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저항성 우울증의 개념부터 정리했다.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 관해에 대한 정의가 제시되면서 함께 논의되기 시작한 내용으로 주로 항우울제에 대한 반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범주형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들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의는 ‘서로 다른 계열의 2가지 항우울제를 적절한 용량과 기간 동안 치료했음에도 효과가 부족한 경우’다. 하지만 학회는 임상현장에서 항우울제 외에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등 비항우울제, 전기경련치료(ECT)는 이 정의에 반영돼 있지 않고, 적절한 용량과 기간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다는 점을 제한점으로 꼽았다. 이에 최근에는 항우울제를 비롯한 다양한 치료전략, 약물치료의 방법과 기간, 증상의 정도, 기타 생물학적 치료법 등을 단계별로 구분하는 방법(staging mode)이 제시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임상적 중요성 및 원인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울증 환자 중 30% 정도가 치료저항성 우울증에 해당된다고 밝혔지만, 실제 임상현장의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일반 우울증 환자 대비 40% 이상 의료비를 더 지출하게 되고, 치료가 어려운데다 재발률도 높다.

이런 치료저항성 우울증의 신경생물학적 원인으로는 뇌하수체-시상하부-부신 축(HPA axis) 이상, 면역체계, 글루타메이트 시스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뇌의 구조적 기능적 원인, 유전학적 원인이 언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는 빈약한 사회적 지지, 사회적 적응의 부족, 부정적 생활 사건, 정신병적 양상 및 물질남용, 불안장애 동반, 자살 위험, 첫 번째 항우울제에 치료반응 없음, 멜랑콜리아 양상 동반 등도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고 부연했다.

치료

치료저항성 우울증 치료전략으로는 항우울제의 최적화, 교체 혹은 병용요법, 항우울제 외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강화요법 등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우울증 증상의 재발과 만성화 예방을 위해 심리사회적 치료도 시행하도록 했다.

- 항우울제 치료 최적화

항우울제 치료의 최적화는 항우울제 치료에도 충분한 반응이 없는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부분으로, 항우울제의 적절한 용량과 충분한 기간 사용 여부와 환자의 약물순응도를 확인하도록 했다. 약물 순응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원인을 확인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투여 방법 변경, 면담, 교육을 시행하도록 했다. 

- 항우울제 교체

기존 항우울제에 효과가 거의 없거나 내약성이 없는 경우 항우울제를 교체한다. 캐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내약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25% 미만 호전이 있는 무반응,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기능손상 심하지 않아 치료반응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 등에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단 같은 계열 내에서 교체, 다른 계열로의 교체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 병용요법/강화요법

항우울제 병용요법 또는 다른 계열 약물을 추가한 강화요법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항우울 효과가 있지만,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우려 및 부작용 위험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캐나다, 영국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우울제 치료에 부분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 2가지 이상 항우울제 치료에 실패한 경우, 기존 항우울제에 대한 내약성이 좋은 경우, 빠른 치료효과가 필요한 경우 병용요법 또는 강화요법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단 항우울제 병용요법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화요법에서는 아리피프라졸, 퀘티아핀 등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리튬, 정신자극제, 갑상선 호르몬 등의 약물이 고려되고 있다.

- 에스케타민

한편 새로운 항우울제인 에스케타민(제품명 스트라바토)도 치료저항성 우울증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다. 에스케타민은 NMDA수용체 길항작용을 통해 글루타메이트 방출을 촉진시키고, 방출된 글루타메이트가 AMPA수용체를 활성화해 빠른 항우울효과를 보이는 기전이다. 국내에서는 중등도~중증 성인 치료저항성 우울증, 급성 자살 생각 또는 행동이 있는 중등도~중증 주요 우울장애 치료에 승인받았다. 경구용 항우울제에 대한 강화요법으로 최초 1~4주는 1주 2회 비강 분무하고 증량하는 전략으로 각각의 비강에 1회씩 나눠서 분사하는 전략이다. 부작용으로는 오심, 어지럼증, 해리, 두통, 미각이상 등이 보고된 바 있다.

- 비약물학적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약물요법과 함께 비약물요법도 함께 고려하도록 했다. 생물학적 치료전략 중에서는 전기경련치료(ECT)을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았다. 메타분석에서 약물치료 실패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치료 반응률은 65%, 치료저항성 우울증에서는 48%의 반응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심리사회적 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 재발 방지를 위한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 변증법적 행동치료, 행동활성화 치료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는 치료저항성 우울증에 대해서도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쉽게 만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심리사회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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