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조절에서 합병증 관리까지

경희의대 황유철 교수(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DPP-4i와 SGLT-2i 병용의 최신 임상근거(Combination of DPP-4i and SGLT-2i: New Insights from Recent Clinical Trials)’에 대해 강연, DPP-4i와 SGLT-2i 병용요법의 이점과 복합제(제품명 제미다파정) 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내용을 청중에게 설명했다. 황 교수는 2형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근거로 혈당강하제 병용요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단순 혈당조절에서 더 나아가 당뇨병 합병증 예방을 위한 포괄적인 관리로 패러다임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는 △혈당조절(Gluco-centric)과 함께 △심장·신장·심혈관질환 위험(Cardio·renal-centric) 및 △체중관리(Weight-centric) 등 종합적인 치료·접근법이 제시된다는 설명이다.

혈당조절

한편 황 교수는 △혈당조절 △체중관리 △심장·신장·심혈관질환 위험관리의 측면에서 혈당강하제 병용요법, 특히 DPP-4i와 SGLT-2i의 병용 또는 복합제 전략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혈당조절을 보면, 우리나라의 당뇨병 조절률은 아직 저조한 수준으로 유병자의 75%가량이 당화혈색소(A1C) 6.5% 미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

이는 2형당뇨병의 복잡·다양한 병태생리 때문이기도 하다. 2형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 부족·글루카곤 분비 증가, 간에서 포도당 생성 증가, 인크레틴 효과 감소,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 증가 등 다양한 발병루트를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신장에서 당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SGLT-2i와 인크레틴 호르몬의 효과를 개선시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는 감소시키는 DPP-4i의 조합은 혈당조절에 있어 이상적인 선택으로 고려될 수 있다. 특히 DPP-4i가 SGLT-2i의 혈당강하 기전에 의해 간접적으로 유도되는 글루카곤 증가를 상쇄시키며 상호보완적인 혈당강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황 교수의 설명이다.

체중 & 심장·신장질환

미국과 유럽당뇨병학회(ADA/EASD)는 공동합의문에서 SGLT-2i를 체중감소에 효과적인 약제로, DPP-4i와 메트포르민은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소개했다. SGLT-2i와 DPP-4i의 병용요법과 각각의 단독요법을 비교한 메타분석 논문에 따르면(Ref. D Li et al., Diabetes Obes Metab. 2018), 두 약제의 병용 시 SGLT-2i의 체중 감소효과가 유지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심장·신장 보호효과와 관련해 대규모 심혈관 아웃컴 연구(CVOT)에서 DPP-4i의 심혈관 안전성이 확인됐고, SGLT-2i는 심혈관사건 및 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입증받았다. 두 계열 약제의 병용을 통해 당뇨병성 신증 환자에서 잠재적인 신장 보호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제미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

황 교수는 이상의 임상근거에 기반해, 권장할 수 있는 두 계열내 병용조합으로 국산 DPP-4i 제미글립틴과 SGLT-2i를 대변하는 다파글리플로진을 꼽았다. 제미글립틴은 한국인 대상의 다양하고 풍부한 임상근거를 갖춘 것이 강점이다. DPP-4 효소를 선택적으로(selective), 강력하게(potent), 지속(long-acting) 억제하는 기전특성으로, 단독요법에서 1%(-0.87~-1.24%)가량의 당화혈색소(A1C) 감소효과를 입증한바 있다.

또 INICOM(서방형 메트포르민+제미글립틴)·TROICA(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제미글립틴)·ZEUS II(인슐린±메트포르민+제미글립틴) 등의 연구에서 다른 계열 혈당강하제와의 병용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여기에 다파글리플로진은 DECLARE-TIMI 58, DAPA-HF, DAPA-CKD 등의 연구를 통해 2형당뇨병은 물론 심부전과 만성신장질환(CKD)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내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 SGLT-2i 계열의 성분이다.

SOLUTION I

황 교수는 제미글립틴과 다파글리플로진 조합의 혈당조절 혜택에 대한 임상근거도 소개했다. 지난해 국제당뇨병연맹회의(IDF Congress)에서 메트포르민과 SGLT-2i에 제미글립틴을 추가한 3제요법의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고한 SOLUTION I 연구가 대표적이다.

메트포르민+다파글리플로진+제미글립틴의 3제병용군과 위약군을 비교한 결과, 24주째 기저치 대비 유의한 A1C 변화(3제병용군 -0.86% vs 위약군 -0.20%)가 관찰되며 0.66%의 차이를 보였다(P＜0.0001). A1C 7.0% 미만 도달률은 제미글립틴 3제병용군이 60.6%로 위약군(17.5%)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P＜0.0001). 6.5% 미만 도달률도 제미글립틴군(22.0%)이 위약군(2.4%) 대비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P＜0.0001).

SOLUTIONⅡ

또한 SOLUTION II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 단독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제미글립틴과 다파글리플로진을 동시에 추가했을 경우, 기저치 대비 A1C가 1.34% 감소하는 현저한 혈당강하 효과가 나타났다. 황 교수는 이상의 임상근거를 토대로 메트포르민 단독치료 실패, 메트포르민+SGLT-2억제제 병용치료 실패 환자에서 제미글립틴 또는 제미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 병용치료의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미다파정

황 교수는 최종적으로 3제병용에 있어서 메트포르민 치료와 함께 DPP-4i와 SGLT-2i을 추가하는 전략이 △혈당조절 △체중관리 △심장·신장질환 위험관리 등 새로운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에 가장 걸맞는 최적의 조합이 될 것이라고 제시 했다. 특히 제미다파정(제미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은 허가의 근간이 된 다양하고 풍부한 한국인 대상 임상근거를 필두로 변화되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에 새로운 치료선택이 될 것이라고 갈음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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