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과민성장증후군(IBS)는 위-뇌 상관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흔한 장애로 세계적으로 성인 유병률은 4.1~10.1%(Rome Ⅳ~Rome Ⅲ)를 보인다. IBS는 인종, 연령, 성별에 무관하게 영향을 미치지만, 여성과 젊은 연령층에서 호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IBS는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 악화, 정신학적질환, 높은 경제적 부담을 동반하게 된다. 관련 연구에서는 IBS 환자의 삶의 질이 당뇨병이나 말기 신장질환 환자들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 일상생활에서도 결근율이 IBS가 없는 환자들보다 높았고(IBS 환자 13.4일 vs IBS 비동반환자 4.9일), 업무 생산성도 IBS 환자에서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사회적 활동에도 장애를 미친다.

IBS-D&IBS-C

설사형 IBS(IBS-D)는 IBS의 주요 하위분류로 전체 IBS 중 30~40%에 해당한다. IBS-D는 병력, 신체평가 위장관증상 평가(경고 신호), 제한된 진단검사, 증상기반 Rome Ⅳ 범주를 사용해 양성 여부를 진단한다. 주요한 경고 신호로는 50세 이후 나타난 새로운 증상, 치핵 또는 치열과 연관되지 않은 직장 출혈,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철분결핍성 빈혈, 야간 설사, 결장암 가족력, 염증성장질환(IBD), 셀리악병 등이 있다.

변비형 IBS(IBS-C)는 전체 IBS 중 3분의 1에서 나타난다. IBS-C도 병력과 신체평가, 위장관증상(경고 신호), 제한된 진단검사, 증상기반 Rome Ⅳ 범주를 사용해 양성 여부를 진단한다.

IBS-D 권고사항

IBS-D에 대한 8개 권고사항은 모두 조건부 권고(conditional recommendation) 강도로 제시됐다.

- 엘룩사돌린은 담낭이 없는 환자 또는 1일 3개 이상 알코올 음료를 마시는 환자에게는 금기사항이다(권고등급 조건부, 근거수준 중간).

엘룩사돌린은 최소 흡수된 혼합 μ-/κ-오피오이드 수용체 작용제고 δ-오피오이드 수용체 길항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엘룩사돌린이 순수 μ-오피오이드 작용제 대비 변비를 줄이고 진정 강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고 소개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엘룩사돌린 100mg 1일 2회 전략을 IBS-D 치료전략으로 승인했다. 100mg에 내약성이 없을 경우, 경증~중등도 간장애 동반 환자, OATP1B 동반복용 환자에서는 75mg을 사용하도록 했다. 엘룩사돌린은 쓸개가 없거나 1일 3개 이상 알코올 음료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금기사항이다.

2개의 3상임상에서 평가한 결과 엘룩사돌린 100mg은 위약 대비 FDA 종료점 반응률과 유럽의약국(EMA) 종료점 반응률이 더 높았다. 또 IBS-D 증상 완화에서도 적절한 효과를 보였고, 12주 연구 기간 중 6주 이상에서 증상 완화를 보인 비율도 엘룩사돌린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을 개별적으로 평가했을 때는 복부 통증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급박한 배변을 느끼지 없는 날들이 50% 이상인 환자의 비율도 엘룩사돌린군에서 높았고, IBS-QOL로 평가한 삶의 질도 엘룩사돌린군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아웃컴은 26주까지 유지됐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유해사건은 변비, 오심, 복부 통증이었고, 유해사건으로 인해 약물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위약보다 높았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엘룩사돌린이 IBS-D에 대한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고, 복부 통증에는 효과가 덜하다는 점을 고려해 조건부 권고로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 리팍시민 사용을 제안(조건부, 중간)

- 최초 리팍시민에 반응이 있는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했을 경우 리팍시민 재사용 제안(조건부, 중간)

리팍시민은 비흡수성 경구용 항생제로 그람 음성 및 그람 양성 무산소성/산소성 박테리아에 작용한다. FDA는 리팍시민을 IBS-D 치료에 적용할 때는 550mg 1일 3회 전략으로 14일간 투여하도록 승인했다. 리팍시민 투여 후 증상이 재발한 환자도 2번까지 동일한 용량으로 재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IBS-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리팍시민 오픈라벨 연구에서는 18주까지 증상이 재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재발한 환자에서도 리팍시민 재투여가 위약 대비 높은 반응률을 보였고, 재치료 10주까지 증상이 재발하지 않은 비율도 리팍시민군에서 높았다.

이와 함께 복부 통증과 급박한 배변 개선에서는 큰 폭의 개선을 보였고, 대변의 일관성과 고창의 개선 비율은 위약보다 개선된 경향을 보였으며, IBS-QOL로 평가한 삶의 질도 리팍시민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개선됐다.

