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B형간염의 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국가예방접종사업 이후 B형간염 유병률은 1982년 8.6%에서 1995년 이후 4.5%로 크게 줄었지만, 2020년 시점 2.4%로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 만성 간질환 중 B형간염의 비율이 70% 수준으로 가장 높다. 알코올성 질환은 15%, C형간염 비율은 10% 수준이다. 특히 국내에서 높은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는 간암의 원인별 유병률을 평가한 자료에서도 B형간염의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여전히 60% 이상이다. 무엇보다 B형간염 유병률이 40~50대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국내 사회고령화 추세를 감안했을 때 향후 고령 환자의 유병률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B형간염 위험이 높은 국가에서의 인구유입도 국내 B형간염 유병률을 높이고 있다.

국내 B형간염 치료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내 유병률을 고려할 때 우선 노인 환자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대한간학회도 지난해 B형간염 진료지침 업데이트를 통해 B형간염 위험이 높은 항암 화학요법, 면역억제제 복용, 조혈모세포 이식, 간이식 환자 등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했는데, 노인 환자가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 적극적인 B형간염의 치료시행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초 보건복지부는 만성간염 치료 요양급여를 개정, B형간염 표면항원(HBsAg) 양성 환자 중 간경변증 동반환자 치료 시 B형간염바이러스 DNA(HBV DNA) 및 AST나 ALT에 무관하게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 간섬유화 소견(F2 이상)이 있을 경우 치료 시행을 위한 AST나 ALT 기준을 기존 80IU/mL 이상에서 40~80IU/mL로 하향조정했다. 학회 진료지침과 발을 맞춰 B형간염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빠른 시점에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B형간염 자연경과에서 관용기에서 양성 면역활동기로 진행하는 단계, 즉 전단계 양성 면역활동기부터 B형간염 치료를 시행하는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다양한 항바이러스제가 사용가능한 가운데 엔테카비르의 위치는?

엔테카비르는 2007년부터 사용해온 오래된 항바이러스제로 유의한 치료효과와 높은 내성발현 유전자 장벽을 보인다. 국내 진료지침 및 급여기준에 따르면 엔테카비르는 만성 B형간염의 1차 치료약제로 사용되고,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관련 근거(Hepatology. 2013)에서는 엔테카비르 치료가 대조군 대비 간암 5년 누적 발생률, 누적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B형간염 e항원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치료한 결과에서는 HBV DNA 음성률도 내성발현 유전자 장벽이 높은 테노포비르 등 다른 항바이러스제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장기 치료효과도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엔테카비르는 오랜기간 사용돼 온 만큼 안전성 측면의 강점이 있다. 특히 신기능 감소나 골밀도의 감소와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관련 위험을 보이는 환자에게 우선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다. 또 항암화학요법 또는 면역억제제  치료 환자,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 면역글로불린제제를 투여하지 않은 간이식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제시되고 있다.

국내 임상현장에서 엔테카비르 구강붕해정(제품명 엔테카벨 구강붕해정)도 사용가능한 약물로 제시돼 있다. 만성 B형간염 치료에서 구강붕해정의 역할은?

B형간염은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큼 치료 순응도는 치료전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연구(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18)에 따르면 엔테카비르로 치료를 시작한 B형간염 환자들을 10년간 관찰한 결과 치료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서는 바이러스 돌파 위험이 높았고(HR 22.42, P＜0.001), 간 원인 사망(HR 14.29, P＜0.001), 모든 원인 사망(HR 4.96, P＜0.001), 간암 발생 위험(HR 2.86, P＜0.001)을 유의하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엔테카비르의 치료 순응도가 B형간염 환자들의 예후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엔테카비르 구강붕해정은 물과 함께 또는 물 없이 삼키거나 씹어서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약물 복용에 어려움이 있는 천포창 환자, 신기능 저하로 수분섭취가 제한된 환자에게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특히 노인 환자에서 흔하게 확인되는 다약제복용, 연하장애, 동반질환으로 인한 약물 복용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이 실질적인 복용순응도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엔테카비르 구강붕해정의 임상적 근거와 영향을 정리한다면?

엔테카비르 구강붕해정은 기존 엔테카비르와 비교한 연구에서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AUCt 엔테카비르 구강붕해정 24.0±2.47ng‧hr/mL vs 엔테카비르 대조약 23.5±2.50ng‧hr/mL, Cmax 8.12±1.46ng/mL vs 8.30±1.05ng/mL).

한편 구강붕해정의 치료지속율은 기존 환자에서 약물치료 시작 후 3개월 시점 97.8%, 6개월 시점 92.1%, 9개월 시점 89.9%, 12개월 시점 86%로 나타났고, 신규 환자에서는 각각 95.1%, 79.2%, 78%, 76.6%로 나타났다. 높은 복약순응도의 기준을 70~80%로 생각했을 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기존 엔테카비르 제제 대비 환자부담금도 낮아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B형간염이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이점이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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