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당뇨병 약물치료

학술대회 현장에서 인제의대 노정현 교수(일산백병원 내분비내과)는 진료지침의 약물치료 권고안과 관련해 변경된 내용과 근거를 소개했다. 약물치료 권고안의 가장 큰 변화는 합병증을 동반했을 경우 ‘당화혈색소(A1C) 수치와 무관하게’ SGLT-2억제제(SGLT-2i)를 우선 사용하도록 한 대목이다.

지난 2021년 진료지침에서는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부전 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하도록 변경했다.

심부전 전반에 SGLT-2i 우선

이전 진료지침에서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동반 환자에게 SGLT-2억제제를 투약하도록 주문했다. 그러나 최근 SGLT-2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이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또는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서도 치료혜택이 있다는 DELIVER 3상임상 결과가 발표됐고, 엠파글리플로진도 HFpEF 환자 대상 EMPEROR-Preserved 연구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노정현 교수는 “박출률이 감소하지 않은 심부전 환자에서도 SGLT-2억제제 치료혜택이 입증됐다”며 “이에 따라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HFrEF 환자에게만 SGLT-2억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던 내용을 삭제하고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우선 사용하도록 권했다”고 설명했다.

CKD에도 A1C 무관 SGLT-2i 적용

이어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이 감소한 경우 신장질환 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역시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하도록 주문했다. 이전 진료지침에서는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경우 심혈관 및 신장질환 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권고안 변화는 심혈관아웃컴연구(CVOT, cardiovascular outcome trials), 만성신장질환(CKD) 환자 대상으로 신장 보호효과를 본 연구 등에서 SGLT-2억제제 혜택이 입증됐고, 2형당뇨병이 없는 경우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뤄졌다.

특히 만성신장질환 환자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을 검증한 DAPA-CKD 연구에서는 알부민뇨 여부와 관계없이 추정사구체여과율 감소 환자에서도 신장 보호효과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당화혈색소와 무관하게 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 SGLT-2억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인슐린보다 GLP-1RA 먼저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우 주사제를 포함한 치료를 진행하도록 한 권고안은 기존 진료지침과 변함이 없다. 그러나 주사제 기반의 병용요법을 고려할 때 기저 인슐린보다 GLP-1수용체작용제(GLP-1RA)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추가했다.

노정현 교수는 “경구제를 GLP-1수용체작용제 또는 기저 인슐린에 추가해 일 대 일로 비교한 연구에서 단기간 작용 GLP-1수용체작용제의 경우 당화혈색소 감소효과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장기간 작용 GLP-1수용체작용제는 혈당강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된 연구들이 많았다. 메타분석에서도 장기간 작용 GLP-1수용체작용제의 우수한 당화혈색소 감소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GLP-1수용체작용제는 혈당강하 효과에 더해 저혈당 위험이 낮고 체중감소 효과가 크다는 일관된 혜택이 보고된다”면서 “이에 기저 인슐린보다 GLP-1수용체작용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약물치료 알고리듬

약물치료 알고리듬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 진료지침은 2형당뇨병 약물치료 전략을 네가지 알고리듬(약물치료 시작, 병용요법, 주사제 치료, 동반질환)으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반면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이를 통합해 하나의 알고리듬에 모든 내용을 담아냈다.

노정현 교수는 “기존 진료지침에서는 약물치료 알고리듬을 세분화해 제시했으나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이를 한눈에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통합했다”며 “심장·신장 보호효과와 관련된 사안을 먼저 고려한 이후 동반질환이 없을때 각 약제의 장단점을 고려해 치료를 선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작은 개정(minor revision)으로 당뇨병 진단 즉시 생활습관 교정과 ‘자기관리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약물선택 시 ‘체중에 대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아울러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혜택이 입증된 ‘GLP-1수용체작용제 혹은 SGLT-2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하도록 주문했다.

노정현 교수는 “기존에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동반시 SGLT-2억제제를 먼저 언급했다”면서 “이번에는 근거를 더 많이 갖고 있는 GLP-1수용체작용제를 먼저 언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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