오픈라벨 연구에서 유해사건 발생률은 위약 대비 리팍시민군에서 낮았고, 이중맹검 연구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확인됐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유해사건은 오심, 상기도감염, 요로감염, 비인두염이었다.

- 알로세트론 사용 제안(조건부, 중간); 중증 IBS-D 여성 환자에게 위험 관리 프로그램 하에서만 사용

알로세트론은 선택적 5-HT3 길항제로 중추와 말초에 모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A는 2000년에 IBS-D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했지만, 허혈성 대장염 등 중증 유해사건과 변비와의 중증 합병증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FDA는 2002년 알로세트론을 중증 IBS 여성 환자에서 위험도 관리 프로그램 시행을 전제로 제한된 사용을 권고했다.

최초 용량은 0.5mg 1일 2회로 시작하고, 변비가 발생할 경우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약물 투여를 중단하고, 다시 투여를 시작할 때는 0.5mg 1일 1회로 투여한다. 저용량 투여에서도 변비가 재발할 경우에는 알로세트론 투여를 중단한다. 이와 함께 용량을 1mg 1일 2회로 증량한 후 4주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도 알로세트론을 중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위험 관리 프로그램 하에서 알로세트론을 투여할 경우 변비 합병증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언급했다.

- 로페라마이드 사용 제안(조건부, 매우 낮음)

로페라마이드는 합성 말초 오피오이드 수용체로 연동운동과 항분비활동을 억제하고 제한된 혈액-뇌 장벽 투과를 통해 장내 이동시간을 지연시킨다. FDA는 급성, 만성, 여행성 설사 치료에 로페라마이드를 승인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IBS 증상과 급박한 배변에 대해서는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복부 통증과 대변 일관성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증상 개선 효과는 치료 시작 후 3~5주 내에 나타나지만 관련 근거가 적다는 점을 제한점으로 지적했다.

IBS-C 권고사항

IBS-C에 대해서는 9가지의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그 중 리나클로타이드에 대해서는 강한 권고사항을 제시했고, 이외 권고사항에 대해서는 조건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 테나파노르 사용 제안(권고강도 조건부 권고강도, 근거등급 중간).

테나파노르는 소장 및 결장의 선단표면(apical surface)에서 나타나는 위장관 나트륨/수소 교환기 아이소폼 3의 소분자 억제제로 최초로 승인받은 약물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테나파노르가 소장의 루멘에서 염분과 인산염의 흡수를 감소시키고 수분 배출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항통각작용도 보인다고 소개했다.

테나파노르는 IBS-C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과 비교한 연구들을 통해 12주, 26주 시점 증상완화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증상별 분석에서는 복부통증, CSBM 반응, IBS 증상완화에 효과를 보였다.

가장 일반적인 유해사건은 설사, 복부통증, 구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혼란, 골관절염, 편두통, 우울증 등이 중증 유해반응으로 나타났지만, 가이드라인에서는 실제 연관성이 있는 건 설사뿐이었다고 덧붙였다.

- 플레카나타이드 사용 제안(조건부, 중간)

플레카나타이드는 비흡수 16-아미노산 펩타이드로 구조적으로 리나클로타이드 등 유로구아닐린과 유사하다. 리나클로타이드는 장세포의 구아니레이트 시클라아제 C 수용체를 자극해 수분과 전해질 분비를 발생하는 낭포성 섬유증 세포막 단백질(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을 활성화한다. 하지만 리나클로타이드는 pH-민감성을 보이지 않는데 비해 플레카나타이드는 더 산성인 환경에서 GC-C 수용체에 더 높은 친화성을 보인다.

플레카나타이드는 위약과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FDA 반응 종료점을 사용해 평가한 결과 더 뛰어난 증상 완화 효과를 보였고, 복부 통증 개선에서도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유해사건 평가에서는 설사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고, 발생률은 위약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 리나클로타이드 사용 권고(강함, 높음)

리나클로타이드는 비흡수14-아미토산 펩타이드 제제로 플레카나타이드와 유사하게 장의 GC-C 수용체에 작용하고, 동물 실험에서는 결장의 통증 수용체(nociceptor)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의 3상임상에서는 리나클로타이드를 투여받은 환자 중 60%에서 복부 통증 및 불편감이 30% 이상 개선된 환자 비율이 높았고, IBS 완화 점수가 2점 이하인 비율도 위약보다 높았다. 추가적으로 4개의 RCT에서 IBS-C에 대한 FDA 반응 종료점을 분석했을 때 리나클로타이드의 증상완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복부 통증, CSBM의 개선효과가 컸다.

리나클로타이드에서도 설사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 유해사건이었고, 설사로 인한 약물투여 중단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설사로 인한 중증 유해사건은 없었다.

