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는 꾸준히 증가해 2020년 30세 이상 성인에서는 16.7%에 달했다. 하지만 이런 유병률과는 다르게 혈당이 당화혈색소(A1C) 6.5%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A1C 7.0% 미만으로 조절되는 경우도 절반에 머물렀다. 당뇨병 환자 증가 속 저조한 혈당조절률 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은 연속혈당측정(CGM)을 통한 폭넓은 범위의 혈당관찰과 초기부터의 강력한 혈당조절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2형당뇨병 환자의 노화 및 유병기간의 장기화는 췌장기능 및 인슐린분비능 감소로 이어져 결국 인슐린 투여가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성균관의대 김재현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국내 노인 당뇨병 환자의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지만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시행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 의료현장에서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제도 및 교육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게 국내 다회인슐린주사요법으로 치료받는 2형당뇨병 환자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CGM을 활용한 혈당관리 전략은 어떻게 권고되고 있는가?

당뇨병 관리에서 당화혈색소(A1C)가 표준 혈당수치로 적용되고 있지만, A1C는 환자 혈당의 평균치만 반영한다. 1일 동안의 혈당변동성은 반영하지 못한다. 이에 미국당뇨병학회(ADA)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A1C와 함께 연속혈당측정(CGM)을 통한 혈당변동성, 특히 저혈당증 여부도 확인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적정 혈당범위 유지시간(time in range, TIR)과 저혈당 도달 시간(time below range, TBR) 관리를 권고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모든 1형당뇨병 소아청소년과 성인 환자, 다회인슐린주사요법으로 치료받는 2형당뇨병 환자에게는 간헐 스캔 CGM(isCGM)을 포함한 실시간 CGM(rtCGM)의 지속사용을권고했다. 또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이 아닌 다른 형태의 인슐린 치료 혹은 경구용 혈당강하제만 사용하는 2형당뇨병 환자에게는 isCGM 또는 rtCGM의 간헐적 사용을 고려하도록 했다.

Q. 국내 다회인슐린주사요법 사용 2형당뇨병 환자의 비율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서 2002~2019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슐린으로 치료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수는 1형당뇨병, 2형당뇨병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중 2형당뇨병의 경우 2002년 10만 9974명에서 2019년 34만 8254명으로 늘어났고, 기저 인슐린과 단기작용 아날로그 사용률이 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당뇨병 환자의 비율은 8.4%로 보고됐는데, 미국이 2012년 인슐린 사용 2형당뇨병 환자 비율이 21.6%, 일본이 2014~2016년 17.9%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인슐린 사용률은 낮은 편이다. 국내에서 다회인슐린주사요법 사용자수는 2009년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28만명 중에서 3만명, 2019년에는 인슐린 사용자 37만명 중에서 7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Q. 국내 2형당뇨병 환자에서 다회인슐린주사요법 비율이 낮은 이유는?

이유 중 하나로 경구용 및 비인슐린 당뇨병 치료제의 3~4제 병용요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분석 연구에서는 인슐린 + 2~3제 병용요법을 시행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용 병용요법을 시행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다회인슐린 주사와 같은 적극적인 인슐린 치료의 시점이 지연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임상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제도 및 교육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도 최근 성명서에서 CGM이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의 효과적인 적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가 없다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한편 CGM 급여 기준 대상자와 소모품 확대, 교육/판독/지도관리에 대한 보험급여 지원 등 과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Q. 올해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받는 2형당뇨병 환자의 교육과 관련한 연구가 발표됐는데…

FREEDOM2로 명명된 연구에서는 A1C가 7.5~12%인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받는 2형당뇨병 환자들을 시험군(53명), 대조군1(53명), 대조군2(53명)로 분류해 다기관연구로 혈당 감소 효과를 평가했다. 시험군은 isCGM 착용 후 개인 심화 교육을 받았고, 대조군1은 isCGM 후 표준 교육을, 대조군2는 자가혈당측정(SMBG)과 표준 교육을 시행했다.

24주 시점 A1C 변화는 시험군 -1.01±0.89%(베이스라인 8.41±1.05% → 24주시점 7.39±0.93%), 대조군1 -0.58±0.97%(8.30±0.92% → 7.72±0.98%), 대조군2 -0.62±1.26%(8.47±1.02% → 7.85±1.10%)로 차이를 보였다(P＜0.001).

Q. FREEDOM2 연구결과가 임상현장에 시사하는 바는?

FREEDOM2 연구결과는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받는 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isCGM을 비롯한 CGM 기기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CGM 패턴 기반 주사투여 시기 및 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개인 심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다회인슐린주사요법, CGM 등을 실제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교육시스템과 이를 위한 수가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2~3제 병용요법, 나아가서 4제 병용요법을 사용하는 2형당뇨병 환자에서는 췌도부전이 야기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이 필요하게 된다.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이 필요한 2형당뇨병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인 가운데, 이들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심화 교육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수가 제도다. FREEDOM2 연구에서 적용한 개인 심화 교육은 3시간이 소요됐다. 현재의 국내 의료진 또는 전문 교육인력, 의료환경에서는 시행할 수가 없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합병증 예방을 위한 실질적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CGM과 심화 교육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 3~4제 병용요법 후 말기신부전과 같은 말기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췌도부전이 발생한 2형당뇨병 환자가 중증 질환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결과적으로 혈당관찰은 물론 혈당조절의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또한 1형당뇨병 및 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당뇨병 환자들이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비당뇨병 환자 혹은 경구용 약물을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에 비해 말기신부전, 심뇌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이 수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런 합병증이 발생하면 합병증 발생 전보다 10배 이상 의료비가 늘어나고 국가의 세금을 낭비하게 되므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고 여러 선진국에서 이미 보고한 바 있다.

한편 일본에서 CGM 처방과 교육에 대해 각각 수가를 인정하고 있고 이를 통해 CGM과 다회인슐린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전문 의료기관 활성화라는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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