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D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권고안은?

‘2020 GERD 진단·치료에 관한 서울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치료목표 달성을 위한 초치료에 4·8주의 PPIs(프로톤펌프억제제) 치료를 표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같은 적응증을 갖고 있는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의 초치료 적용도 가능하다는 입장 또한 명시돼 있다. 일본의 가이드라인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중증의 미란성 역류질환(ERD) 환자에게 초치료 및 장기 유지요법으로 P-CAB을 먼저 쓸 수 있도록 권고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GERD의 초치료와 관련해 P-CAB 제제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P-CAB은 왜 태동할 수밖에 없었나?

GERD의 약물치료에는 PPIs가 4·8주 초치료와 이후 유지요법에 표준으로 처방돼 왔다. PPIs는 증상개선과 점막결손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복용 후 약효가 발현되기까지 몇 가지 제약이 존재한다. 특히 약효와 관련해 △CYP2C19 대사에 따른 약물 상호작용 △식후복용 시 약효저하(식전복용의 부담) △비가역적 프로톤펌프억제 기전으로 인한 약효발현 지연 등 미충족요구사항(unmet needs)들이 여전히 처방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미충족요구에 부응하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P-CAB 제제다.

그렇다면 이들 쟁점에서 P-CAB의 이점은?

우선 P-CAB 제제는 주로 CYP3A4 대사되기 때문에 CYP2C19 관련 약물 상호작용의 우려로부터 자유롭다. 특히 PPIs 전구물질과 같이 위산에 의한 활성성분으로의 전환이 필요 없기 때문에 빠른 약효발현이 담보되며, 이에 따라 식전·식후에 관계없이 하루 중 어느때든지 증상이 나타날때 복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렇게 복용의 편의성이 보장됨에 따라 순응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반감기가 길어 복용 후 늦은 시간까지 약효를 지속할 수 있는 만큼, 야간 산돌파에 따른 속쓰림까지 개선할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약물처방시 약효발현 속도를 고려하는 이유는?

PPIs는 약제특성 상 최대효과가 발현되기까지 수일이 소요된다. 첫 4주치료 측면에서는 P-CAB 제제와 큰 차이가 없지만, 2주시점에서는 P-CAB 제제의 효과가 월등히 앞선다. 더불어 초치료에 이은 장기적인 유지요법에서도 약효발현 속도는 치료성과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GERD 환자의 경우 4·8주 초치료 후 약물을 중단하면 상당수가 재발을 경험한다. 때문에 초치료 이후에도 평생 또는 10년 이상의 유지요법을 적용하는데, 이 경우 장기간 약물치료에 따른 부작용 위험을 고려해 증상이 나타날때마다 저용량을 적용하는 필요시 투여전략(on-demand strategy)을 선택한다. 하지만 기존의 PPIs로는 신속한 치료를 기대하기 힘들다. 반면 P-CAB은 빠른 약효발현으로 인해 필요시 투여전략에 적합한 약제라 할 수 있다.

하루 중 복용시간의 문제는?

필요시 투여전략이란 하루 중 언제·어디서든 증상이 나타날때 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빠르게 증상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PPIs는 위산에 의한 활성화를 위해 식전에 복용해야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루 중 아침식후에 가슴쓰림 증상이 발현되는 환자의 경우는 약제특성 상 PPIs를 통해 증상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러한 경우에 처방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P-CAB 제제다. 식전·식후와 무관하게 하루 중 어느때고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편의성에 따른 순응도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P-CAB 식전·식후복용의 효과를 검증한 배경은?

P-CAB 제제의 경우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해 빠른 증상개선과 병변치유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순응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은 이론 또는 가설 수준이었다. 따라서 P-CAB의 식전·식후복용에 따른 유효성과 안전성을 실제 임상현장에서 검증해보고 싶었다. 임상연구를 통해 P-CAB 제제의 복용 편의성에 따라 유효성과 안전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임상의들에게 직접 설명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임상의들이 주목해야 할 결과는?

펙수프라잔 40mg(펙수클루)을 대상으로 시험했는데, 식전·식후복용에 관계없이 우수하고 빠른 점막결손 치유효과를 나타냈다. 내시경 상 점막결손이 관찰된 미란성 식도염(EE) 환자를 대상으로 2·4주시점의 치유효과를 내시경 검사를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2주차에서부터 식전(97.1%)·식후복용(98.5%) 모두에서 97% 이상의 점막결손 치유가 관찰됐다. 4주시점에서도 식전(98.8%)·식후(100%) 모두 같은 양상이었다.

연구결과가 전하는 메세지는?

이번 연구를 통해 펙수프라잔 40mg 요법이 식전·식후복용에 관계없이 우수한 효과를, 그것도 2주시점부터 빠른 점막결손 치유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는 내시경 상 점막결손이 나타나는 등 중증의 GERD 환자에게 P-CAB을 초치료 전략으로 써도 되겠다는 것을 규명한 첫 사례다. 또한 식전·식후복용과 무관하게 우수한 효과가 검증된 만큼, 복용의 편의성을 고려해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도 초치료 전략으로 P-CAB 제제를 써볼 수 있겠다. 이러한 임상근거가 더 축적된다면 국내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선택 권고안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해 본다.

펙수프라잔의 기전특성과 임상근거는?

펙수프라잔은 P-CAB 중에서도 반감기가 긴 약제로 알려져 있다. P-CAB 제제를 1 대 1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반감기가 길다는 것은 야간 산분비 억제 측면에서 효과가 우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아직 짧은 임상경험이지만 특별한 부작용 위험이 제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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