 1회 있었던 비율은 15%(15%, 16%)이었다. 천식 병력이 있었던 환자는 각각 48%, 폐렴 병력은 10%였다. 경향성 분석에서는 2444명씩 환자들을 선정했다.

LAMA 치료군서 3제요법 시행시기 늦어

3제요법 치료율은 1000명년 당 LAMA군 81.0건, ICS/LABA군은 139.88건이었고(P＜0.001), 3제요법을 시행한 기간은 각각 281일, 207일이었다(P=0.03). ICS/LABA군은 LAMA군 대비 3제요법을 시작하는 시가가 더 빨랐고, 연령, 성별, COPD 악화병력, 천식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두 치료전략군을 비교한 결과 ICS/LABA가 3제요법으로 전환되는 위험이 더 컸다(HR 1.601, 95% CI 1.402-1.829). 연령에 따라 분석했을 때는 65~75세에서 LAMA군의 혜택이 가장 컸고(HR 1.761, 95% CI 1.442-2.152), 성별로 비교했을 때 남성 환자에서 혜택이 더 컸다(HR 1.747, 95% CI 1.51-2.02). COPD 악화 병력에 따라 분석했을 때는 중등도 1회 발생 병력 환자에서 효과가 큰 경향을 보였고(HR 1.733, 95% CI 1.174-2.558), 천식병력의 경우 천식병력이 없을 때 LAMA군의 혜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HR 1.793, 95% CI 1.480-2.171). 

단 경향성 보정 비교했을 때는 남성이 3제요법에 대한 위험인자로 나타났고(HR 1.670, 95% CI 1.400-1.992). 연령, COPD 악화, 폐렴 병력, 천식 병력, 울혈성 심부전 여부는 3제요법 위험에 명확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LAMA 혜택 재확인

연구에서는 “COPD 환자에서 LAMA로 초치료를 시행한 결과 ICS/LABA 전략 대비 3제요법을 시행하는 시간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보고된 LAMA 중심 치료전략의 혜택이 재확인됐다는 점에도 무게를 뒀다. COPD 악화나 천식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LAMA를 초치료전략으로 처방하면 3제요법으로의 진행 위험을 높이지 않고 환자 상태를 잘 유지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LAMA/LABA의 이중 기관지확장제가 3제요법 진행까지의 시간을 평가한 결과 ICS/LABA 대비 우위를 보였고, COPD 악화 위험도 줄였다.

추가적으로 또다른 이전 연구에서도 ICS/LABA 치료는 호산구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지만, 폐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천식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ICS를 고정적으로 추가적인 치료전략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제언했다.

한편 연구에서는 이번 연구가 다른 대규모 관찰연구와 다르게 환자들을 엄격하게 선별해 ICS/LABA나 LAMA에 12개월 미만으로 노출된 환자, 약물복용률이 80% 미만인 환자는 배제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리얼월드에서 대규모 환자에 대한 샘플을 대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도 무게를 뒀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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