- 테가세로드 사용 제안: 심혈관 허혈성사건(심근경색증, 뇌졸중, 일과성뇌허혈사건, 협심증) 없는 65세 이하 여성에게 재승인(조건부, 중간)

테가세로드는 5-HT4 수용체 부분 작용제로 위장 움직임과 위장관 내 체액을 증가시켜준다. 2002년에 FDA로부터 IBS-C 여성 환자에 대한 단기간 치료, 2004년에 65세 이하의 만성 간헐적 변비(CIC) 남성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2007년 회귀분석 연구에서 심혈관 허혈성사건 발생 위험이 증가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FDA는 관련 근거들을 재분석했고, 그 결과 65세 이하 IBS-C 여성 환자에 대해 테가세로드 6mg 1일 2회 전략을 제한적으로 재승인했다. 단 환자들은 심근경색증, 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 협심증이 없는 이들로 제한했다.

관련 연구에서 테가세로드 6mg 1일 2회 전략은 위약 대비 IBS-C에 대한 FDA 종료점으로 평가한 증상 완화 정도가 더 컸고, 전반적인 IBS 완화 정도도 12주 시점 평가에서 더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 개별적 평가에서도 복부 통증 또는 불편감 완화에 효과를 보였다. 게다가 IBS 관련 삶의 질도 12주 치료 후 위약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 위험이 없는 IBS-C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 루비프로스톤 사용 제안(조건부, 중간)

루비프로스톤 관련 권고사항은 2014년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루비프로스톤은 클로라이드 채널 2형 활성체로 위장관 루멘 내 클로라이드 유입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위장관 이동을 가속화시킨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루비프로스톤 1일 2회 24㎍ 용량은 만성 간헐적 변비(CIC) 남성 및 여성 환자의 치료에도 승인받았다고 설명했고, IBS-C 여성환자에게는 1일 2회 8㎍을 적용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 PEG 완하제 사용 제안(조건부, 낮음)

PEG 완화제에 대한 권고사항도 2014년 가이드라인 내용이 유지됐다. PEG는 에틸렌 옥사이드의 장쇄 폴리머 구조의 삼투성 완화제로, 가이드라인에서는 전해질이 없는 PEG는 변비 치료에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삼환계 항우울제·SSRI·진경제

AGA는 IBS-D와 IBS-C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삼환계 항우울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진경제에 대해서는 공통된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 삼환계 항우울제 사용 제안(조건부, 낮음)

삼환계 항우울제에 대한 권고사항은 2014년의 권고사항을 유지했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말초 및 중추 작용을 통해 IBS 증상을 치료한다. 치료 효과는 운동, 분비, 진경에 영향을 미친다. IBS와 다른 기능적 위장관 장애는 Rome Ⅳ에서 재정의됐다. Rome Ⅳ에서는 위-뇌 상호작용으로 인한 장애로 운동 장애, 복부 과민성, 점액 및 면역 기능 변화, 위 미생물 변화, 중추 신경계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라고 정리했다. 또 삼환계 항우울제와 다른 항우울제는 기분장애에 대한 영향과 다르게 신체적인 효과를 고려할 때 위-뇌 신경조절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증상 완화와 복부 통증 완화에 위약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IBS 증상에 대한 삼환계 항우울제의 효과는 우울증에 대한 효과와는 독립적으로 나타나고 수주에 걸쳐서 효과가 나타난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를 억제하고 무스칼린 1, α1 아드레날린, 히스타민 1 수용체를 차단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런 기전을 통해 설사, 복부 통증 감소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구갈, 안정, 변비 등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SSRI 사용 금지 제안(조건부, 낮음)

SSRI는 불안, 우울증 등 기분장애 치료에 승인받았지만, 임상현장에서는 만성 통증 치료에도 사용된다. SSRI는 IBS가 위-뇌 상호작용으로 인한 장애라는 점에서 중추적으로 완화 효과를 보이고 위 및 소장의 움직임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내장 감각에 대한 주요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SSRI는 증상이나 복부 통증을 유의하게 개선시켜주지 못했지만, 중추와 말초에 연관된 다양한 인자들이 IBS 증상의 중등도에 영향을 미친다. 일부 환자에서는 SSRI가 전반적인 IBS 증상을 개선시켜주고 위장관 증상, 동반된 기분장애, 위장관 외 증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는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IBS의 복부 통증 개선에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적시했다.

- 진경제 사용 제안(조건부, 낮음)

진경제는 임상현장에서 IBS와 연관된 복부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널리 사용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약물학적으로 다양한 계열의 약물들이 있지만 진경제는 평활근 수축과 잠재적 내장 과민성을 감소시켜 IBS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진경제는 넓은 범위의 약물요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엄격한 대규모의 다기관 임상시험이 진행된 바는 없다. 하지만 진경제는 IBS 증상과 복부 통증에 유의한 완화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유의한 범주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진경제는 항콜린효과가 있어서 변비에서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 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