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가이드라인

ADA는 올해 업데이트한 당뇨병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섹션에서 메트포르민의 약제특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각 계열의 약제특성을 정리한 ‘표’에서 메트포르민은 혈당조절 효능이 높고, 저혈당증 위험은 없으며,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거나 적정 수준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잠재력의 약물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주요심혈관사건(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 위험감소와 관련해 ‘잠재적 혜택(petential benefit)’이라는 스티커를 달아준 것이 눈에 띈다. 이는 과거 진행됐던 대규모 랜드마크급의 UKPDS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으로, 심혈관질환 혜택을 목적으로 진행된 연구는 아니었으나 혈당조절과 더불어 심혈관질환 위험감소까지 관찰된 첫 사례인 만큼 해당 약제의 잠재력을 인정한 결과다.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또한 메트포르민과 관련해 “낮은 비용에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심혈관사건과 사망위험을 줄여줄 가능성도 있다(NEJM 2008)”고 언급돼 있다. 또 “1차치료제로서 메트포르민이 설폰요소제와 비교해 당화혈색소(A1C), 체중, 심혈관 사망률 등에서 혜택을 나타낸다(Ann Intern Med 2016)”는 보고도 인용했다.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경구 혈당강하제 치료를 통해 대혈관합병증(심혈관질환) 위험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사례는 메트포르민 연구에서 처음 확인됐다. 메트포르민은 UKPDS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더 나아가서는 이 같은 임상혜택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추가적으로 보고했다. UKPDS 연구종료 직후 10년간 대상환자들에 대한 관찰을 확대·진행한 결과, 종료시점 당시의 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 개선결과가 유지되거나 더 좋아진 것이다.

이 연구는 20년에 걸쳐 완료된 대표적 당뇨병 연구(UKPDS)의 생존환자들을 또 다시 10년간 모니터링한 결과로, 30년에 걸친 장기간의 관찰성과다. 20년 연구에서 나타난 조기·적극적 혈당조절의 합병증 개선효과는 10년 모니터링 완료시점까지 유지됐다. 특히 UKPDS 본 연구 당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일부 대혈관합병증 종료점이 10년 모니터링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해 보다 진전된 성과를 거뒀다.

UKPDS

UKPDS 연구는 1977년 시작돼 1997년 종료됐다. 신규 당뇨병 진단환자(4209명)를 대상으로 식사조절 중심의 생활요법 또는 약물을 통한 적극적 혈당조절의 합병증 예방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즉,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조절했을 경우 궁극적인 임상결과인 혈관합병증이 어느 정도 개선되는지를 검증했다. 약물치료는 설폰요소제 또는 인슐린을 사용했으며, 과다체중인 환자그룹에게는 메트포르민을 투여했다.

10년의 관찰기간 동안 설폰요소제 대 생활요법과 메트포르민 대 생활요법 그룹의 A1C 수치(중앙값)는 7.0% 대 7.9%와 7.4% 대 8.9%의 차이를 보였다. 설폰요소제 또는 인슐린 치료그룹의 경우, 당뇨병 관련 종료점(대혈관 및 미세혈관합병증)에서 생활요법군 대비 12%의 위험도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29). 이 같은 유의성은 대부분 미세혈관합병증의 상대위험도 감소효과(25%, P=0.0099)에서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심근경색증·당뇨병 기인 사망·전체 사망률의 상대위험도 감소는 각각 16%(P=0.052)·10%(P=0.34)·6%(P=0.44)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치 못하거나 개선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메트포르민 치료그룹의 경우 당뇨병 관련 종료점의 상대위험도(32%, P=0.002)와 더불어, 심근경색증(39%, P=0.010)·당뇨병 기인 사망(42%, P=0.017)·전체 사망률(36%, P=0.011)에서도 유의한 통계치를 얻었다는 것이다.

UKPDS-10

이어진 확대관찰 연구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Rury Holman 교수팀은 UKPDS 연구가 완료된 후 2007년까지 10년간 내원과 설문을 통해 생존자들(3277명)의 대혈관·미세혈관합병증 및 사망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UKPDS 당시의 특정 치료방법은 유지되지 않고 관찰만이 진행됐으며, 이로 인해 시험군과 대조군의 A1C 차이는 모니터링 시작 1년 후 소실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 완료시점에서 설폰요소제 그룹 생존자들의 생활요법군 대비 당뇨병 관련 종료점 감소는 9%(P=0.04)로 통계적 유의성을 유지했다. 미세혈관합병증(24%, P=0.001)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불어 심근경색증(15%, P=0.01)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13%, P=0.007)조차 UKPDS 당시와 달리 유의성에 도달했다. 메트포르민 치료 생존자 그룹은 당뇨병 관련 종료점(21%, P=0.01), 심근경색증(33%, P=0.005),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27%, P=0.002)에서 보다 큰 혜택으로 이어졌다.

이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UKPDS라는 20년 연구에서 나타난 당뇨병 환자의 조기·적극적 혈당조절 성과가 리얼월드(real world)에서 10년 후까지 유지되거나 더 좋은 성과를 보인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모니터링 시작 1년 후 양 그룹 생존자들의 A1C 수치 차이가 소멸된 상태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 역시 “혈당수치의 차이가 모니터링 초기에 소실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 및 사망의 감소가 지속 또는 새롭게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결과적으로 신규 당뇨병 진단 환자의 혈당을 조기에 성공적으로 조절했을 경우, 혈당조절 효과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궁극적인 합병증 예방의 혜택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견해를 전했다. 합병증 예방을 위한 당뇨병 치료에 있어 어느 시점에서 혈당을 적절하게 조절했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경계치 미만의 지속적 유지에 앞서 혈당조절의 타이밍, 즉 조기의 적극적인 조절이 고혈당 관리의 핵심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44년 관찰결과

한편 지난해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2)에서는 UKPDS 연구의 44년 관찰결과가 보고돼 화제를 모았다. 1977~1997년, 1997~2007년까지 지속된 30년 관찰에 이어 2021년까지의 확대관찰 결과가 추가된 것이다.

이번 확대관찰에서도 초기 적극적인 혈당조절의 레거시효과(legacy effects)가 확인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44년 관찰에서는 UKPDS 본 연구의 메트포르민 치료그룹 생존자들에서 당뇨병 관련 종료점 위험이 19%, 심근경색증 위험이 31%, 미세혈관합병증 위험 10%, 사망위험은 25%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설폰요소제와 인슐린 치료그룹에서도 10·15·26·11%의 감소가 확인됐다.

당뇨병 예방

한편 ADA는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도 당뇨병 고위험군의 당뇨병 예방전략에 메트포르민을 권고했는데, 이 또한 대규모 랜드마크급의 DPP 연구에 근거한 결정이다. 이 연구를 종합적으로 들여다 보면 DPP 2.8년 관찰, DPP 10년 관찰(DPPOS 연구), DPP 15년 관찰에서 위약 대비 메트포르민의 당뇨병 발생 상대위험도 감소는 각각 31%, 18%, 18%로 모두 유의한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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