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포그렐레이트

사르포그렐레이트는 선택적 세로토닌(5-HT 2A)수용체 길항제로, 세로토닌에 의한 혈관 수축과 혈소판 응집을 억제한다. 또한 사르포그렐레이트는 혈관 평활근 세포 증식 억제 작용을 통해 초기 항혈소판요법에서 혈전과 혈관 내막 과증식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SAFE 연구팀은 사르포그렐레이트가 ‘PAD 치료에서 매력적인 항혈소판제 선택지(attractive drug choice)’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용량 의존적 혈관 내피 세포 보호, 내당능장애 동반 환자에서 혈관중재술 후 장기간 개방성(patency) 개선도 사르포그렐레이트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300mg 서방형 사르포그렐레이트는 1일 1회 복용 제형으로, 기존의 1일 3회 복용 제형에 비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언급했다.

SAFE 연구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SAFE 연구는 PAD 환자의 혈관 내 재개통술(EVT, endovascular therapy) 후 초기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으로 ‘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 대비 ‘사르포그렐레이트 + 아스피린’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비열등성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됐다.

SAFE 연구는 다기관, 무작위 배정, 오픈라벨, 전향적, 비열등성 평가 연구 디자인으로 진행됐다. 국내 10개 의료기관이 포함됐고, 혈관조영술에서 대퇴슬와동맥(FP, femoropopliteal)에 유의한 죽상경화성 협착 및 폐색이 확인돼 EVT를 성공적으로 시행받은(중재술 후 잔류 협착 30% 미만)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사르포그렐레이트’군(사르포그렐레이트 300mg + 아스피린 100mg, 133명) 또는 ‘클로피도그렐’군(클로피도그렐 75mg + 아스피린 100mg, 137명)에 무작위로 배정돼 6개월간 1일 1회 경구 복용했다.

1차 평가변수는 6개월 후 표적 FP의 재협착률(%)이었고, 이를 통해 클로피도그렐군 대비 사르포그렐레이트군의 비열등성을 평가했다. 2차 평가변수로는 안전성과 관련된 표적 혈관 재관류술 시행, 주요 절단, 출혈, 사망 및 중대한 이상반응 발생을 분석했다.

사르포그렐레이트군 vs 클로피도그렐군 비열등성 확인 

연구결과, 1차 평가변수인 6개월 시점 표적 혈관의 재협착률은 사르포그렐레이트군(13%)이 클로피도그렐군(19.1%) 대비 낮은 경향성을 보였으며(위험차 6.1%, 95% CI -4.7%~16.9%), 위험차(95% CI)의 하한선이 -5% 이내로 사전 정의한 범위(margin)에 포함돼 사르포그렐레이트가 클로피도그렐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확인됐다(p=0.02). 하지만, 모든 분석 대상자군(FAS, full analysis set)에 대한 민감도 분석 결과에서는 표적 혈관 재협착률이 사르포그렐레이트군에서 5.4% 더 낮아 유사한 경향은 확인됐지만(95% CI -5.2%~16.0%), 통계적인 비열등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안전성과 관련된 표적 혈관 재관류술 시행, 주요 절단, 출혈, 사망 및 중대한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전체적으로 적었으며, 두 군간에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혈 합병증 발생은 클로피도그렐군(대출혈 2건, 소출혈 3건)이 사르포그렐레이트군(소출혈 1건) 대비 더 높은 경향성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또한 다변량 분석에서 표적 병변의 재협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퇴슬와동맥 병변의 TASC 등급(trans-atlantic inter-society consensus), 최초 EVT 시행 시 스텐트 삽입으로 나타났다.

“PAD 재관류술 후 사르포그렐레이트 기반 DAPT에 대한 근거”

SAFE 연구팀은 PAD 환자의 EVT 후 적절한 DAPT의 선택이 학계의 주요 이슈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가 사르포그렐레이트 + 아스피린 DAPT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2016년 가이드라인과 유럽심장학회/혈관외과학회(ESC/ESVS)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는 PAD 환자의 재관류술 후 1~12개월간 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 DAPT를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AFE 연구팀은 클로피도그렐의 PAD 중재 후 재협착 예방효과에 대한 일부 논란, 아스피린과 병용 시 출혈 위험 증가, 클로피도그렐 저항성 등의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클로피도그렐에 대한 대안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로스타졸의 경우 ESVS 가이드라인에서 클로피도그렐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는 3개의 소규모 대조군 임상연구를 근거로 하고 있다.

또한, 비타민K 비의존성 경구용 항응고제(NOAC)인 리바록사반은 VOYAGER PAD 연구에서 아스피린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혈관내 중재술을 받은 PAD 환자의 하지 및 심혈관 사건의 전체 발생위험을 감소시켰지만, SAFE 연구팀은 DAPT에 대한 비교가 아닌 아스피린 단독요법과 비교했다는 부분을 제한점으로 지적했다.

한편 SAFE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한 한계점으로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FAS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던 점 등을 꼽았으며, 이번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다국가, 다인종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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